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코앞까지 다가왔네요. 저는 시댁도 친정도 모두 같은 도시에 살다보니, (엎어지면 코닿는(?) 거리^^) 먼길 고생하며 갈일이 없어 참 다행이다 싶지만, 그래도 이 땅의 며느리된 여자로 여러 책임을 앉고 있기도 하지요. ^^
명절 음식 장보기도 해야해서 집 근처 시장에 다녀왔습니다.
청주대학교 사거리에서 서청주방향으로 100m정도 내려오면 자그마한 시장 하나를 만납니다.
청주 북부시장.
바로 어제 종영된 제빵왕 김탁구의 촬영지였던 쌀가게도 있습니다. 김탁구와 서태조가 서로 손목을 묶고 티격태격하며 빵에 쓸 재료들을 나르던 장면에 나오던 그 쌀가게랍니다. ^^
재래시장은 지저분하단 편견이 싹 사라지는 풍경입니다.^^ 깔끔하지요? 우리동네에 바로 이런 시장이 있답니다. 저 지금 자랑질하고 있는거예요. ㅎㅎ
재래시장 물건들을 믿을 수 있겠냐구요? 북부시장 상인회에서 '백백 친절운동' 이란 슬로건으로 스스로 시장 정화운동에 앞장서고 있어요.
100% 원산지 표기 리콜제. 유통기한 속일시 100배 보상제.
방금 나무에서 딴 것처럼 싱싱한 과일들이 정말 탐스럽습니다.
과일가게 이름이 너무 재미있어서 찍었답니다. ^^
'믿고 살 수 있는 소문난 과일'
영양가 많은 장수 식품 브로콜리.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야채중 하나랍니다. ^^
추석 상차림에 빠지면 허전하겠지요. 느타리도 한 움큼 사왔습니다. 버섯전 부쳐야 하니까요. ^^
요건 밑반찬.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이예요. 파래무침. ^^ 새콤달콤하게 무쳐놓으면 달아났던 입맛이 확~~ 살아나잖아요.
가격도 얼마나 싼지 한줄에 천원. 단돈 천원! 한줄이 4덩어리더군요. 양 많죠? 거기다 신선하기까지하고.
우리 애들 좋아하는 인삼. 이걸로 튀김하려구요. 요즘 인삼철인가...? 무지 싸던데요.
우리애들 나이는 어린데 우째 이 쓴 인삼을 그리도 좋아하는지요. 울다가도 인삼 주면 입에 물고, 싱글벙글 언제 울었냐..입니다. ㅋㅋ
추석은 추석인가봅니다. 김이 무럭무럭 나는 송편들이 바쁜 걸음 붙잡고 유혹합니다.
결국 저도 송편 한팩 사들고 왔답니다. 추석에 떡 만들텐데도 말이지요. ^^
지난 무더웠던 팔월의 어느날, 이곳 북부시장을 방문하셨던 이시종 충청북도지사님. 재래시장 상품권으로 직접 물건들을 사시던 모습이 참 인상적으로 내 기억속에 남아 있는 분이십니다.
시장 이곳저곳을 둘러보시며, 상인들과 이야기도 나누시고, 악수도 하시고, 상인들이 나눠주는 먹을거리도 수행원들과 나눠먹으시며, 시찰하시던 모습이 참 인상적이시더군요.
'동네아저씨 같았어요' ^^
북부시장은 청주에서 가장 유명한 삼미족발집이 있는 곳입니다.
메뉴라고는 달랑 요 족발 하나인데, 늘 북적대는 식당이죠.
사진찍는 저를 보며 익살스럽게 포즈를 취해주는 아저씨도, 아이들과 함께 와서 정담을 나누고 있는 아줌마들도,
천장에서 뱅글뱅글 돌아가며 시원한 바람 만들어주는 이 낡은 선풍기 마저도 참 정겹습니다.
편한 것들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요즘, 조금 불편할지 몰라도 여전히 정겨움이 남아 있는 재래시장.
올 추석 장보기 재래시장을 한번 방문해 보는건 어떤지요? 아이들과 함께 가서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맛난 음식도 사먹고.^^
추석 귀경길 조심하시고, 즐거운 연휴보내세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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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원문보기 글쓴이: 빅마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