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유로2004(제 12회 유럽선수권대회) 예선에서 가장 많은 승점을 거둔 프랑스가 2위가 확정된 슬로베니아를 제압, 매번 완벽한 경기내용을 선보이며 7전 전승을 기록했다. 또한, 4조의 스웨덴도 라트비아와 헝가리등의 도전을 뒤로 하고 프랑스와 함께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편,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플레이를 보여주었던 독일도 홈 경기에서 스코틀랜드를 격파하면서 '전차군단'의 강력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고,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3조의 체코 - 네덜란드의 '진검 승부'에서는 3골을 몰아친 체코가 승리를 거두며 본선 진출을 기정 사실화 했다.
■ 1조
(프랑스 21, 슬로베니아 13, 이스라엘 9, 키프러스 7, 몰타 1)
흔들리지 않고 승점 3점을 착실히 쌓아올리고 있는 프랑스는 2위 슬로베니아의 도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라나에서 열린 프랑스와 슬로베니아와의 경기에서는 전반 11분 다비 트레제게(유벤투스)와 후반 28분 올리비에 다쿠르(AS 로마)의 연속골로 미드필더 클로드 마케레레(첼시)의 퇴장 공백에도 불구하고 프랑스가 무난히 완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 행의 '1% 희망'을 품고 있었던 이스라엘은 여지껏 어떠한 승리와 무승부를 따내지 못했던 지중해의 소국 몰타에게 귀중한 '승점 1점'의 선물을 안겨주며 예선 탈락을 확정짓게 되었다.
(루마니아 14, 덴마크 14,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12, 노르웨이 11, 룩셈부르크 0)
사실상의 '조 1위 결정전'이 되었던 덴마크 - 루마니아의 경기에서는 후반 종료 직전, AC 밀란의 수비수 마르틴 라우르센이 극적인 동점골을 안겨주며 덴마크의 1위 진출 가능성을 밝게 했다. 현재 루마니아가 덴마크에 골득실차에서 앞서며 현재까지 1위를 달리고 있지만(루마니아 +12, 덴마크 +6), 덴마크는 보스니아와의 원정경기에서 최소한 무승부를 거둔다면 본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그러나, 아드리안 무투(첼시)와 판쿠의 연속골로 본선 진출을 눈앞에 두었던 루마니아로서는 덴마크와의 무승부는 두고 두고 가슴에 남을 아쉬운 한판이었다. 따라서, 무승부를 거두며 8경기를 모두 마친 루마니아로서는 최소한 2위 자리는 맡아 놓은 상황이지만, 덴마크와 보스니아의 일전이 어떠한 경기 결과가 나오든지 현재의 1위 자리 사수는 불가능하다.
강팀들의 틈바구니에서 현재까지 놀라운 선전을 보이고 있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이하 보스니아)는 약체 룩셈부르크에게 1-0 신승을 거두면서 본선 진출의 희망을 이어나갔다. 전반 36분, 특급 공격수 세르게이 바바레즈(함부르크 SV)의 결승골로 4승째를 기록한 보스니아는 마지막 경기인 덴마크와의 홈경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승점 15점을 기록해, 극적인 '막판 뒤집기'로 본선 직행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덴마크 2 - 토마손 34'(PK), 라우르센 90'
루마니아 2 - 무투 61', 판쿠 71'
룩셈부르크 0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1 - 바바레즈 36'
잔여경기 : 노르웨이 - 룩셈부르크,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 덴마크(10월 11일)
■ 3조
(체코 19, 네덜란드 16, 오스트리아 9, 몰도바 6, 벨라루스 3)
3조의 최대 승부처이자 강호간의 대결로 관심이 모아졌던 체코와 네덜란드의 대결에서는 홈팀 체코가 얀 콜러(도르트문트), 카렐 포보르스키(스파르타 프라하), 밀란 바로스(리버풀)의 연속골로 라파엘 반 더 바르트(아약스)가 1골을 만회한데 그친 네덜란드를 격파하고 사실상 본선 진출을 확정하며 홈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었다.
홈에서 4전 전승을 기록하며 막강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는 체코는 이번 예선전에서 신-구의 완벽한 하모니가 절정을 맞으면서 지난 유로2000에서의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눈앞에 두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같은 길을 걸어왔지만, 이번 '1위 결정전'의 실족으로 플레이오프 행을 눈앞에 둔 네덜란드는 체코가 오스트리아 원정경기에서 패배한다는 전제하에 약체 몰도바를 대파하면 1위를 되찾을 수 있다는 '계산'이 존재하지만, 현재 절정의 경기력을 펼치고 있는 체코의 실력과 무려 8골이나 차이나는 골득실 앞에서는 그러한 계산이 매우 희박해 보인다.
체코 3 - 얀 콜러 15'(PK), 포보르스키 37', 바로스 90'
네덜란드 1 - 반 더 바르트 61'
몰도바 2 - 다두 26', 코발시우크 88'
벨라루스 1 - 바실루크 90'(PK)
잔여경기 : 오스트리아 - 체코, 네덜란드 - 몰도바(10월 11일)
■ 4조
(스웨덴 17, 라트비아 13, 헝가리 11, 폴란드 10, 산 마리노 0)
'북구의 강자' 스웨덴이 폴란드와의 원정경기에서 미카엘 닐슨과 올로프 멜베리(아스톤 빌라)의 연속골로 본선 진출을 자력으로 확정시켰다. 2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경기였던 라트비아와 헝가리의 경기에서는 홈팀 라트비아가 무난한 승리를 거두고 2위에 오르며 사상 첫 본선 진출의 희망에 부풀어 오른 상태.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패배한 헝가리와 폴란드도 기회는 남아있는 상황. 라트비아가 스웨덴과의 원정경기를 남겨놓은 만큼 마지막 경기에서 '진검 승부'를 벌이게 될 헝가리와 폴란드는 승패 여부에 따라서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거머쥘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지난 주, 아이슬란드와 무승부를 거둔 뒤 잇단 팀의 부진으로 몸살을 앓았던 '전차군단' 독일이 도르트문트의 홈 구장 베스트팔렌슈타디온에서 열린 스코틀랜드와의 일전에서 2-1승리를 거두고 본선 진출의 가시권에 도달했다. 굵은 장대비 속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는 전반 25분, 프레디 보비치(헤르타 베를린)과 후반 5분, 미카엘 발락(바이에른 뮌헨)의 페널티 킥으로 승기를 잡은 독일은 닐 맥칸(글래스고 레인저스)의 추격 골을 앞세운 스코틀랜드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틀어막는데에 성공했다.
[사진: 첫 골을 터트리며 팀의 부진 탈출에 기여한 프레디 보비치.(게티이미지/유로포토)]
예선전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실망감을 안겨 주었던 보비치와 케빈 쿠라니(슈투트가르트)의 투톱을 다시 가동한 독일은 이 둘의 조화가 잘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여러 주전들의 부상 공백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아이슬란드와의 홈 경기에서도 2연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패배한 스코틀랜드는 독일이 아이슬란드에 승리를 거둔다는 가정하에, 홈 경기에서 리투아니아를 반드시 이겨야하는 과제를 남겨두게 되었다.
한편, 상위권 팀들을 거세게 추격했던 리투아니아는 약체 페로 군도에 3-1 승리를 거두며 승점 10점에 도달했지만, 경쟁 팀들에 비해 골득실에 크게 뒤져(-3) 사실상의 탈락을 눈 앞에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