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국면에 놓인 MB. 레임덕으로 지지율이 17%까지 곤두박질치고, 친인척과 측근들이 줄줄이
감옥에 가고, 민간인 불법사찰과 내곡동 부지 매입과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국정조사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레임덕, 국정조사, 친인척 비리 게다가 ‘녹조대란’까지
게다가 4대강에 ‘녹조대란’이 일어나 무더위에 지친 국민들을 더욱 짜증나게 만들고 있다. ‘녹조대란’이 4대강사업 때문이라는 비난이 높다. 이미 지난해 7월 환경부가 낙동강에서 남조류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한 문건을 민주당이 공개했다.
‘함안보 수역 조류발생 대응 방안’이라는 환경부 문건에는 “고수온기에 정체수역이 생길 경우 남조류 발생 가능”하며 “낙동강살리기사업이 완료된 후에도 국지적 조류의 과다발생시 심미적 영향으로 인해 낙동강 수질에 대한 국민불신이 우려된다”고 적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또 “2009년 4월 국립환경과학원은 4대강사업 시뮬레이션을 통해 낙동강 하류에 녹조가 크게 번성할 것임을 예측했는데도 이 사실을 은폐하다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밝혔다.
어려운 정치국면에 ‘녹조대란’까지 겹쳐 사면초가에 놓인 MB가 독도를 방문하겠다고 발표했다. 청와대는 “현직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고, 여권은 8.15 광복절을 즈음해 ‘독도는 우리 땅’임을 대통령이 직접 몸으로 보여주겠다는 의도라며 크게 반색하고 있다.
독도방문? 그간 행보에 비춰보면 ‘어안이 벙벙’
MB의 독도방문은 그간의 행보에 비춰보면 정말 의외다. 독도와 관련해 일본정부가 강경한 태도를 보여도 ‘조용한 외교’만 고집하며 묘한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7월 15일 <요미우리 신문>에 실린 기사가 국민을 크게 분노하게 만들었다. <요미우리>는 “후쿠다 수상이 ‘다케시마(독도)를 (교과서 해설서에 일본영토라고) 쓰지 않을 수 없다’고 통보하자,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은 곤란하니 기다려 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지금은 곤란하니 기다려 달라’는 MB의 발언은 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말 그대로 해석하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었다. 청와대는 “사실 무근”이라며 <요미우리>의 기사가 허위라고 반박했지만, <요미우리>는 법정에서 MB의 발언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논란이 있은 2주후에도 또 황당한 발언을 했다. 기자가 MB에게 독도문제와 관련해 후쿠다 총리의 태도에 대해 질문하자 이렇게 답했다. “일본도 위대한 지도자가 나오면 독도문제가 많이 달라질 것이다....일본도 국내정치 상황이 있지 않느냐.....”
일본정부가 정치적 이유 때문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이므로 일본정부의 이러한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말로 들린다. 일본의 주장을 이해한다는 말은 독도 영유권을 포기하겠다는 거나 다름없지 않은가.
당시 청와대는 출입기자들에게 ‘엠바고’(비보도)을 요구해 관련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으나, <오마이뉴스>가 ‘엠바고’를 깨고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를 실어준 <오마이뉴스>에게 징계가 내려져, 청와대 출입기자가 2개 동안 청와대를 드나들 수 없었다.
<요미우리 인터넷판. MB의 독도방문을 톱으로 보도하고 있다>
靑 ‘헌정사상 처음’, MB만 애국자?
청와대는 MB의 독도 방문을 ‘헌정 사상 현직대통령으로서는 처음’임을 강조한다.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도 MB가 ‘애국자’라는 말인가? 역대 대통령들은 일본의 눈치를 보느라 독도에 발을 디딜 수 없었다는 얘긴가?
한국의 대통령이라면 한국영토의 일부인 독도도 얼마든지 방문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정부의 공격적인 태도를 감안해 행보를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이 갈수록 거세지는 상황이다. 앞으로 일본이 어떻게 나올지, 한일 양국 간 어떤 충돌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확실한 것은 앞으로 일본정부의 주장이 더 집요하고 거칠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한국정부가 일본정부에 맞서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 중의 하나다. 신중하게 꺼내야할 ‘카드’라는 얘기다. 사태를 더 지켜보다가, 현재 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이 도래했을 때 사용해야 한다.
<일본 외무상. MB독도 방문에 항의 표시로 주한 일본대사를 소환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 카드’를 이렇게 허망하게 써버리다니
그런데도 MB가 불쑥 ‘마지막 카드’나 다름없는 ‘독도방문’을 감행했다. ‘마지막 카드’를 써야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나 변수가 없는데도 말이다.
역대 대통령들 역시 ‘독도방문’ 놓고 고심했을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인들 일본의 황당한 주장에 맞서 독도를 방문하고 싶지 않았을까? 방문해서 호쾌하게 ‘독도는 우리 땅’ 노래라도 부르고 싶었을 것이다.
애국심이 부족해서 망설였을 리 없다. ‘마지막 카드’이기에 아껴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꼭 필요한 국면에서 꺼낼 카드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MB 독도방문을 ‘현직대통령으로서는 처음’이라고 자랑하는 청와대, 참으로 웃긴다. ‘마지막 카드’를 꽉막힌 정국 돌파용으로 허망하게 써버리고도 ‘업적’으로 미화하다니 기가막힐 노릇이다.
이명박 정권이 역대 대통령들을 한방에 ‘겁쟁이’로 만들어 버렸다.
출처 http://v.daum.net/link/32745651?&CT=C_P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