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리너와마을에서 만나는 상큼한
머루와인
삼척시 육백산의 산골 마을에는 오래전 풍경을 간직한 너와마을이 있다. 머루가 보랏빛으로 익는 9월이면 신리너와마을은 더욱 활기차다. 다양한
산골 체험과 맛있는 산촌 음식, 너와집에서 보내는 하룻밤까지 추억 가득한 너와마을로 떠나보자.
[왼쪽/오른쪽]9월 중순이면 너와마을의 머루가 보랏빛으로 익는다 / 중요민속문화재 33호 신리
너와집
산골 생활의 현명한 건축법, 너와집
오래전 산간 지역에 터를 잡고 살던 화전민은 산 나무를 불태워 없애고, 그곳에 씨앗을 뿌려 밭을 일구었다. 그들이 살던 너와집은 나뭇결에
따라 판자로 자른 너와를 지붕에 얹은 형태다. 산간 지역에서는 농사를 지을 수 없어 짚 같은 재료 대신 구하기 쉬운 소나무와 전나무 등을 사용해
지붕을 얹었다. 널빤지를 아무렇게나 올린 듯해 미완성된 지붕처럼 보이고 사이사이 구멍으로 빗방울이 스밀 것 같지만, 너와는 비에 젖으면 팽창하여
묵직해지기 때문에 비가 새지 않는다. 되레 구멍으로 공기가 통해서 환기가 되고, 실내 습도도 적당히 유지된다. 겨울이면 너와에 눈이 쌓이니 보온
효과도 있다.
내부 구조 역시 일반 가옥과 다르다. 집 안에 축사를 두어 재산 목록 1호인 가축을 지켰다. 집 안 전체의 보온을 위해
아궁이 역시 내부에 두었고, 그 옆 공간에 불씨를 보존하는 ‘화티’를 담았다. 집 안을 밝혀주는 ‘두둥불(호롱불을 설치하는 곳)’과 벽난로
역할을 하는 ‘고쿨(아궁이의 강원도 사투리)’ 역시 너와집 내부의 특징이다. 너와집은 산골에서 살기 위한 현명한 건축법인 셈이다.
내부 출입은 안 되지만, 너와집의 외관과 집터를 구경할 수 있다.
1960년대까지 너와집이 가장 많이 분포한 곳은 강원도인데, 한국전쟁 이후 산림 보존의 중요성으로 '화전정리법'이 시행되면서 화전민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다. 지금 남은 너와집 몇 채는 함경도 부근과 울릉도, 삼척시 신리에서 보존된다.
신리너와마을 체험 시설 안 작은 연못
1박 2일로 즐기는 산골 마을 체험
도계읍에 속하는 신리너와마을은 태백산맥 자락 육백산에 위치한다. 이곳에는 너와집 세 채가 중요민속문화재 33호로 보호된다. 지금은 빈집인
김진호 가옥과 강봉문 가옥은 150년 전 건축된 것으로 전해진다. 집과 여러 부속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내부 관람은 금지되지만, 너와집 외관과
집터를 살펴볼 수 있다. 윤영원 가옥으로 알려진 너와집은 내부 수리 후 주민이 살고 있으며, 마당 뒤편에는 옛 물레방아가 아직 남아있어 분위기를
더한다.
체험 시설 안 너와집 펜션
윤영원 가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너와마을 체험 시설이 있다. 2002년 너와마을이 정보화마을로 지정된 후 운영되는 곳으로, 사무실과
펜션, 식당, 농촌 문화 체험장 등 너와집 10여 채를 재현해 놓았다. 광장에는 소박한 연못과 어린이 놀이터, 족구장이 마련되었고 제기차기와
굴렁쇠 놀이 등을 즐기는 민속놀이 마당이 있다.
다양한 체험이 진행되는 너와마을
연중 진행되는 체험은 두부 만들기와 떡메 치기, 천연 염색 등이다. 너와집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은 굴피 액자 만들기와 너와 쪼개기가
있다. 굴피 액자는 너와가 되는 참나무의 굵은 껍질에 글씨를 써서 만드는 것으로 오래 추억할 수 있는 기념품이 된다. 중요민속문화재로 보호되는
너와집까지 경운기를 타고 오가는 경운기 마을 관광도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경험할 수 있는 체험이다.
계절별 프로그램은 농사 체험으로,
봄에는 파종, 여름과 가을에는 수확이 주를 이룬다. 1박 이상 캠프에 참여하면 직접 수확한 옥수수와 감자를 모닥불에 구워 먹을 수 있다.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지만, 체험 신청은 10명 이상 가능하다. 여러 가족이 함께 방문하거나 마을에 문의해서 다른 예약자가 있는 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체험 비용은 5,000원부터, 숙박과 함께 신청하면 패키지 이용이 가능하다.
너와로 만든 너와집 지붕
너와집 펜션은 총 6동으로 4인실 4동, 6인실과 10인실이 한 동씩 있다. 외형은 너와집이지만 내부는 일반 온돌방으로 꾸며져 지내기
편하다. 숙박비는 평일 7만 원, 주말 8만 원부터다.
[왼쪽/오른쪽]쫄깃한 곤드레막국수 / 생감자를 갈아 만든 감자전
사무실 옆으로 너와마을 식당이 운영된다. 산채비빔밥과 된장찌개, 청국장 등 직접 채취한 산나물과 장으로 차리는 메뉴가 있다. 계절 메뉴로는
여름에 곤드레막국수와 겨울에 산촌칼국수가 있고, 생감자를 즉석에서 갈아 만드는 감자전도 판매된다. 닭볶음탕과 백숙 등은 예약해야 한다.
너와마을영농조합법인의 삼척너와머루와인공장 전경
머루의 진한 향과 맛, 머루와인
신리너와마을에는 삼척너와머루와인공장이 있다. 2005년 설립된 너와마을영농조합법인으로 지역에서 주민이 재배한 머루로 와인을 담근다.
너와마을이 정보화마을로 선정된 2002년 마을 내 8개 농가에서 머루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19개 농가가 연간 50t을 생산한다.
너와마을의 머루는 향과 맛이 강한 이유는, 해발 600m 산악 지형의 특성상 외부에서 유입되는 오염 물질이 적고, 석회암 지대에서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되기 때문이다.
[왼쪽/오른쪽]시음을 요청하면 ‘끌로너와 머루와인’을 맛볼 수 있다. / 진한 향과 색을 뽐내는
머루와인.
지붕에 너와를 얹은 공장에는 와인을 구입하고 시음하는 공간이 있다. 시설 내부와 저장고 견학도 가능한데, 저장고에는 머루와인 약 5만 병이
15~17℃에서 발효된다. 이곳 머루와인의 이름은 ‘끌로너와’. 스위트와 드라이 두 종류다. 머루와인 발효초와 머루 발효액도
제조?판매된다.
[왼쪽/오른쪽]너와마을의 머루와인 끌로너와 / 머루와인 저장고 입구
9월 중순 이후는 머루 수확 시기다. 이맘때면 머루 수확 체험이나 머루와인 만들기에 참여할 수 있다. 해마다 수확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마을로 문의해서 체험 가능한 날짜와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신리너와마을에서의 9월 여행이 기대된다.
여행정보
신리너와마을
주소 :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문의재로 1113
문의 :
033-552-1659
너와마을영농조합법인(삼척너와머루와인공장)
주소 :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문의재로
1274
문의 : 033-552-3560
1.주변 음식점
동활보리밥 : 보리밥 /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가곡천로 554-25
/ 033-573-3239
육백산신토불이 : 순두부·닭 요리 /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황조길 127 /
033-541-5563
텃밭에노는닭 : 물닭갈비 /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도계로 334 /
033-541-9989
2.숙소
하이원추추파크 :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심포남길 99 / 033-550-7788
산목련펜션 :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문의재로 1341 / 033-553-3229
풍곡통나무집 :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곡안길 17-18 / 033-573-0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