정준영팬의 배우자로 살아가는 법
아침식탁에서
팬 : 준영이가 라디오 정식 디제이 됐거든.
어제 첫방송을 유튭에서 중계 했는데
으아~~~ 검은 비니에, 가죽 재킷에, 찢어진 청바지에..
지대로야 지대로..진짜!! 롸커 정준영!
여름에 앨범 나온대. 대박 나야 할텐데...
준영이가...
준영이가..."
배우자 : 밥티 떨어진다. 글구 좀 빨리 먹지.. 지각하겠다.."
저녁 8시에서 10시 사이
나는 TV 스포츠 중계를 본다.
팬은 친친 보라를 본다고 PC를 차지하고 앉아있다.
예전엔 식후 과일도 내오고 커피도 주드만...
"커피 마실래?" 할 수 없이 내가 말을 꺼낸다.
대답이 없다.
이어폰을 끼고 있으니 들릴리가 없다.
친친이 재미있는지 자주 소리내어 웃는다.
내가 커피 두잔을 만들어 온다.
팬은 그제서야 얼굴을 들고 고맙다는 표시로 얼굴을 끄덕인다.
천사 같은 미소를 띄고 있다. 이쁘네...
그동안 생활에 찌든 얼굴이 정준영 팬이 된 후로 이뻐졌나?
잠자리에서
팬 : 대중가요계에 중장년 팬들이 많아진 것도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야.
배우자 : 으응?
팬 : 조용필 앨범 사려고 지방에서 올라오고 새벽부터 줄도 서고....
오늘 이문세도 5만 팬들이 모인 콘서트 했어...
배우자: 그래?
팬 : 이문세 콘서트에 '파랑새합창단'이라구 유명인들이 한 스무명 모여 합창했어.
분야별 전문가들이 총출동했거든...안성기, 박찬호, 에드워드권, 영화감독..
배우자 : 이문세가 대단하긴 한가보네.. 알겠다 고만하고 자자...
팬 : 근데 있지.. 그 합창단에 준영이가 들어있었다~~~ (신났다 신났어^^ 목소리도 한 옥타브 올라간다)
배우자 : 그거 한 마디 할라꼬 사회적 현상 어쩌구저쩌구?? 흐이구..
이야기의 시작도 끝도 항상 준영이네..준영이..
고만하고 그냥 자자!!
팬 : 이가우! 워그머크 뻐끄뚜머!!!
배우자 : 그건 또 뭔 말이야?
팬 : 으응... 자기 사랑한다는 필리핀어야.. 준영이만 사랑하는게 아니라 자기도 사랑해~~
배우자 : (미심쩍은 표정...) 진짜????
정준영!
나 이렇게 산다.
준영이가 잘 되어서 행복해야 나도 웃음짓는 마누라 얼굴 보며 사는 흐믓한 배우자가 된다.
부디 곧 나온다는 앨범부터 대박 나길 바란다.
p.s "이가우! 워그머크 뻐끄뚜머" 는 "너!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지마!"
비틀즈코드에서 준영이가 한 필리핀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