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시공능력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삼성물산이 지난 42년 동안 1위를 고수해온 현대건설을 누르고 1위로 부상한 데 이어 지난해 6위였던 현대산업개발이 4위, 최근 고려산업과 합병한 두산산업개발이 9위에 오르는 등 대형업체 순위 다툼이 치열했다. 그러나 현행 시공능력 평가제도가 시공실적 및 기술보다는 자본금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 1위 랭크, 업체순위 지각변동=건설협회가 확정, 발표한 건설업체 시공능력 순위에 따르면 공사실적과 경영평가, 기술자수, 신인도 등을 종합 평가한 결과, 삼성물산(건설)이 총 4조9854억원대로 1위에 올라섰다. 이로써 삼성은 지난 78년 신원개발을 인수해 건설업에 뛰어든 지 26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반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온 현대건설은 4조3583억원으로 2위, 대우는 4조2324억원대로 3위를 차지해 각각 한 단계식 밀렸다. 또 현대산업개발이 3조5560억원대로 지난해보다 2단계 올라선 4위에 랭크됐으며, 대림산업은 3조4722억원으로 지난해와 같은 5위, LG건설은 3조4420억원대로 지난해보다 2단계 밀려 6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포스코건설 7위, 롯데건설 8위, 두산산업개발 9위, 한진중공업이 10위를 기록했다. 특히 두산산업개발은 두산건설과 고려산업개발 합병으로 토목건축공사업 시공능력 평가액이 1조3381억원대로 10위권에 진입했다. 또한 중견 건설업체인 동원개발이 112위에서 74위, 서해종합건설이 118위에서 7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기술ㆍ실적위주 평가 요구도=올초부터 시공능력 평가제도 개선을 놓고 업계 간 줄다리기가 치열했다. 이는 공사에 영향을 미치는 공사실적 평가액 비중이 경영평가액 비중을 밑도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 올해 평가의 경우 경영평가액 비중이 41.2%에 달해 공사실적 평가액 비중(39.1%)을 앞질렀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실적이나 기술능력보다 자본금에 의해 좌우되는 현재의 평가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자본금 등은 업체의 경영상태 개선 정도와 신뢰도를 파악할 수 있는 주요인이기 때문에 이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