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역을 지나 광진교와 연결되는 천호 구사거리로 접어드니 좁은 길에 시장 상인들의 노점이 줄지어 늘어서 행인들의 발걸음을 잡아끈다. 갖가지 물건들이 가득한 재래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요즘의 불경기 때문인지 왁자지껄한 시장만의 생기는 간데 없고 한산한 시장풍경이 이어진다. 좀 더 안쪽의 골목길에는 여느 곳과 다를 바 없는 다가구 주택과 허름한 단독주택들이 빼곡이 들어서 있어 뉴타운지역임을 실감케 한다.
14개 구역의 천호뉴타운
서울시의 2차 뉴타운 중 하나로 지정된 천호뉴타운은 1구역부터 14구역까지의 14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이 가운데 전략사업구역인 1·2구역은 추진위 승인을 받아 사업을 추진중이고, 3구역∼14구역까지의 나머지 구역들은 노후도 기준이 충족되지 않아 2009년∼20012년부터 순차적으로 재건축방식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동구에서는 1단계로 전략사업구역인 1구역과 2구역을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2단계로 2009년부터 단독주택지역도 지구단위계획 등의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해 재건축사업이 가능한 시기에 맞춰 순차적으로 공동주택단지로 개발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며, 주민 의견에 따라 기본계획 범위안에서 블록별 통합 사업도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천호뉴타운의 대표적 사업구역인 1구역은 속칭 ‘천호동 텍사스’라 불리는 집창촌과 천호시장, 동서울시장, 천호신시장 등의 재래시장, 해공주차장 일대를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통합 개발하는 것으로 30층 내외의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이 지역에는 판매, 영업, 업무, 근린생활, 주거, 문화, 복지시설 등이 복합적으로 들어서게 되어 향후 서울동부지역의 쇼핑과 문화의 명소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2구역은 1구역과 인접해 있는 노후한 단독주택지로 1만여㎡의 소규모 구역이지만 지난 2월 정비구역지정까지 마쳐 천호뉴타운 중 가장 빠른 사업추진을 보이고 있다.
나머지 구역들은 2009년부터 순차적으로 개발이 가능해 아직까지는 몇몇 주비위원회 성격의 가칭 추진위들만이 활동을 할 뿐 가시적은 사업추진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뉴타운 추가 지정 요구
천호뉴타운 지구에서 제외된 뉴타운구역 동편의 천호1·3동 주민들은 뉴타운 추가지정을 요구하고 있다. 13만여 평 2500여명의 토지등소유자가 있는 천호 1·3동 일대는 지난해 10월 뉴타운 추가 지정을 요구했지만 유보된 바 있다.
강동구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뉴타운을 추가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추가지정에 대한 세부지침이 시달되면 천호1·3동의 추가지정을 다시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서울시는 11월 말경 뉴타운 추가지정을 포함한 뉴타운 세부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시장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제2·3차 뉴타운지구 지정시 탈락한 지역을 중심으로 투기현상이 감지됨에 따라 “뉴타운지구 추가지정은 이미 지정된 3차 뉴타운지구(재정비촉진지구)의 촉진계획 결정 및 정비사업의 착수가 가시화되고, 과열된 부동산시장이 안정화된 이후에 검토할 예정”이라고 각 자치구에 공문을 시달하고 해당 주민들의 양해와 협조를 당부한 바 있다.
현재 천호뉴타운은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 상의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되기에는 주거중심형 50만㎡의 면적기준에 미달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부분 구역의 사업방식이 재건축방식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강동구에서는 촉진지구 지정으로 인한 실익이 거의 없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추후 천호1·3동 추가지정을 요청할 때 기존 뉴타운에 편입해 재정비 촉진지구 요청을 할 것인지 별도의 뉴타운지구로 갈 것인지는 아직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강동의 새 중심지 천호뉴타운
천호뉴타운은 강남에서 한강에 인접해 있는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잠실 저밀도 재건축이 완료되고, 고덕지구 재건축과 송파신도시 개발 등이 성과를 보이게 되면 서울 동부권의 핵심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천호뉴타운과 인접한 천호·성내 균형발전촉진지구는 현대백화점에서 시작해 천호대로변과 로데오거리 등을 포함하는 지역으로 대규모 주상복합건물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어 교착되어 있는 지역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천호뉴타운은 천호역 인근의 개발과 맞물려 주거지로의 역할뿐 아니라 상업, 업무지역의 역할도 일정부분 담당할 수 있게 돼 진정한 뉴타운의 면모를 갖추게 될 예정이다.
지하철 5·8호선 환승역인 천호역에 가깝고 암사역에도 인접해있을 뿐 아니라 광진교와 올림픽대로, 선사로, 즈믄길 등의 주변 도로여건도 좋은 편이다.
인근 부동산 뱅크 천호뉴타운 공인중개사에서는 “천호뉴타운 지역은 전철이 늦게 들어오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노후도가 심한 지역으로 아직까지 원주민이 많이 남아있는 상태”라며 “10평 이하 소형지분의 경우 평당 4천~5천 정도의 가격을 보이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관망세를 보이고 있어 매물은 드문 편”이라고 밝히고 “한강 조망이 가능한 강남권의 뉴타운으로 주거중심지형 뉴타운이지만 업무·편의시설도 충분히 들어서게 돼 향후 발전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천호뉴타운 어떻게 변모하나
선사로를 중심으로 양쪽에 분포된 주거지역을 모두 14개 구역으로 나눠 일반 및 주상복합 아파트단지로 조성할 계획으로 한강변에 가까워 조망이 좋은 지역에는 중고층의 연도형 공동주택을 건설하고 천호근린공원 남쪽에는 고층 탑상형 주상복합을 지을 방침이다. 선사로변의 역사문화미관지구를 일반미관지구로 변경해 높이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며 보행녹지축 지역에는 25층 정도의 탑상형 공동주택을 계획하고 있다.
천호뉴타운에는 천호역(천호대로)∼로데오거리∼천호근린공원∼한강시민공원(광나루지구)을 연결하는 일명 ‘한강 가는 길’이 조성된다. 폭20m, 길이 940m의 ‘한강 가는 길’은 지하철 천호역에서 한강변 주거단지까지 차량통행의 방해 없이 걸어서 오갈 수 있는 보행녹지공간으로 꾸며진다. 한강시민공원과 더불어 서울동부권의 주요 생태축을 이루도록 할 예정으로 뉴타운사업이 완료되면 현재 7% 정도인 녹지가 대폭 확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보행녹지 주변에는 어린이공원 5곳을 비롯해 예술 문화 체육 등 다양한 테마공간이 들어서게 된다. 천호근린공원 지상에는 도서관 등 주민 커뮤니티 시설을, 지하에는 문화센터를 마련해 공간활용을 극대화하고 2300여평의 천호 유수지를 녹지로 조성하고 지하에 주차장을 신설할 계획도 갖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다들 뉴타운에 대한 기대심리는 높아져 있는데 언제쯤 가능할 지 가늠할 수가 없어 답답해하고 있다”며 빠른 사업추진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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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사업구역, 1구역과 2구역 천호뉴타운의 랜드마크 1구역
천호뉴타운 1구역(추진위원장=김영옥)은 지난 7월 추진위 승인을 받고 정비계획 수립과 구역지정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중이다.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진행되는 1구역은 일반주거지역과 준주거지역, 일반상업지역이 혼재되어 있는 곳으로 집창촌과 재래시장, 해공주차장 인근지역을 아울러 강동구의 랜드마크적인 주상복합을 건축할 계획이다.
1만1600여 평 규모의 1구역은 그동안 사업을 추진하려는 추진위가 둘로 나뉘어져 동의율 확보에 난항이 계속됐으나 2006년 7월 1개의 추진위로 통합돼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이후 지난 8월 주민총회를 거쳐 대우건설로 시공사를 선정해 사업에 박차를 가해왔으나 추진위 통합에 반대하던 일부 주민들이 추진위 구성이 적법하지 않다며 제동을 걸고 나서 한동안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추진위에서는 갈등을 상당부분 봉합하고 11월 13일 천호뉴타운 1구역 기본계획에 대한 건축설계를 현상 공모했다. 추진위는 1구역이 강동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독창적이고 효율적인 설계가 필요하다고 판단, 도심 활성화 방안이 반영된 고품격 주상복합개발안을 채택하기 위해 구역지정을 위한 정비계획(안)과 건축·조경분야의 주상복합 및 부대복리시설과 문화 및 복지시설의 기본계획 설계를 현상 공모했다.
이번 현상공모 접수결과 총 12개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참여업체는 1월 중순까지 작품을 제출하게 되며 제출된 작품은 추진위의 심사위원들의 1위∼3위까지 3개 작품을 선정 내년 2월경 주민총회를 통해 최종 당선작을 결정할 예정이다.
기준용적률 350%에 상한용적률 500%로 계획된 1구역은 30층 규모의 주상복합을 계획하고 있으나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잡기 위해 초고층 건물로의 층고제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가장 빠른 사업추진 보이는 2구역
천호뉴타운 2구역(추진위원장=유경옥)은 지난 2월 구역지정과 추진위 승인을 받아 빠른 추진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를 징구중이다.
2구역은 천호뉴타운의 전략사업지구로 강동구청에서는 “지역주민들의 의지에 따라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사업구역이 1만여㎡로 협소해 그에 따른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 몇몇 주민들은 1구역으로 편입을 요구하며 갈등을 빚기도 했으나 차츰 진정되는 분위기로 인근 공인중개사에서는 향후 사업추진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2구역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2종 7층의 일반주거지역이 정비기본계획에서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2단계 상향조정돼 사업성 확보가 가능해졌다.
2구역 정비기본계획에 따르면 지하 2층, 지상 18층의 건축규모로 임대 21세대를 포함해 총 144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건립 세대수는 21평형 30세대, 33평형 37세대, 38평형 28세대, 43평형 28세대로 기존 토지등소유자 62세대에 불과한 2구역은 대부분의 토지등소유자가 30평대 이상의 아파트로 입주할 수 있다. 임대주택은 21평형 12세대와 33평형 9세대로 총 21세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권종원 기자 2006-12-29 12:2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