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 속 과학 텍사스의 지역신문인 포트워즈 스타텔레그램의 본드 존슨 기자는 로스웰에서 회수한 파편들이 제8공군사령부에 도착한 직후 레미 장군의 집무실을 방문했다. 로스웰에서 비행접시가 운송되었는데, 사진이 필요하다는 편집장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만 해도 레미 장군의 정정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이라서 모두들 로스웰에서 회수한 파편이 UFO라고 믿고 있는 상황이었다. 집무실에 들어선 본드 기자는 레미 장군이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임을 알고는 바닥에 늘려 있는 파편들을 사진 찍기 좋게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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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미 장군의 집무실에 널려 있는 추락 파편들 | 그러고 나서 막 사진을 찍기 시작하는 순간 레미 장군이 집무실로 들어섰다. 본드 기자가 장군에게 이 물체들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자, 레미 장군은 자신도 잘 모르겠다며 파편들을 유심히 살펴보기만 했다.
잠시 후 레미 장군은 집무실로 들어올 때 가지고 온 메모지를 읽기 시작했고, 그 후 모든 상황이 극적으로 바뀌었다는 게 본드 기자의 증언이다. 본드 기자는 레미 장군이 집무실로 들어오기 직전에 받은 그 메모지에 모든 비밀이 숨어있다고 추정한다.
즉, 상부에서 내려온 지시가 그 쪽지에 적혀 있었고, 그에 따라 레미 장군이 비행접시가 아니라 기상관측기구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게 되었다는 것.
이처럼 사건에 대한 의혹이 점차 커지자 미 공군은 1994년 새로운 내용을 발표했다. 로스웰에서 추락한 물체는 당시 소련의 핵무기 실험을 관측할 수 있는 특수장비를 담은 풍선의 잔해였다는 해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스웰 사건에 대한 의혹은 가라앉지 않았다. 그런데 1995년 8월, 로스웰 사건에 대한 충격적인 증거가 지구 반대편인 영국에서 터져 나왔다. 그 증거는 다름 아닌, 외계인을 해부하는 장면을 담은 흑백 동영상이었다.
전세계를 놀라게 한 흑백 동영상
영국의 비디오 수입업체인 멀린사의 레이 샌틸리가 공개한 이 동영상에는 로스웰 사건 당시 추락한 외계인의 시체를 해부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전 세계인을 충격에 빠뜨렸던 이 영상은 그해 12월 우리나라 KBS 일요스페셜에서도 방송되었다.
영상이 공개되자 레이 샌틸리가 이 필름을 입수한 과정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었다. 샌틸리는 록큰롤에 대한 자료를 찾아 미국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나이 많은 카메라맨을 만나 로스웰 필름을 입수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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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인을 충격에 빠뜨렸던 외계인 해부 장면 | 자신에게 필름을 넘긴 그 카메라맨은 1947년 포트워즈 공군기지에서 직접 그 영상을 촬영했다고 주장했다는 것. 그리고 샌틸리는 그 카메라맨이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필름을 넘겼으므로 카메라맨의 정체를 밝힐 수 없다고 발표했다.
약 17분짜리의 이 동영상을 보면 머리와 눈이 몹시 크고 배가 볼록한 이상한 모습의 외계인이 오른쪽 허벅지를 심하게 다친 채 침대에 누워 있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벌거벗은 채 누워 있는 그 외계인은 남성 생식기도 없고 여성의 유방도 보이지 않아 남녀 구분이 힘들다.
잠시 후 두 명의 의사가 나타나 허벅지의 상처에서부터 머리, 손발 등을 자세히 관찰한다. 침대 머리맡의 유리창 너머로는 역시 의사인 듯한 사람이 마스크를 쓴 채 그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오른쪽 허벅지의 상처 부위를 살피던 의사들은 귀 뒤쪽으로부터 가슴을 거쳐 복부까지 메스로 절개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장기들을 꺼낸 후 다시 톱으로 두개골을 갈라 뇌 같은 조직을 꺼내서는 그릇에 담는다. 또 외계인의 눈동자에 덮인 검은색 비닐 같은 걸 핀셋으로 집어내는 장면도 보인다.
이 놀라운 동영상이 공개되자 필름의 진실 여부에 대한 공방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먼저 화면 속에 나오는 소품들에 주목했다. 해부가 시작되기 전 카메라가 비춘 벽시계는 1940년대 무렵의 전자장치로 작동되는 제품이며, 꼬불꼬불한 선을 가진 전화기 또한 1937년경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전화기임이 밝혀졌다.
또 침대 뒤편에 놓인 직사각형의 의료용 접시는 옛날에 사용하던 것으로서, 1995년 당시에는 아예 볼 수조차 없는 제품임이 확인되었다.
외계인 해부 동영상에 사용된 필름도 그 영상이 진짜임을 증명해주는 듯했다. 코닥사는 필름의 연도를 알 수 있도록 제조연도를 기록해두는데, 확인 결과 그 필름은 1927년이나 1947년, 1967년의 세 해 가운데 코닥사 뉴욕 로체스터 지사에서 사용되었던 필름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필름에 기록되는 기호는 20년 주기로 바뀌는데, 공교롭게도 그 중 한 해가 로스웰 사건이 일어난 1947년도와 일치했던 것이다. 또 1947년에 만든 필름의 경우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는 촬영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외계인은 터너증후군을 지닌 여성?
할리우드 특수촬영팀들도 그 영상이 실제 상황일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해부할 때 균일하게 흘러내리는 피 등의 상황을 감안할 때 특수촬영치고는 너무나 정교한 기술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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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웰 필름을 최초로 공개한 레이 샌틸리 | 동영상을 지켜본 의사들도 화면상의 외계인 시체에 대한 진단 결과를 쏟아냈다. 먼저 그 시체는 손가락과 발가락이 각각 6개이다. 따라서 의사들은 염색체의 유전적 이상으로 인한 ‘다지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또 절개한 복부 속으로 보이는 장기 구조나 위치가 인간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두개골에서 꺼낸 뇌 또한 너무 변색되어 있어서 인간의 뇌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귀도 보통 사람의 귀보다 너무 낮은 곳에 붙어 있었다.
어떤 의사는 그 시체가 터너증후군을 가진 여성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터너증후군이란 ‘XX(여성)’나 ‘XY(남성)’가 아니라 성염색체 ‘X’ 하나만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을 일컫는다. 이 증후군을 지닌 이들은 여자 생식기를 지니지만 난소가 퇴화하여 생식능력이 없고 가슴도 발달하지 않으며 생리도 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이 모든 기형을 한 인간이 동시에 안고 태어나기란 확률적으로 불가능하다. 수많은 사람을 해부해본 해부학자도 이 영상에 나온 것과 같은 인간을 결코 본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일부에서는 반론도 제기되었다. 영상 속의 카메라맨이 촬영할 때 마치 무언가를 숨기는 것처럼 규칙적으로 포커스를 벗어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당시 군대에서 사용한 카메라라서 포커스가 제대로 맞지 않으며, 포커스가 제대로 잡혔다면 오히려 최첨단 장치를 사용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에 그 의견은 묻혀버렸다. (하편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