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오랫동안 내 등을 덮고 있던 긴 머리를 과감하게 잘랐습니다.
머리가 너무 많이 상해서 도저히 참을 수 없었거든요.
기왕 자르는 거 분위기도 쇄신할 겸 해서 팍~~ 잘랐습니다.
단발커트라구요... 소위 아나운서 머리이죠.
그렇게 과감하게 머리를 자르고서 제가 요즘 다니는 기체조 센터에 갔습니다.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많이 놀라더군요.
그 이후엔... 만나는 사람마다 다들 놀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생각해보니...
같은 기체조 센터 사람들,
대학원 사람들,
우리 동아리 사람들,
전가대협 같이 활동하던 친구들,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
과외하는 학생들과 어머니들,
제 남자친구,
옛날 PC 통신할 때부터 같이 알고 지내던 친구와 후배들,
초등학교 동창 친구,
고등학교 동창 친구,
저와 같이 스터디 하는 친구들,
그리고 우리 가족들...
이렇게 엄청난 사람들을 놀라게 하겠더군요.
제가 이렇게 많은 고리에 연결되어 있는 줄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후후..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네요.
제가 대학교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직전에
긴머리를 싹둑 잘라 커트머리로 바꾼 적이 있습니다.
그 머리로 도서관에서 시험공부하는데 동아리 선배들이 저를 못 알아보더군요.
다들 이렇게 생각했답니다.
"유리랑 진짜 많이 닮은 남자애가 있네..." ㅋㅋㅋ
저라는 걸 알고 난 후의 선배들의 반응이란... 후후..
게다가 대인 오빠는 절 조용히 따로 불러내더군요.
"**형이랑 무슨 일 있지? 괜찮아... 얘기해봐..."
제가 갑자기 그렇게 머리를 자르니까 대인오빠 생각에
제가 당시 사귀고 있던 (쩝...) 선배와 헤어졌나 싶었나봐요.
아무리 쌍수 흔들며 "아니예요.. 진.짜. 아무일도 없었어요.."라고 말해도 믿지를 않더군요.
그때 정말 진땀 뺐습니다. ㅋㅋㅋ
이번에도 아무 일 없습니다. ^^
남자친구와는 원래 남들이 보면 사귀는 거 맞냐고 묻는 정도라
별 일 있을 것도 없습니다. :p
자른 머리가 더 낫다네요. 더 어려보인다는 사람들도 있구요.
다음주엔 강의하러 원주 내려가서 우리 학생들이랑 동아리 사람들을
깜짝 놀래켜주고 와야겠습니다.
재밌네요. ^^
카페 게시글
〃나〃 졸업선배님마당
끄적끄적
머리를 잘랐습니다.
정유리
추천 0
조회 55
03.06.06 10:52
댓글 1
다음검색
첫댓글 아나운서 머리 언니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보고싶다. 긴머리 잘라내고나면 한동안은 기분이 가벼워지는데... 언니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