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자전거타기에 나서 고교친구들과 동호회도 만들고 생활자전거에서 mtb로 바꾼 지(2006년11월) 6년7개월에 접어드는데, 2013년 6월30일 오늘에야 왕방산XC코스를 찾았다.
물론 그 동안 많은 임도나 등산로를 타보기도 했지만, 국제대회까지 열리는 정규mtb코스를 완전히 소화해 보는 건 처음이다.
이날 폭염주의보가 내려 동호회 바이콜릭스의 화천행 라이딩이 취소됐는데, 일요일 자전거전철탑재허용의 기회가 아까워, 갑자기 결심하고 전날 저녁 코스공부를 다시 하고 나섰다.
무더위에 험한 XC에 나선 것은, 산길 숲과 바람이 오히려 더 시원할 것이란 생각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벼르고 벼르던 코스였기 때문이다. 또 새로 장만한 moots가 XC에 강하고 비록 미니이긴 하지만 리어 샥을 달고 있으니 한번 성능도 실험하고 싶어서였다.
갑자기 나서자니 마땅히 동행을 권할 친구들도 없었고, 동두천 사는 트라이애슬론 하는 친 아우도 다른 일정으로 함께 못한다니 혼자 나설 수밖에.
상급자들이 하는 칠봉산 코스는 생략하고 나머지는 다 결행했다. 난이도는 이전에 밟아본 산길과 임도들에 비하면 순한 편이었지만, 무더위에 20km의 비포장임도와 반복되는 업다운, 그리고 1.8km 정도의 산길 싱글트랙은 충분히 지칠만하게 했다.
또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이 나이에 나대지 말고 몸조심! 몸조심! 하란” 경고를 수없이 받은 터라, 처음부터 너무 조심한 나머지 영 기가 살아나지 않아 초반 쉬운 해룡산 임도에선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후반의 왕방산 임도의 수많은 업/다운에서는 오히려 더 생생하게 달렸으니, 참 매사 마음먹기가 얼마나 중요한 건지.
결국 해내고 말았다. 코스 중 많은 청년 및 장년 라이더들이 팀을 이루어 스쳐지나갔다. 바로 이들을 만약의 경우 구호자로 믿고 솔로 라이딩에 나선 것이기도 하니 동지애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고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팀은 해룡산 임도를 마치고는 오지재에서 동두천으로 내려가 버려, 왕방산 임도에서는 한 팀도 만나지 못했고, 코스가 다 끝나는 수위봉고개 3거리 직전 정자에 가서야 청년라이더 한 팀을 볼 수 있었다.
어쨌든 할 만 했다. 산중이긴 하지만 습도가 높은 더위로 아마도 더위는 좀 먹었을 듯싶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쇠목리에 내려서 잘 포장된 길을 신나게 다운하면서 이제 끝이려니 하다가, 공사장에서 고개를 만나 풀어진 다리근육을 다시 세우기 힘들었고, 고개 너머 쇠목교 4거리에서는 동두천 가는 큰길로 나서지 않고 다시 북쪽 길로 올라, 산허리 하나를 싱글트랙으로 넘게 돼 “악!!”소리를 지르게 됐던 점이다.
힘이 들기보다는 심리적으로 얼마나 기진맥진 했던지, 인릉산 길보다도 낮은 그 1.4km의 산길 복병이 오래 인상에 남을 것 같다.
어쨌든 이번 라이딩은 무슨 대회에 나간 것도 아니니, 쉬고 쉬면서 산허리를 감도는 길의 구배와 굽이에 동감하고, 길가 야생화에 감탄하고, 숲 그림자에 감사하면서, 느긋하게 정말로 아름다운 XC코스를 즐겼다.
동두천 중앙역으로 회귀하니 내 자전거 계기는 불과 36km. 동두천종합운동장이 기점인 mtb코스는 약 33km?일까? 쇠목교 이후 거리표지가 사라져 정확히 알 수 없다. 포장도로를 제외하고 중간의 빨래판 콘크리트길을 포함한 임도는 약 20km, 산길 싱글트랙이 약 1.8km이었다.
기분이 좋다. 목이 마른다. 역전 수퍼에서 캔맥주 하나를 사 인천행 전철을 기다리는 참에 한 잔 하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무사히 끝낸 라이딩에 감사하면서!
♧♣♧
이제 다음은 홍천의 며느리고개XC에 나서야겠지! 이쯤해서 지난 세월 한 번 타보았던 XC코스를 정리해 본다.
언제나 이녀석의 라이딩궤적을 찬찬히 지켜봐주는 친구 학처니! 고맙네 이번 XC 해룡산코스8km가 참 이뻣네.왕방산코스도 8.2km로 거의 같은 길인데 좀 사납더군. 귀국하면 무츠도 좋지만 창인이의 캐넌데일풀샥이 좋겠더군. 티타늄은 너무 가벼워 급경사오르막에선 앞핸들부분이 더 잘 들리고, 자갈길 내리막에서 트랙처럼 진중하게 눌러주는 맛이 없다는 문제가 느껴지더군. 물론 무츠로도 그점을 감안하면 더 익숙시키면 되겠지. 앞으로 정통XC코스좀 더 개발해 두겠네. 함께 해보세. 나이들더라도 서서히 하면 못할 게 없을듯 했었네. 잘있게나!
영성이 말이 맞네. 혼자 하려니 일행들 생각이 나더군. 왕방산임도는 좀 그래도 해룡산 임도 정도는 처음 능선까지 접근하는 600여미터와 이후 일부구간 오르막만 끌바를 하더라도 여성대원도 함께 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더군. 원래 등판능력 좋은 초기 앵커 모델한의 게리휘셔가 눈물 흘리고 있겠구먼.
첫댓글 왕방산 근처에만 가도 MTB코스가 항상 나를 유혹했었는데 명수가 드디어 해냈군, 추카 추카 추카
무츠도 이젠 한몸이 되어 가는구먼.
언제나 이녀석의 라이딩궤적을 찬찬히 지켜봐주는 친구 학처니! 고맙네 이번 XC 해룡산코스8km가 참 이뻣네.왕방산코스도 8.2km로 거의 같은 길인데 좀 사납더군. 귀국하면 무츠도 좋지만 창인이의 캐넌데일풀샥이 좋겠더군. 티타늄은 너무 가벼워 급경사오르막에선 앞핸들부분이 더 잘 들리고, 자갈길 내리막에서 트랙처럼 진중하게 눌러주는 맛이 없다는 문제가 느껴지더군. 물론 무츠로도 그점을 감안하면 더 익숙시키면 되겠지. 앞으로 정통XC코스좀 더 개발해 두겠네. 함께 해보세. 나이들더라도 서서히 하면 못할 게 없을듯 했었네. 잘있게나!
참 멋지다! 혼자서 멋진 코스를 오르려니 좀 아쉬웠겠다. 마음은 하고싶은데 코스가 너무 힘들게 생겼다! 완주를 ㅊ ㅋ, ㅊ ㅋ
영성이 말이 맞네. 혼자 하려니 일행들 생각이 나더군. 왕방산임도는 좀 그래도 해룡산 임도 정도는 처음 능선까지 접근하는 600여미터와 이후 일부구간 오르막만 끌바를 하더라도 여성대원도 함께 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더군.
원래 등판능력 좋은 초기 앵커 모델한의 게리휘셔가 눈물 흘리고 있겠구먼.
왕방산의 숨겨진 코스를 찾았군!역시 왕방코스는 예나마찬가지로 거칠군..완주 부라보...그러나 솔로라이딩에선 조심 또조심.....
2년전 바이콜사진올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