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뷰티한국 최지흥 기자]물에 대한 화장품의 상식이 깨지고 있다. 화장품 제조는 간단한 의미에서 보면 물(정제수)와 특정 성분들의 결합으로 탄생되며, 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70~80%에 달한다.
즉, 물은 화장품의 핵심 성분인 셈. 때문에 화장품 제조 공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수시설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해외 진출시에도 물이 좋고, 정수시설이 있는 지역을 찾는 것이 기본이다.
최근 이러한 화장품에 함유되는 물에 대한 상식이 깨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정제수 대신 대나무수, 빙하수, 온천수, 해양심층수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특정 지역의 물과 특정 성분이 함유된 물을 사용하는 화장품들이 늘고 있는 것.
특히 그동안 정확한 물의 출처를 밝히지 않았던 마케팅도 변화되어 어느 지역의 어떤 물이라는 디테일한 부분까지 소개하며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어 주목된다.
또한 그동안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제주도 삼다수가 아닌 다른 지역의 물들과 다양한 성분을 결합한 물들이 정제수 대신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성분의 하나로 함유되기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발아식품 화장품 브랜드 프리메라의 ‘미라클 씨드 에센스’는 전북 정읍의 연꽃씨앗 발아수 93.1%를 함유한 제품이다.
항산화와 보습효과가 뛰어난 연꽃 씨앗 발아수가 피부에 수분을 보충해주고, 피부 결을 정돈시켜주어 다음 단계 제품의 흡수를 도와준다는 것이 프리메라 측의 설명이다.
미라클 씨드 에센스의 주요 원료인 연꽃씨는 전북 정읍과 아리따운 구매를 체결해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채집된 유기농 연꽃씨앗을 사용해 재배된 것이다.
또한 리리코스의 ‘마린 하이드로 앰플 EX’은 605m, 2°C의 깊은 동해 바다 속에서 700년 전 태고의 생명력을 응축한 고유수인 동해 해양심층수에서 발견해 낸 강력한 보습 성분인 동해 심층수포뮬러™가 함유된 제품이다.
LG생활건강의 오휘가 선보인 ‘오휘 더 퍼스트 셀 소스(O HUI The First Cell Source)’는 물(정제수)을 대신해 세포 배양 배지 원액을 90.3% 담아 개발된 제품이다.
오휘 피부과학연구소는 세포 배양 배지 원액을 화장품 포뮬라화한 오휘의 독자 성분 셀 소스™ 성분은 세포배양을 위해 필수적인 각종 아미노산과 성장 인자 등 풍부한 영양 성분을 함유한 생명공학 성분이다.
동양생명과학이 최근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는 크레모랩 브랜드 제품은 금진 온천수를 활용해 개발된 온천수 화장품이다.
금진 온천수는 TDS(Total Dissolved Solid: 미네랄 용존량)가 3만7600mg/L로 다른 지역의 온천수에 비해 그 함량이 매우 높고 체액과 흡사한 약 알칼리성으로 셀레늄, 바나듐, 아연 등 세계적으로 보기 힘든 희귀 미네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또한 칼슘과 마그네슘의 비율이 1.618:1로써 인체에 흡수되기에 가장 이상적인 황금비율을 가졌다는 것이 동양생명과학의 설명이다.
코리아나화장품의 ‘비취가인 천비방 수(水) 크림’은 다양한 성분을 함유해 새로운 물 성분을 개발한 케이스다.
이 제품은 항산화와 보습에 좋은 금은화, 동백꽃, 매화, 백련화, 이화꽃, 홍화꽃, 회화꽃 등 순수 우리 꽃을 우려서 만든 물과 자작나무 수액을 더한 칠화칠정수액을 함유했다.
더샘이 올해 초 출시한 ‘모이스처 퍼펙션 메이크업 픽서 미스트’는 울릉도 해양심층수를 함유한 제품이다.
울릉도 해양심층수는 울릉도 4.7km 앞, 청정 바다의 심해 650m에서 취수한 해수로 이 해협은 수심이 깊어 다른 해역과는 섞이지 않는 고유수를 형성하고 있으며 수심이 깊어 어느 지역보다 청정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더샘 측의 설명이다.
또한 더샘은 저온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어 풍부한 영양염류와 미네랄을 함유돼 피부를 촉촉하고 건강하게 가꾸어준다고 소개했다.
이외에도 정제수 대신 자작나무 수액을 함유한 참존화장품의 ‘알바트로스 워터풀 파워 크림’, 헤르시아가 정제수 대신 자연에서 얻은 산수유 발효 水를 함유해 개발한 ‘셀레오페 아쿠아틱 에디션’, 하와이지역의 해양 심층수와 자생 식물 성분을 함유해 지친 피부에 생기를 충전해주는 네이처리퍼블릭의 ‘하와이안 프레시’ 라인, 정제수 대신 천연 발효로 얻어진 고농축 히알루론산을 80% 함유, 보습력을 강화한 제니스웰의 ‘히아루론산 80 세럼' 등 이른바 ‘물이 다른 화장품’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화장품들의 마케팅이 디테일해지면서 소비자들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화장품에 정제수 대신 함유하는 물 성분에 대한 안전성 검증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제수는 말 그대로 다양한 방법으로 정제되어 순수한 상태의 물을 의미하며 일반 물에 있는 세균들을 제거해 화장품의 변질이나 부패, 산화 등을 막는 의미를 갖고 있음에도 정제수 대신 다른 물을 쓴다는 차별성을 강조해 정제수에 대한 소비자들의 올바른 이해를 방해하고 정제수가 아닌 물을 사용해 안전성 문제 위험도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