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최근 서울 시내 주요 아파트들의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려가자 원정 투자에 나선 외지인들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상경 투자’는 실수요보다는 투자 수요인 경우가 많은데 서울에서 지역을 불문하고 가격이 내려가자 이를 저점으로 인식하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갭투자에 나선 수요가 많은 데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14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1월 외지인(시도 기준)들의 서울 아파트 거래는 1004건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246건이었던 것에 비해 4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서울 아파트 매매 비중으로 따져도 외지인들의 투자 수요가 상승하는 속도는 서울 거주자들보다 빠르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서울 아파트 거래 4529건 중 외지인이 매수자인 거래는 1004건으로, 22.1%의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매달 13.8→14.6→17.5→20.2→22.1%로 꾸준히 오름세를 나타낸 것이다. 최근 들어 서울 아파트 4채 중 1채는 외지인들이 사는 셈이다.
현장에서는 외지인 매수가 느는 것과 더불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도 다시 늘어날 조짐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한동안 뜸했던 지방의 매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매수 가격을 정해놓고 가격이 맞는 급매물이 있으면 당장 계약을 위해 상경하겠다는 전화도 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이 나중 실거주를 위해 당장은 갭투자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하락하는 때에 지방 자산가들의 서울 원정 투자 증가 추세는 과거에도 되풀이됐던 일이라며 한동안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에 거주하는 실수요자들은 집값 전부를 마련해야 하는 만큼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매수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반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원정 투자는 금리에 영향을 덜 받는다”며 “지방의 미분양이 심각한 상황에서 서울의 급매물을 일종의 기회로 인식한 지방 자산가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서영상 sang@heraldcorp.com https://naver.me/FNl0O4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