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작가 여러분께 알립니다.
요 몇 달 사이 급변하는 아프카니스탄 전쟁뉴스를 먼 나라 얘기로만 여겼으나 어제 오늘 아프칸 국민 390여명이 들어온 뉴스는 우리도 당사자이고, 그 390여명도 ‘글로벌 대한민국’에 일원임을 크게 깨닫게 됩니다.
이번 일에 일등공신은 2018년에 4대를 도입한 kc-330공중수송급유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도입할 때 온갖 반대가 쏟아졌지만 항속거리 1만5천킬로가 넘고 승객을 300명이나 태울 수 있으니 민간 항공기를 빌리느라 시간 지체하지 않고 코로나백신 수송도 해 올 수 있었고, 이번 같은 긴급 상황에서는 위험한 곳에 민항기를 보내지 않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항속거리가 4천킬로 밖에 안 되지만 미사일을 피하는 전술비행이 가능한 c-130 수송기 두 대를 이끌고 공중급여를 해가면서 중간기착지 없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까지 갈 수 있었고, 아프칸 카불공항으로 c-130 수송기가 여러 차례 오가며 실어온 아프칸 사람을 우리나라로 태워 왔습니다. 군대가 사람을 해치는 일에 쓰이지 않고 사람을 살리는 일에 쓰였습니다.
그 과정을 보노라니 자주국방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자부심이 벅차올랐습니다.
공항을 나오는 어린이들 손에 인형이 들려 있는 모습을 보고는 저 인형이 자칫 트라우마가 될 수 있는 이 상황에서 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평안을 줄까? 누군지 정말 잘한 일이다. 선진국이라는 품격은 이런 것이다. 뜨거운 희열이 밀려왔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뉴스를 보니 이 아프칸 사람들이 진천에 공무원교육원으로 이동했다는데요.
14일 격리와 8주 안팎으로 정착교육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5세미만 영유아가 100명이나 된다는군요.
어른도 쉽지 않은 생활이겠지만 어린이는 더더욱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그래서요.
우리 작가들이 직접 사인한 그림책을 보내는 건 어떨까요?
그림책은 언어가 달라도 통하는 점이 있을 테고요.
시설 안에 그림책으로 작은 도서관을 만들거나, 도움 주는 분들이 번역해 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고요.
선생님들 어떠세요.
우리도 선진국 작가로서 품격을 한번 발휘해 보지 않으시겠어요?
우리가 보낸 그림책이 어떤 효과를 발휘할 것인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아실 겁니다.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이 어린이들이 좋은 인상으로 한국에서 삶을 시작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이 사인해서 보내주는 책을 모아서 전달하는 일은 김하늘이 감당하겠습니다.
뜻 맞는 단체나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하면 좋겠으나 시국이 이런지라, 창고가 있고, 우편물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늘 자리 지키고 있는 김하늘이 맡으면 될 듯합니다.
보내는 비용정도는 김하늘 부담하면 됩니다.
기껏 모았는데 그 쪽에서 안 받아 준다고 하면 어떡하느냐고요?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렇다면 받아 줄때까지 온갖 좋은 방법으로 난리를 쳐야죠 ㅎ
도서관을 못 만든다고 하면 나누어 주라고 해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아직 그쪽이랑 연락은 못해 봤습니다.
지금은 모두 정신이 없을 겁니다.
만약 시간이 좀 지나서 안정이 된 다음, 우리 작가들이 그 곳 어린이를 만나러 갈 수 있게 되면 시간 되는 분이 모여서 가면 될 테고요.
9월 11일까지 모아서 9월 13일에 보내면 격리 생활 끝나고 며칠 뒤가 될 것이고, 또 며칠 뒤면 우리 명절 추석이니 더욱 멋진 한국의 만월을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김하늘 주소는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잠곡로 120-136. 호가원 우편번호 12454
전화 010-2445-4020
입니다.
책을 보내실 때는요.
1.꼭 작가가 직접 사인해주세요. 출판사가 보내는 책은 되돌려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 선의가 왜곡될 일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양해 바랍니다.
2.책 이외에 금품은 받지 않겠습니다. 후원금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널리 이해 바랍니다.
김하늘이 몇 년째 혼자서 집을 짓는 중인지라 주노야작(낮엔 노동 밤엔 집필) 하느라 전화연결이 잘 안 됩니다. 문자나 카톡을 주시면 되도록 빨리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아프칸에서 온 어린이에게 그림책을 보내고 싶은 김하늘, 이달...... 드림.
널리 널리 공유 부탁합니다.
첫댓글 아주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때 체육관에 거주하는 민간인들에게 압화(누름꽃)전달을 해서 잠시나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 보도가 있었습니다.뜻이 있는곳에 길이 있을 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