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로 회계..원화빚을 외화빚으로 계산..원화절하돼야 수혜
"해운업계는 원/달러환율하락 수혜주가 아닙니다. 오히려 거꾸로입니다. 환율이 올라야(원화절하)돼야 득을 봅니다"
외화빚 많은 해운업계가 상식과 달리 원화절상 피해를 보고 있다. 해외운송이 대부분인 업계특성상 달러화로 회계하고 결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회사는 마치 미국회사처럼 원화 부채가 외화부채로 잡혀 지금처럼 환율이 떨어지면(원화절상) 외화부채가 늘어나는 것으로 잡힌다. 원화가 절하돼야 달러환산 부채가 줄어들고 순이익 계상때 달러환산환 이익이 늘어나는 것이다.
원화로 회계관리를 하는 항공업계와는 거꾸로다. 항공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외화 부채에서 평가이익이 발생해 수천억원의 이익을 보는 구조다.
한진해운 (13,400원 500 3.9%)은 17일 원/달러 환율이 5% 하락할 경우 법인세 차감 전 순익이 1070억원 상당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의 올 상반기 순손실이 3400억원 가량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3조원에 가까운 원화 부채가 원/달러 환율의 변화에 따라 평가 손익이 장부에 반영되는 탓이다.
한진해운은 사업보고서에서 "법인세차감전 손익에 영향을 미치는 환율효과는 기능통화인 달러(USD)에 대한 다른 통화들의 변동효과 합계로 계산된 것"이라며 "보유하고 있는 외화 포지션에 대해서는 환율변동으로 인한 손익변동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통화스왑 등을 통해 변동성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STX팬오션 (3,820원 210 5.8%)도 지난 6월 기준 환율이 10% 내리면 약 1365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운업체들은 달러화를 기준으로 모든 거래를 결산하기 때문에 외화 부채로 분류된 원화 부채의 평가손익이 다른 업종과 거꾸로 나타난다"며 "항공업계와는 반대로 환율 인하 시 피해를 보는 업종"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