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 교무부
상제께서 백지에 저수지와 물도랑의 도면을 그려 불사르시면서 가르치셨도다. “이 곳이 운산(雲山)이라. 운암강(雲岩江) 물은 김제 만경(金堤萬頃) 들판으로 돌려도 하류에서는 원망이 없을 것이니 이 물줄기는 대한불갈(大旱不渴)이라. 능히 하늘을 겨루리라. 강 태공(姜太公)은 제(齊)나라 한 고을에 흉년을 없앴다고 하나 나는 전북(全北) 칠읍(七邑)에 흉년을 없애리라.” 하셨도다. (공사 1장 28절 중)
예로부터 전라북도 지방은 드넓은 평야지대가 펼쳐져 있고 땅이 기름져 중요한 곡창지대의 역할을 해 왔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는 가뭄이 들면 그 모든 조건이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고 만다는 점이었다. 물을 절대적인 조건으로 하는 논농사가 대부분인 이 지역은 상제님 재세시였던 1900년대 초만 해도 하늘만 바라보아야 하는 천수답(天水畓)이 대부분이어서 기상조건에 따라 농민들의 희비가 엇갈렸으며 때로는 민심까지 흉흉해지기 일쑤였다. 이에 상제님께서는 운암강(雲岩江) 물줄기를 전북 김제만경의 넓은 평야로 돌리는 공사를 보셔서 이 지역을 기상조건과 상관없는 옥토로 바꾸어 놓으셨다. 대한불갈(大旱不渴)로 하늘을 겨룬다는 운암강의 물줄기가 닿는 곳을 따라 전북칠읍을 한번 찾아가 보기로 하자.
운암강(雲岩江) - 물길의 시작
섬진강은 전라북도 진안군과 장수군의 경계에 있는 팔공산(1,151m)에서 발원하여 임실군 운암면을 거쳐 전남 광양군과 경남 하동군의 경계를 지나 남해로 흐르는 길이 212.3㎞, 유역면적 4,896.5㎢ 인 강이다. 그중에서 상류부분에 해당하는 임실군 운암면(雲岩面) 앞을 흐르는 섬진강 물을 지칭하여 운암강(雲岩江)이라고 하는데, 예로부터 이 운암강에는 고기가 많아서 ‘물반 고기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곳은 전북 내륙의 산간지대로서 서북쪽으로 한참을 떨어져 위치해 있는 김제만경 평야와는 전혀 관련이 없던 지역이었다. 그러다가 상제님의 공사에 따라 처음 변화가 생긴 것은 1927년 12월 운암댐이 완공되면서부터이다.
▲ 운암취수구(운암면 운정리 성옥산 중턱)
▲ 정읍 산외면 종산리 팽나무정 방류구
▲ 방류된 물이 동진강 상류에 더해져 흐르는 모습
전북의 평야지대를 관통하며 일대를 적셔주던 동진강은 늘 그 수량이 모자라 제 기능을 하지 못하였는데, 이 동진강의 수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로 임실군 강진면 옥정리(운암강에서 약간 하류 쪽에 위치한 마을)에 곡선형 콘크리트 중력식댐(운암댐, 1965년 섬진강 다목적댐의 준공으로 수몰됨)을 건설하고 운암면 운정리에 취수구를 설치하였다. 여기서 취수된 물은 산허리를 가로질러 뚫은 759m 길이의 터널을 따라 산 반대편인 정읍 산외면 종산리 팽나무정 마을로 쏟아져 나와 동진강 상류로 방류된다.
이후 1965년 12월에 추가로 섬진강 다목적 댐이 완성되었다. 이 댐은 수몰된 구댐(운암댐)의 2.4㎞ 하류에 건설되었으며 높이 64m, 길이 344m로, 총저수량은 구댐의 7배인 4억 6천 6백만㎥에 이른다. 운암강 물은 이 댐에 의해 모아져 거대한 인공호수인 옥정호(玉井湖)가 되었으며, 역시 구댐과 마찬가지로 산내면 능교2리 용암부락에 취수구를 마련하고 직경 3.4m, 길이 6㎞의 터널을 해발고도 60m 지점에 뚫어 옥정호로부터 꽤 멀리 떨어진 칠보면 시산리 210번지에 위치한 섬진강 수력발전소로 물을 흘려보내고 있다. 이 물은 이곳에 있는 3기의 발전시설이 낙차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한 후, 농업용수로 사용되고(3억 5천만톤/년) 있다. 농업용수는 수력발전소 구내에서부터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한 줄기는 팽나무정(구댐의 방류구)에서 방류된 물을 받아들여 이미 제법 불어난 동진강 본류에 더해지고 다른 한 줄기는 계화도 청호저수지까지 연결된 인공 도수로(人工導水路:동진강도수로)에 들어간다. 전북평야는 물론이고 저 멀리 계화도 간척지까지 적셔주고 있는 것이다.
▲ 발전을 마친 물이 동진강 본류에 더해지는 모습
▲ 발전을 마친 물이 인공도수로(人工導水路:동진강도수로)에 흐르는 모습
▲ 태인면 낙양리의 낙양취입수문(김제간선(우측)과 정읍간선(위쪽방향)이 이곳에서 나뉜다.)
이 섬진강 수력발전소의 발전시설용량은 현재 3만㎾가 넘지만 주목적이 동진강에 농업용수를 원활히 공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년 3월 31일 기준 댐 수위를 188.68m로 유지하기로 한 농업기반공사와의 약속을 준수하고 있다. 즉, 관개(灌漑) 기간인 4~9월 사이 6개월 동안은 댐 수위와 상관없이 24시간 발전도 가능하지만 비관개기간인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영농기 농업용수 확보를 위하여 발전시설 가동을 제한, 방류량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전북평야를 흐르는 대한불갈(大旱不渴)의 물줄기
운암강 물이 모여 형성된 옥정호는 영농기 기준으로 볼 때, 두 곳의 방류구(팽나무정, 섬진강수력발전소)를 통해 초당 45톤 정도의 물을 전북평야 지대로 흘려보내고 있다. 이중 12.5톤은 부안군 계화도 간척지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60년대 후반에 인공적으로 건설된 수로(동진강 도수로)를 통하여 중간의 수리불완전답 7천여ha를 관개하고 수력발전소에서 67km 떨어져 있는 계화도 인근 청호저수지로 흘러 들어가 2천 7백ha의 간척지를 적신다.
▲ 김제만경의 1만 5천ha의 평야를 적시는 김제간선이 시작되는 곳
그리고 나머지 32.5톤은 동진강 본류로 들어가 북서진하다가 정읍 태인낙양취입수문에서 김제간선과 정읍간선으로 갈라진다. 김제간선은 1927년 2월에 준공되었으며 낙양취입수문에서 동진강의 북쪽으로 나 있는 인공 수로이다.
이 수로는 폭이 14.5m, 총 연장 26㎞로서 신태인 평야와 벽골제 등을 지나 김제 백산면 백산제(白山堤) 및 만경면 능제(菱堤)의 양수저수지에 이르기까지 1만 5천ha의 김제평야를 적시고 있다.
정읍간선은 역시 1927년 준공되었으며 낙양취입수문에서 동진강의 남쪽으로 진행하여 수금(水金)·이평(梨坪) 평야를 적시고 부안군 백산면까지 20여km를 흘러 2천 4백여ha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전북 칠읍(全北七邑)
강수량이 부족한 전북 평야지대와는 달리 섬진강 유역은 산간지대라는 지형적 특성 때문에 연평균 1,219mm라는 풍부한 강수량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하류지역은 늘 호우로 인해 피해를 입는 상황이었는데, 섬진강 댐이 생기면서 최대유입량 3,268톤/초를 1,868톤/초로 조절방류하게 됨으로써 하류부의 홍수피해가 현저히 줄어들게 되었다. “운암강 물줄기를 김제만경으로 돌려도 하류에서는 원망이 없을 것이다.”라는 상제님의 말씀 이상으로 하류에 사는 사람들은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 물은 대한불갈의 물줄기가 되어 전북의 곡창지대를 누비며 안정적인 쌀 생산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물길의 혜택을 받는 곳을 따져보면 한 눈에 보아도 7개의 읍은 훨씬 넘어 보인다. 전라북도의 평야지대 대부분이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군산에 있던 쌀창고인 군산창은 전라북도 지방의 세금을 쌀로 걷어서 한양으로 운반하기 위한 물류창고였다. 이 군산창을 다른 말로 칠읍해창이라고도 하였는데, 그 이유는 전북 칠읍 즉 전주, 진안, 장수, 임실, 태인, 금구, 옥구의 세금을 받았기 때문이라 한다. 물론 이 7읍은 대한불갈의 물줄기가 지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므로 『전경』에 나와 있는 전북칠읍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상제님께서 ‘전북칠읍’이라 하신 것은 군산창(칠읍해창)의 경우처럼 7개 읍이 정해져 있다기보다는 강태공의 제나라 한 고을에 대비되는 엄청나게 넓은 면적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하여야 할 듯하다.
▲ 대한불갈의 물줄기로 인해 흉년이 없어진 드넓은 전북의 곡창지대
출처 -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 대순회보 7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