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엽경을 모시면서 기쁜 마음에◆
몇가지 볼일로 서울을 다녀 왔습니다
본시 사람이 어둑해서
내가 사는 동네 떠나면
무슨 큰 일이나 나는 줄 아는 사람이
무엇이나 처음이 어렵지 한번 길을 내 놓으니
마음만 먹으면 언제나 먼 길도 지척입니다
이번 서울행은 대예참을 소책자로 하여
핸드백이나 주머니 속에 모시고 다니며
언제 어느 때나 잠시 잠간 시간을 내어
지송하실수 있도록
책을 만들어 보는 것이 목적이고
또 하나는 대웅보전에
각단 마다 밝히는 양초를
파라핀 액으로 켜보는
유리 용기를 마련하기 위함입니다
여러번 교정을 보아도
늘 보는 사람이 보는 눈은
마치 무엇이라도 씌운 것처럼
헛 보는 경우가 많으니
교정의 어려움을 절실하게 느끼는 날이거니와
초를 대신하여 유리 용기를 가지고
파라핀 기름을 넣어 법당에 양초 대신
사용하고자 함은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양초를 만드는 재료는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는 분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양초가 타면서 나는 냄새와 유독성 물질들이
장시간 초를 켜고 사는 법당에서는
서서히 사람들의 호흡기와 뇌 기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수도 있다
하는 이야기를 듣고 난 이후입니다
그분의 말로는
양초가 타면서 나는 유독성 물질은
상당한 독성이 있어서
장시간 그에 노출 되어 있다 보면
머리가 흐려 지고
순환 계통의 흐름이 좋지 않게 되어
만성적인 두통등이 생기며
만성적인 중독이 진행되어
양초를 오래 켜 놓고 정진하면 할수록
공부가 되는 것보다 오히려
탁하고 혼란해 질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몇가지 문제를 이야기 하였지만
우선 알아 듣기 제일 쉬운 말로
우리가 하얗고 투명하리만치 맑은
양초를 좋다하고 쓰는 동안에
그 양초의 부자재로 첨가되는
재질들을 희게 만들기 위해
상당량 들어 가게 되는
표백제와 약품등이 타 들어 가면서
밀폐된 공간이나
공기의 흐름이 좋지 않은 법당에서는
아주 크게 건강을 위협할수 있는
요소가 된다는 것입니다
초를 밀납등을 이용한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면
그런 폐단을 크게 줄일수 있을 것이지만
절에서 쓰다 남은 초를 모아 두면
공장에서 사람들이 와서
그것을 수거하여다 녹여서
각종 부형제와 화공 약품을 가하여
재생용 양초를 제작한다고 생각하면
그런 이야기도 무리는 아닐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어디 양초 뿐이겠습니까
방송에 보면 시중에서 파는
목화솜이라는 재질의 이불과 베개등이
말은 새건이라 하는데 모두다 새것이 아닌
재활용품을 모아 만든 것이고
심지어 버려진 인조 솜까지 수거하여다
재생의 과정을 거쳐 만든다 나오는 지경이요
우리 콩으로 만들었다고 알려 진
고추장 된장의 재료가
대부분 외국의 수입 콩이요
수입 밀등에서도 유전자 변이로 만들어 진
저가 품종들이 적지 않다 하니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우리 땅에서
직접 생산하고 거둔 식자재 이외에는
무엇을 믿고 사용할 것인지
심각하게 따져 봐야 할것입니다
오죽하면 모르는게 약이라 할까마는
그래서 생각하고 구입한 것이
양초 모양의 유리 용기에
파라핀 유를 넣고 심지를 이용해
불을 피는 조금은 새로운 방법의
시도를 해 보는 것입니다
가게에 필요한 양이 모자라서
우선 일부만 구입하여 왔지만
우리 불자님들 다니시는 사찰에서나
집에서 양초를 사용하실 경우는
환기와 환풍에 신경을 쓰시고
가급적이면 사찰의 양초 문화를 바꾸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아래 패엽경은
며칠전 대구의 사경 수행자이신
관음 사랑님과 대성화 보살님등이
어려운 시간 내시어 다녀 가실 때
여러 날 전에 패엽경에 대해 듣게 되어
미리 한질을 부탁을 드려 놓았더니
스리랑카에 다녀 오시는 스리랑카 스님 편에
패엽경을 한벌 모셔다 주신 것입니다
스리랑카 글을 배우지 못하여
아직 경의 내용은 알수 없으나
마치 팔만 대장경을 모시고 정대하는 마음으로
초기 부처님의 원음이 담긴 패엽경을
법당 불전에 고이 모셔 두고는
부처님을 대하듯 예배하고 공경히 모실 것입니다
기본 앨범 란에는 패엽경의 사진과
자재월 보살님이 화선지 전지에 쓰신
금강경 및 일흔네살의 대성화 보살님이
사경하신 금강경 책등 사진이 실려 있으니
한번 친견하시고 수희찬탄하시다가
훗날 인연을 지어
한번 부처님의 경전을 서사수지독송하고
전법하시는데 도움이 되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나는 사경을 하는 것에 대해
아주 어렵게만 생각하는 분들에게
어렵다 하여도 내가 하는대로만 하면 삼개월이면
무엇이라도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하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음 말을 기다립니다
그러면 나는
붓으로 무엇을 쓴다 생각하지 말고
붓과 화선지와 먹과 벼루를 가지고
같이 논다고 생각하라
요즘은 필방에 좋은 먹물이 나오기도 하니
그것을 한병 사다가 붓으로 그림도 그려 보고
글자도 써 보면서 붓의 요리를 알게 되면
석달 안에 결판이 날것이니
한번 시도해 보라 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한가지 더 추가하는 것이
한자를 먼저 쓰기보다
진언으로 나와 있는 범서를
먼저 써 보라 하는데
범서는 한자 보다는 쓰기도 쉽고
모양을 만드는 것도 조금은 쉬워서
자꾸 쓰다 보면 붓의 운필하는 성질을 알아
화선지와 친구가 되면
더 쉬운 이행도의 길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별 문제 없다 싶은 것도 살다 보면
벼라별 문제가 다 많은 것이 인생이고
또 다시 돌아 보면 나에게 언제
이와 같은 재주가 있었나 싶은 것이 인생이기에
지금까지의 공부 방식에다가
한번 조용히 자리하고 앉아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붓을 사용해
정식으로 사경해 보심도
마음에 망상을 제하는데는
아주 좋은 방법이 될것입니다
원효사 심우실에서
-해월스님-
4월 2일 자재월 보살님 다녀 가시면서
모셔 주신 스리랑카의 패엽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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