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우리 가족은 매일 밤 저녁 식탁에 둘러앉아 묵주기도를
바치곤 했다. 자라면서 방과 후 활동과 아르바이트 등으로 바빠지자
예전처럼 자주 모여 묵주기도를 바치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도 저녁
식탁에 모두 함께 모이는 날이면 언제나 묵주기도를 바치는 전통을
계속했다.
그렇게 온 가족이 바치던 묵주기도 시간이 그리워서 나는 매일 혼
자라도 기도를 바쳤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
그리고 직장을 갖고 결혼해서 한 가족을 이룰 때까지 이 특별한 기도
를 매일 바치고 있다. 가톨릭 신자가 아닌 남자와 결혼했지만 남편은
기꺼이 미사와 아이들의 교리 학교에 참석해 주었다. 그러나 가톨릭
신자가 되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우리 가족의 일상이 바빠지던 시기에 나는 가족과 함께 묵주기도
의 전통을 나누고 싶었다. 어느 날 아이들에게 저녁 식사 후에 각자
의 묵주를 가지고 식탁에 모여 묵주기도를 바치자고 말했다. 그런데
큰딸 줄리가 자기 방에서 묵주를 들고 울면서 뛰쳐나오는 것이었다.
딸애가 내미는 묵주를 보니 세 조각으로 끊어져 있었다. 다른 묵주를
주겠다고 했지만 아이의 마음을 달랠 수 없었다. 외할머니에게서 받
은 묵주로 아이에게는 아주 특별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손재주가 있어 늘 집안 여기저기를 손봐 주는 남편에게 딸아이의
묵주를 고쳐 달라고 했다. 남편은 묵주알이 너무 많이 없어져서 원래
대로 고치기 힘들겠다고 하면서 딸아이의 서랍에 끊어진 묵주를 다
시 넣어두고 우리는 함께 식사를 하러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식사가 끝나고 내가 세계 각지를 여행하면서 사 온 묵주 가운데 하
나를 줄리에게 주었다. 그 묵주로 함께 묵주기도를 했지만 아이의 표
정은 밝지 않았다. 설거지를 끝내고 줄리의 방으로 올라갔고 다른 가
족도 언제나 처럼 내 뒤를 따랐다. 혹시 망가진 묵주를 고칠 수 있을
지 한 번 더 살펴보려고 서랍을 열고 묵주를 꺼냈다. 그런데 참으로
놀랍게도 묵주는 원래대로 완벽하게 연결되어 있었고 없어진 묵주알
도 없었다!
우리 가족은 그때까지 함께 있었고 그 묵주를 고치려고 딸의 방에
들어간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우리는 예수님께 감사
의 기도를 드리고 당신의 어머니를 우리의 어머니로 모시게 해 주신
것에도 감사했다. 많은 친구와 친지들에게 이 기적을 이야기해 주었
고 모두들 기뻐하며 특별한 축복을 주었다.
그리고 얼마 후에 또 하나의 기적이 일어났다. 오랫동안 가톨릭교
회에 함께하는 데 관심이 없었던 남편이 가톨릭 신자가 되겠다고 선
언했던 것이다. 남편은 그 다음 부활 성야에 가톨릭 신자가 되었다.
우리 어머니는 묵주기도로 원하는 것을 청하면 불가능한 것도 이
루어질 것이라고 예전부터 늘 내게 말씀하셨다.
-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포트밀에서 카멜 R. 길로그리 -
첫댓글 사실 성모님의 기적은 일어나고 있음이 사실입니다. 저두 화곡동 살때 제가 잠시 쉬는 교우로 있을때 성모님이 제게 보여주신 기적이 있지요.
사실 교우들에게 얘기하면 그 현장을 보려고 다들 줄설듯싶어 조용히 우리 자매들만 보고 현장을 지웠습니다. 어느땐 스마트폰으로 사진이라도 찍어둘걸 그런생각도 들지만
그러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도 합니다.
기적은 우리의 삶에서도 가끔씩 경험합니다. 청담골님도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생각하지도 못했거나 갑가기 어떤 좋은 일이
생겼을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가만히 과거를 뒤돌아 생각해 보면 그것들이 하늘에서 배푸는 은총이며 기적이었음을 알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