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3대 연기금 단기매매차익반환 의무 면제.. 더 큰 족쇄 '10%룰'로 투자확대 어려워
'10%룰'과 함께 대표적인 연기금 주식투자의 족쇄로 불리던 '단기 매매차익 반환' 규제가 내주부터 풀린다.
'단기 매매차익 반환'이란 상장사 임직원 또는 주요주주(지분 10% 소유주주 및 사실상 지배주주)가 보유주식을 6개월 이내에 거래해 이익을 얻을 경우 이익을 해당 법인에게 반환시키는 제도다. 미공개정보 이용 등 불공정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연기금들은 이 규제에 묶여 주가가 올라도 차익실현에 나서지 못하는 등 주식운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연기금의 효율적인 주식운용을 위해 단기 매매차익 반환 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김용범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연기금은 미공개정보 이용 우려가 없는 만큼 기금운용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단기 매매차익 반환 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의무 면제 대상은 주식 직접투자를 하는 연기금 중에서도 투자규모가 크고, 내부통제가 구축된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3개 연기금으로 한정했다.
김용범 국장은 "연기금 중에서 주식투자를 하는 곳은 예금보험기금, 신용보증기금 등 더 있지만 그 규모가 미미하고 성격도 다르다"며 "실질적인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운용하는 기금은 이들 3대 연기금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기금 매매라 하더라도 단순투자 목적인 경우에만 의무가 면제된다. 임원 선임과 해임, 정관변경, 조직변경 등 경영참여 목적인 경우는 현행과 같이 단기 매매차익을 반환해야 한다. 내부정보 취득 및 이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기금의 단기 매매차익 반환 의무 면제는 내주 관보게재와 동시에 시행될 예정이다. 따라서 내주부터는 3개 연기금은 주식 보유기간에 상관없이 매매가 가능해져 보다 효율적인 주식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단기 매매차익 반환 규제가 풀려도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는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더 큰 족쇄인 '10%룰'이 아직 풀리지 않고 있어서다. <본지 2월13일자 자통법 무산, 350조 국민연금 주식운용 발목 참조>
'10%룰'은 상장사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주요주주는 지분 변동사항이 있을 때마다 이를 5일 이내에 공시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즉 보유지분이 10%를 넘으면 주식을 한 주라도 사고 팔 때마다 공시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현재 연기금들은 이 룰에 따른 공시부담과 투자전략 노출 등을 우려해 개별종목 주식을 10% 넘게 매수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국민연금은 2009년 지분 10%가 넘는 종목들의 주식을 일괄 처분해 지분율을 끌어내리기도 했다.
업계관계자는 "연기금은 단기투자를 거의 하지 않는데다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종목도 거의 없어 단기 매매차익 반환 면제 효과를 당장 기대하기 힘들다"며 "'10%룰'이 개선돼야 보다 효과적인 기금운용은 물론 증시 수급기반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금융당국은 지난 18대 국회에서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연기금의 '10%룰'을 완화할 계획이었지만 국회 파행으로 개정안 처리는 차일피일 연기됐다. 결국 19대 국회로 넘어왔지만 대선 정국 등에 밀려 법안 처리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주요주주의 공시의무는 법으로 정해져 있는 사항으로 법 개정 없이는 연기금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연기금의 '10%룰'을 완화하기 위해 개정안에 법적근거를 마련했지만 국회처리가 늦어져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