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히 삭제된 PSG 욱일기 영상… 대신 항의한 프랑스인, 누군가 했더니
문지연 기자 - 어제 오후 4:30
프랑스 명문 축구팀 파리생제르맹(PSG)이 일본투어 홍보 영상에 욱일기 이미지를 사용했다가 2시간여 만에 급히 수정한 사실이 알려지자, 그 배경에 대한 이야기가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 출신 방송인 파비앙이 직접 구단에 연락을 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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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G는 16일(한국 시각) 공식 유튜브 채널에 ‘PSG 일본투어 2022’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27년 만에 나서는 일본투어를 홍보하기 위한 것으로 오는 20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총 3차례 치러지는 경기를 예고했다.
문제는 영상 속 등장하는 특정 장면이었다.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가 배경에 펼쳐져 있고 그 위로 일본 건축물과 벚꽃 나무가 우뚝 선 모습이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일부 국내외 축구 팬들의 지적이 이어졌고 나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와 다를 게 없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후 영상은 별다른 설명 없이 삭제 조치됐다. 게시된 지 2시간여 만이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욱일기 장면을 삭제한 영상이 다시 등장했다. 네티즌들의 항의를 받아들인 것으로도 볼 수 있지만, 여기에는 한국에서 방송 활동 중인 프랑스인 파비앙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파비앙은 이날 오후 PSG 팬카페에 구단 측 관계자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파비앙은 “대부분의 유럽인은 (욱일기가) 일본 국기 또는 비디오 게임에 나오는 깃발 정도로 생각하지만 일본의 전쟁 범죄와 연관돼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그 의미가 더욱 심각하다”며 욱일기가 가진 의미를 설명하고 수정을 요청했다.
이에 구단 측은 “알려줘서 고맙다. 당신의 조언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적절한 조치를 약속했고 실제로 잠시 후 영상이 삭제됐다.
파비앙은 이같은 상황을 전하며 “영상을 보고 상처받은 분들에게 대신 사과드린다. 영상은 수정해 다시 올린다고 한다. 이번 실수를 통해 많은 프랑스, 유럽 사람들이 배웠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유튜브 댓글을 통해서도 “(구단 측이) 유럽에서 인식이 낮아 전혀 몰랐다고 한다. 한국 팬들에게 사과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파비앙은 13년째 한국에 사는 프랑스인으로 방송 출연으로 얼굴을 알린 뒤 배우, 모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4년 예능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 등장하며 인기를 얻었고 각별한 한국 사랑으로 ‘대한외국인’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여러 드라마에도 조연으로 출연했는데 2008년 ‘에덴의 동쪽’을 시작으로 ‘시크릿 가든’ ‘더킹 투하츠’ ‘미스터 션샤인’ 등에서 연기했다. 태권도 실력자로 알려져 있으며 축구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최근에는 유튜브 영상과 예능에서 한국 영주권 획득 소식을 전하며 팬들의 축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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