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을 치료”…영초·불로초 등 명칭 다양
‘뇌두’…품질 선별에 중요한 지표 한국이 기후조건·토양환경 최적지
여인의 요염한 자태를 흉내내듯 뽀얀 살갗을 드러내고 무한한 상념에 젖어있는 듯한 인삼은 웬만한 집 거실의 장식장 안에는 거의 있는 우리에겐 매우 낯익은 생약이다.
친숙한 만큼 쓰임새도 많은 인삼은 Panax ginseng C. A. Meyer(Araliaceae, 오갈피나무과)의 뿌리다. Panax ginseng의 ‘Panax’ 란 어원은 희랍어로 Pan(모두:all)과 Axos(치료:cure)의 복합어로 그뜻은 만병을 치료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ginseng’은 인삼의 중국발음을 표기한 것으로 그 뿌리의 모양이 사람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인삼(人蔘)은 예로부터 불로·장생·익기(益氣)·경신(輕身)의 명약으로 일컬어진다.
우리나라 고유의 이름은 ‘심’이며 그 어원 및 사용연대는 알 수 없으나 동의보감, 제중신편이나 방약합편에 인삼이 ‘심’이라고 표기되어 있음을 보면 그 당시에 상용명칭으로 ‘심’이 쓰였음을 알 수 있고 근래까지도 산삼을 채취하는 사람들의 은어(심마니)로 사용되고 있다.
인삼의 가는 뿌리와 코르크층을 제거한 것을 백삼 (Ginseng Radix Alba)이라 하고, 인삼의 가는 뿌리를 미삼(Ginseng Radix Palva), 인삼의 코르크층을 제거하지 않은채 가열처리한 것을 홍삼(Ginseng Radix Rubra)이라고 한다.
인삼은 봄에 싹이 나와서 자라다가 가을에는 말라죽지만 뿌리는 살아있어서 이듬해 봄에 그 뿌리의 땅속줄기에서 다시 새싹이 나오는 반 음지성 여러해살이 식물이며 땅속의 줄기에는 고사한 줄기의 흔적이 남는다.
이것을 뇌두라고 부르는데 그 모양은 여러 형태를 나타낸다.
이 뇌두는 인삼 제품의 품질 선별에 있어서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으로 이 부분이 탈락한 것은 저질 내지는 저가품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취급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인삼은 뇌두가 큰 것이 특징으로, 이는 우리 나라의 재배환경적 특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타국산 인삼과 구분하는 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여름에 1개의 가는 꽃자루가 나와서 그 끝에 4∼40개의 연한 노란빛을 띤 녹색의 작은 꽃이 산형화서로 달리고, 열매는 성숙하면 선홍색으로 된다.
그 약효가 뛰어나 신초, 영초, 불로초 등 여러가지 명칭으로 불리워져 각종 질병의 예방 또는 보양약(補陽藥)이나 보양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 역사
인삼은 수천년 전부터 중국의 민간의에 의해 널리 보신용으로 사용하였으며 최초인삼 기재 문헌은 중국의 전한 원제시대 사유의 <급취장>에 인삼의 이름이 처음 기재되었다.
인삼의 보신용 재료 사용 근거로는 장중경의 <상한론>에 있는 총113개 처방중 인삼배합 처방이 21개나 수록되어 있다.
그 후 명의별록, 신농본초경, 신농본초경집주, 경약전서, 방약합편, 동의보감 등 많은 의서에 보신약제로서의 인삼기록이 있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서는 인삼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삼속의 식물종은 6-7종이 알려져 있으나 재배되어 시장에서 상품으로 유통되고 있는 인삼종은 크게 3가지 종류가 있다.
지리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중국등 아시아 극동지역에 분포, 재배되고 있는 Panax ginseng C.A. Meyer 라는 식물명을 가지고 있는 고려인삼종과 미국 및 캐나다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미국삼(Panax giinguefolium L.) 및 중국남부의 운남성, 광서성에서 생산되고 있는 전칠삼(Panax notoginseng F. H. Chen)이 있다.
미국삼이나 전칠삼, 죽절삼은 고려인삼종과는 다른 식물종으로 일반적으로 인(人)자를 사용하지 않으며 고려인삼(Panax ginseng C. A. Meyer)만을 인(人)자를 사용하여 인삼(人蔘)이라고 한다.
아세아 인삼 중 특히 한국에서 재배 생산되고 있는 인삼을 “고려인삼”이라고 하여 예로부터 가장 고귀하게 여겨왔다.
고려인삼은 외형상 뇌두가 충실하고 주근이 비후하고 원주형이고 지근의 발달이 양호하여 사람모양을 닮은 형태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고려인삼의 이러한 외형상 특징은 한국의 기후조건과 토양환경 및 발달된 재배방법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
◆ 성 분
인삼에는 배당체(glycosides)성분인 saponin을 비롯하여, 질소함유 화합물로서 단백질, 아미노산, 핵산, 알칼로이드, 지용성 성분으로 지방산, 정유, 폴리아세칠렌, 페놀화합물, 식물스테롤, 테르페노이드, 당류로서 단당류와 올리고당, 다당류, 펙틴질 그리고 비타민류와 무기질 등 매우 다양한 성분들이 함유되어 있다.
이처럼 인삼중에는 여느 생약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여러가지 다양한 화학성분들이 함유되어 있다. 그중 인삼 Saponin 성분은 다른 식물에서 발견되는 사포닌과는 그 화학구조가 전혀 다르다.
그래서 인삼 사포닌을 다른 식물의 사포닌과 구별하기 위해서 인삼(Ginseng)배당체(Glycoside)란의미로 ‘Ginsenoside’라고 부른다.
식물계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사포닌은 oleanane계이고 인삼사포닌은 다른 식물에 거의 존재하지 않는 dammarane 계열의 triterpenoid 사포닌으로 알려졌다.
최근 인삼 중에는 ginsenosides 외에도 여러 가지 약리효과를 나타내는 생리활성물질을 함유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면역증강 효과와 혈당저하효과를 나타내는 다당체 성분을 비롯해서 인슐린 유사작용 물질, 방사선 장해 보호활성물질 등 인삼의 비사포닌계 생리활성물질들이 발견되고 있다.
인삼은 각종 유해한 환경에 대한 신체적 적응능력의 향상과 각종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시켜 생체기능을 정상화하는 작용을 가지고 있다.
신체 상태의 내적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작용을 항상성 즉, Homeostasis라고 하는데, 그중 어느 하나라도 교란이 되면 기능장애가 생겨서 질병이 발생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예를 들면 우리는 외부로부터 끊임없는 stress를 받아 가면서 살아간다. 인삼은 신체적, 정신적, 환경적인 stress에 노출되었을 경우 생체의 내부 환경을 조절해서 사람의 활동에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상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즉, 면역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이처럼 각종 외부자극에 대한 신체의 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해 주는 이른바 “Adaptogen” 활성을 고려삼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일찌기 러시아의 약리 학자인 Brekhmann(1969)에 의해 제창 되었고, 지금까지 많은 과학적 연구 결과에서도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Adaptogenic activity는 인삼이 가지는 여러 약리효과에 최우선하는 작용이며 Adaptiogenic activity의 바탕 위에서 인삼의 다른 모든 약리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생각된다.
◆ 효능
지금까지 많은 한의서에 수록된 인삼의 한방적 효능에 근거하여, 그 동안 국내외적으로 약학, 의학, 생물학적 연구 영역에서 인삼의 유효성분과 약리효능에 대한 다각적 연구가 전개되어, 경험적 효험에 의한 인삼의 다양한 효능이 속속 입증되어 가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지고 있는 인삼의 주요 약리 효능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중추신경계에 대한 작용, 뇌기능 증진효능, 항발암작용과 항암활성, 면역기능 조절 작용, 항당뇨 작용, 간기능 항진효능, 심혈관 장애개선 및 항동맥 경화작용, 혈압조절작용, 갱년기 장애 개선, 항스트레스·항피로 및 성행동 장해 개선 작용, 항위궤양 및 항염증 작용, 신장기능 장애에 대한 효과, 항산화 활성 및 노화억제 효능, 방사선 장애 방어효능, 마약해독 작용, 중추신경계에 대해 흥분 또는 진정효과가 있으며 그 효과는 투여용량에 따라 상이하다.
인삼은 항우울, 항불안, 항통증 및 수면안정화 작용이 있다.
지금까지 한방적 또는 서양 의학적 개념으로 인삼의 가장 주된 효능은 강장효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강장효능은 몸을 따뜻하게 함으로써 혈액순환 등 모든 생체 대사기능을 원활히 하여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작용으로 이해되고 있다.
순환기계의 항상성을 유지해 줌으로써 동맥경화성 질환, 당뇨병, 고혈압 , 암의 예방효과, 암환자의 보조치료 효과, 산부인과 질환에 대한 응용, 간·신 질환 및 Alcohol 해독, AIDS 감염자의 면역기능, 성기능장애 등 기타 생리기능 저하에 따르는 증상에 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