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물테마파크는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 위치한 유기동물보호소다. 지난 2007년 문을 열어 해마다 1500여 마리의 유기동물들을 구조·보호 및 관리·입양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국 400여개 보호소 중 가장 체계적으로 시스템화 되어있어 타 보호소가 견학 대상으로 삼을 정도다.
가장 큰 차이점은 최소한의 안락사만 허용한다는 것. 현 동물보호법상 견주(犬主)가 일주일 이상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가 가능하다. 그러나 한국동물테마파크에서는 생명에 지장이 있는 질병이나 영구장애가 있을 경우, 사람을 해치는 경우가 아니면 입양될 때까지 유기동물을 보호한다. 나눔과 생명사랑을 실천하는 대표의 철학 때문이다.
이쯤 되면 슬슬 그녀가 궁금해진다. 한국동물테마파크를 설립하여 운영하며, 포항시 동물운동장 설립까지 추진하고 있는 이는 바로 28년째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최복자 약사다.
최 약사가 유기동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05년 ‘흥해읍 유기견 총격사건’을 목격하면서부터다. 주택가 공터에 버려진 일곱 마리 개에게 시끄럽다는 이유로 한 주민이 공기총을 난사한 것. 그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다섯 마리가 세상을 떠난 뒤였다. 두 마리를 집에 데려와 ‘예삐’와 ‘제삐’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사랑으로 돌봤지만 ‘예삐’는 3개월을 버티지 못했다. 남은 ‘제삐’를 돌보며 최 약사는 결심했다. 내 삶의 키를 유기동물 보호에 맞추겠다고.
그 때부터 포항시 장기읍에 위치한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상황은 생각보다 나빴다. 비닐하우스에 방치된 유기견들은 40도가 넘는 온도에서 하루가 다르게 죽어 나갔다. 새까만 파리 떼와 시체를 넘어 다니며 노는 유기견들을 두고만 볼 수 없었다.
최 약사는 매주 일요일마다 기생충약, 소독약, 연고, 안약 등 의약품과 영양보충음식들을 나르기 시작했다. 부상이나 질병이 심각한 경우에는 집으로 데려와 한 달 넘게 따로 보살폈다. 약값과 치료비로 매달 100만원 가까운 돈이 들었지만 중요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보호소 소장이 유기견들을 개장수에게 넘긴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인간의 이기심에 치를 떨 수밖에 없었다. 당시 30여명의 봉사자들과 힘을 합쳐 새로운 쉼터를 마련한 것이 2007년. 보호소 소장 자리는 어느새 최 약사의 몫이 되어 있었다. 약국 운영만으로도 벅찼지만 시청 측과 봉사자들의 진심어린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제삐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보호소 운영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구조요청은 끊임없이 밀려들었고 소음과 냄새로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재정과 인력 모두 바닥을 드러냈다. 최 약사도 봉사자들도 열악한 현실 앞에서 지쳐갔다. 버림받은 아이들을 위해 제대로 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결심이 현실로 이어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부지 선정에만 1년의 시간이 걸렸고 10억이 넘는 돈이 들어갔다. 시의 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최 약사는 개인명의 집과 땅을 모두 내놨다. 최 약사는 “하나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데 감사할 따름이었죠.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저 그게 저였을 뿐입니다”라고 말한다.
한국동물테마파크는 그렇게 탄생했다. 1년에 두 번씩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입양 캠페인과 개 식용금지 캠페인을 진행하고 홈페이지(cafe.daum.net/Katp)를 통해 회원들과 정보를 공유하자는 것은 최 약사의 아이디어였다. 글 솜씨가 있는 최 약사가 직접 홈페이지를 관리하자 회원 수는 3천여 명을 훌쩍 넘어섰고 입양 문의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1년에 한 번씩 예방 접종과 건강검진을 시행하는 등의 체계적인 관리가 시작됐다. 올해로 8년을 맞은 한국동물테마파크에는 현재 150마리의 유기견과 50마리의 유기고양이들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최 약사는 얼마 전 유기동물보호가로서 활동을 모아 ‘길천사들의 행복수업’이라는 책을 펴냈다. 발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초판이 모두 판매될 만큼 반응은 폭발적이다. 기성작가들의 화려한 문체는 없지만 최 약사의 진심이 담겨 있어서다. 최 약사는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생명’에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최 약사는 육영사업을 꿈꾸고 있다. 한국동물테마파크를 통해 아이들이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기를 바란다. 실제로 몇 차례 추진했지만 인력 문제로 현재는 중단 상태다. 동물공원설립도 최 약사의 오랜 숙원이다. 사람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어서다. 실제로 시청 측과도 어느 정도 이야기가 진행돼 내년 즈음에는 포항에서 애견공원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최 약사는 포항시를 기점으로 전국으로 확대될 때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최 약사의 가장 큰 목표는 시 직영 유기동물보호소를 건립하는 것이다.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아래 더 많은 유기동물들이 안정적으로 보호받기를 원하는 마음에서다. 최 약사는 그 때가 되면 다시 봉사자의 위치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최 약사에게 유기동물들은 ‘제2의 인생의 반려자’이자 ‘살아가는 이유’다. 보호소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재정도 인력도 아니다. 생명을 물건처럼 버리는 인간의 이기심을 매순간 느껴야한다는 것과 생명에 우선과 차선을 두고 동물생명을 경시하는 경향이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이 왜 사람을 돕지 않고 동물을 돕냐고 물을 때면
"생태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를 존중해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고 한다.
“길천사 들과의 8년은 저에게 즐거운 소풍과 같지만 저편에는 고난의 눈물이 강을 이루고 있습니다”라는 최 약사의 말은 그녀가 짊어진 마음의 무게를 가늠하게 한다.
최 약사는 동료약사들에게 나눔을 실천해달라고 부탁한다. 전문 인력이 너무나 절실하기 때문이다. 봉사활동이 힘들다면 기부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나눔’을 통해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얻는다. 약사들이 느끼는 행복은 분명 환자들에게 돌아갈 터다.
책을 집필하며 떠나보낸 유기동물들 생각에 하루도 울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말하는 최 약사. 사람과 동물이 한 데 어울려 ‘喜喜藥藥’하는 세상을 향해 쉼 없이 달리는 그녀의 가슴 벅찬 열정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다.
1960년 경상북도 포항시 출생
1982년 대구가톨릭대 약학대학 졸업
2000년 대구가톨릭대 생약학 박사학위 취득
現 온누리건강약국 대표약사
한국동물테마파크 원장
한국동물보호협회 이사
경상북도약사회 약학위원장
포항시약사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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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지시다!
대단하다...나도 유기견 키우고 있는데 진짜 한마리 입양하는것도 쉽지않은 일인데...존경스럽습니다
꼭복받으시길ㅠㅠㅠ존경스러워요ㅠㅠㅠ
진짜멋지시다 나도저렇게되고싶네
헐!나여기에유기견신고하는데ㅇ환경완전좋음
존경스러워요!!!!
멋있다!!!!!ㅠㅠㅠ
멋있어요!!화이팅!
진짜멋있어ㅜㅜ
고맙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
멋지다오ㅓ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