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31.(토) 송년미사
민수기 6,22-27 갈라디아서 4,4-7 루카 2,16-21
2022. 12. 31. (토). (20시) (‘토끼띠’해를 맞이하며)
주제 :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직은 몇 시간이 더 남은 2022년의 12월 31일의 한밤중입니다. 우리가 미사를 마치고, 두어 시간이 더 흐르면, 우리는 2023년의 새해 첫날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우리가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데, 해를 다르게 부르는 이러한 구별의 의미는 무엇이겠습니까?
우리가 지금 즐기는 일과 같은 시간을 만나거나, 지금쯤 삶을 마쳐야 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해가 바뀌는 이 시간에 그 일의 의미를 묻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물을 때 답을 찾을 수 있고, 찾아야만 실제로 그 의미를 우리는 발견할 것입니다
‘호랑이띠 해’를 사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시간은 내가 보낸 것이 아니라 저절로 갔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코로나의 긴 터널을 지나면서, 언제나 희망을 말할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한 해였는데, 오늘은 그 마지막 날에 도착했고, 이제는 코로나를 극복하거나 더불어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때가 되었습니다.
한번 보낸 시간은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삶에서 비슷한 경험을 하거나, 비슷한 생각을 하면 옛날에 그 일이 나에게 다시 반복되는가 하고 질문은 하겠지만, 누가 무어라고 해도 삶에 똑같은 시간은 다시 오지 않을 것입니다. 나이를 먹는다고 표현하는 것이 그렇고 태어나서 삶의 완성을 거쳐 종착점에 이를 때까지 우리가 가는 길도 같습니다. 사람이 한번 출발한 길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처음의 출발점으로 돌아갈 수는 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삶에서 새로운 다짐을 하면서, 나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다면, 혹은 나에게 다시 시작할 기회를 주신다면 이라고 간절한 희망을 담아서 말하는 때가 있습니다. 꿈꾸는 것이야 개인의 능력이니 문제가 될 일은 아닙니다만, 꿈으로만 끝난다면 나의 삶에 좋은 결과는 남지 않을 일입니다.
반성
1. 나는 올 한 해 동안 하느님의 뜻을 기억하고 실천하며 잘 살았을까요?
2. 나는 올해 나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신앙의 정신을 얼마나 잘 실천하고 살았을까요?
3. 나는 올해 한 해 동안 내가 받은 시간을 사용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탓을 원망하고, 내가 보는 사람만 없어지기를 바라지는 않았을까요?
4. 올 한 해 동안 나의 모습은 다른 사람에게 어떤 모양으로 남았을까요? 동그란 모양이었을까요? 세모난 모양이었겠습니까? 아니면 매우 날카롭고 뾰족한 가시가 돋친 모양은 아니었을까요?
5. 알거나 모르거나 차이가 있겠지만, 올 한 해 동안 내가 한 행동은 다른 사람의 칭찬과 격려를 얼마나 얻었겠습니까? 칭찬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살지는 않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아쉬운 소리를 듣는 것보다는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나의 삶에 만들었을 일입니다.
6. 다른 사람은 모르지만 내가 한 행동이 좋은 영향을 주었을 때, 시간이 지나서 그 좋은 영향이 나에게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복을 얻을 행동을 올 한 해 동안 나는 얼마나 많이 실천했겠습니까?
우리는 오늘 2022년의 12월 마지막 날에 성당에 모여서, 우리의 지난 삶에 관해서 돌이키고 있습니다만, 전례의 기준으로는 내일부터 시작할 새로운 한 해의 첫째 날 천주의 성모 마리아의 축일을 지내면서 평화를 위해서 기도하고 독서와 복음을 읽었습니다.
히브리 민족도 40년 동안 광야를 헤매던 때에도, 새해라고 구별하는 시간을 맞이했을 것입니다. 그때 하느님께서는 그 상황을 맞이한 백성들에게 축복을 빌어주는 말씀을 모세가 하도록 하셨습니다. 축복의 소리가 나에게 들리면, 내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좋은 결과가 만들어질까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축복이 나의 삶에 참으로 의미가 있으려면 그 축복을 얻을 행동을 내가 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교회 공동체를 선언하는 이러한 축복이 나의 삶에 드러나게 하려면, 내 눈으로 보고 내 몸으로 체험한 하느님의 신비를 삶에서 알아듣고 증언해야 합니다. 목자들은 천사들의 안내에 따라 요셉과 마리아와 구유에 누운 아기 예수를 찾아냈고, 그 기쁜 소식을 사람들에게 전했습니다. 그리고 천사가 알리는 소리를 듣고 자기의 가족을 찾아온 목자들을 대하면서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그 놀라운 일을 마음에 깊이 새겼다고 합니다.
우리는 몇 시간 후에 맞이할 2023년 새해에는 어떤 마음과 삶의 태도로 살겠다고 다짐하겠습니까? 한번 생각했다고 다짐한 그 일이 단 한 번의 결심으로 나의 삶에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겠지만, 한 해의 끝에 또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할 것을 준비하는 순간에 우리가 갖는 올바른 태도는 중요할 것입니다.
올 한 해를 잘 지낸 것만큼, 내년이라고 맞이할 새로운 한 해도 성실을 다하여 하느님의 뜻을 알아듣고 실천하도록 도움을 청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