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일: 2016년 11월 20일 (일) 밤 11시
감독: 김수용
출연: 김혜자, 정동환
제작년도: 1981년
줄거리:
살인죄로 복역 중이던 혜림은 형기를 2년 남기고 특별 휴가를 받아 어머님 산소에 다녀오려고 강릉행 열차에 몸을 싣는다. 그 열차 속에서 혜림은 범죄조직에 휘말려 쫓기고 있는 청년 민기를 만나게 된다. 민기의 집요한 접근으로 수형 생활 중 얼어 붙었던 가슴이 녹는 혜림은 돌아가는 기차 중에서 민기와 불꽃처럼 타오르는 정사를 갖는다. 정사 후 도망치자는 민기의 권유를 뿌리치고 혜림은 교도소로 돌아온다. 그들은 교도소 앞에서 안타까운 이별을 한다. 혜림과 민기는 2년 전 오늘 호숫가 공원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었다. 혜림은 약속을 지켜 2년 후인 지금 출옥해 눈을 맞으며 민기를 기다리나 민기는 경찰에 체포돼 차디찬 형무소에 갇혀 있다. 혜림은 기다림에 지쳐 상처받은 가슴을 안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해 설 :
“제21회 대종상 각본상, 촬영상”
“제2회 마닐라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김혜자) 수상”
김혜자 주연의 <만추>는 한국 멜로드라마의 전설로 일컬어지는 이만희 감독의 1966년작 <만추>를 김수용 감독이 1981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원작 <만추>는 스산한 느낌에 뛰어난 영상미를 결합시키며, 감정 과잉의 신파적 멜로드라마에 익숙했던 당시 관객들에게 조용한 충격을 안겨주었는데, 외국 영화는 수준이 높고 한국영화는 저질이라고 생각하던 평단과 대중의 선입관을 흔들었다. 이후 김기영 감독은 <육체의 약속>(1975)이라는 제목으로 김지미와 이정길을 주인공으로 <만추>를 리메이크했고, 김수용 감독은 김혜자와 정동환 주연으로 <만추>(1981)를 만들었다. 2011년에는 김태용 감독이 현빈과 탕웨이를 주연으로 동명의 영화를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주연을 맡은 김혜자는 ‘영원한 어머니상’으로 모든 국민들에게 각인된 배우. 그러나 지금까지 출연한 3편의 영화는 모두 안방극장의 이미지와는 대비되는 강렬한 이미지로 남아 있다. 1981년 ‘만추’, 1999년 ‘마요네즈’ 그리고 2009년 ‘마더’에서 김혜자는 드라마 속 모습과는 다른 캐릭터로서 ‘대배우’의 무게감을 실감케 한다.
1983년 제2회 필리핀 마닐라 국제영화제에서 김혜자는 영화 <만추>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첫 출연 영화로 안은 수상의 기쁨은 1970년대 이후 해외는 물론 국내 시장에서도 침체됐던 한국영화의 쾌거였다.
감 독 :
1929년 경기도 안성 출생. 1958년 <공처가>로 데뷔해, 총 109편의 영화를 연출했으며 그 가운데는 수작과 태작이 공존한다는 평가. 오영수의 원작을 영화화한 <갯마을>(1965)을 비롯해, 김승옥의 ‘무진기행’이 원작인 <안개>(1967), 차범석의 희곡을 영화화한 <산불>(1967)과 김동리, 김유정 토속적 작품세계 등을 영화로 만들며 ‘문예영화’를 가장 많이 만든 감독. 1960년대의 한국영화의 산업-정책-비평 등을 김수용이라는 프리즘을 통하면 잘 볼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1960년대는 그의 전성기였고, <사격장의 아이들>을 만든 1967년은 <안개> <산불> <어느 여배우의 고백> 등 무려 10편을 연출했던 왕성한 작품활동 시기였다. ‘한국의 안토니오니’ 라는 별명을 듣게 했던 <안개>(1967)를 비롯해, <야행>(1977), <화려한 외출>(1977) 등은 관습적 내러티브 영화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형식실험을 시도했던 작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