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4년 8월 29일(목) 오후 4시
대상 : 대전 민족사관
내용 : 죄와 벌을 읽고
아! 내 실수다. 분명 리스트를 살피고 또 살폈는데, 왜 이 책이 커리큘럼에 포함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나만 본 것도 아니고 선생님과 학생들과 함께 상의를 했는데, 왜 이 책이 이번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폭망했다. 최근에 했던 수업 중에 가장 힘들고 어려웠다. 책이 너무 방대하고, 내용 파악도 힘들어서 아예 읽지를 못했다. 읽은 녀석들이 아무도 없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글을 지금까지 받은 내용 중에 가장 많다. 무려 9장이나 된다. 거의 한 녀석이 한 장을 넘기기 어려운데, 오늘은 무려 9장이나 된다. 그런데 수업 내용은 폭망했다. 가장 큰 문제는 책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책을 읽지 못하고, 내용 파악이 어려우니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들을 시청했다. 아마 같은 영상을 녀석들이 돌려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요약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그리고 느낀 점은 더 산으로 간다. 저자가 이 소설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것은 발견하지 못하고, 영상을 보고 그저 느낀 점만 윤리적인 교과서처럼 작성해 왔다. 뭐 하면 안 된다. 뭘 한다.
그래도 한 가지 좋아던 것은 죄와 벌이라는 내용이 그래서인지 몰라도 절반 정도의 아이들이 자신의 행한 잘못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후회, 새로운 결심 같은 것을 밝혔다. 특히 자신이 행한 죄가 무엇인고, 그것으로 인해 벌을 받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새롭게 인식하게 되고 깨닫게 된 것들을 나누었다.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책의 내용을 깊이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뭐가 죄고, 뭐가 벌인지, 그리고 그런 시간들을 보내면서 무엇을 깨달았는지 짧게 나누었는데, 이것이 오늘 수업에서 가장 인상이 깊은 부분이었다. 이 책을 커리큘럼을 넣은 것이 실수였지만, 오히려 몇몇 녀석들에겐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행한 과거의 죄와, 그것으로 인해 받고 있는 벌이 무엇인지 새롭게 자각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수업 내용은 엉망이었지만, 이런 부분에서 가장 좋은 시간이었다. 녀석들이 더 깊이 죄와 벌을 대해서 자각하고 고민하면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