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미래 약국 모델, '특화전문약국'서 찾는다①
의약분업 이후 약국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조제위주약국은 약사 정체성 훼손에 대한 우려를, 동네약국에서는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때문에 약국가에서는 현 위기를 뛰어넘을 수 있는 미래 약국에 대한 방향성 설정에 대한 욕구가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이에 데일리팜은 미래 약국의 모델을 '특화전문약국'에서 찾고, 이에 대한 방향성을 모색해 본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양극화 해법의 대안, 특화약국 ② 열정으로 일궈낸 성공 특화약국들 ③ 특화약국에서 갖춰야할 체크 포인트 --------------------------------- | 잦은 처방변경에 쌓여만 가는 재고약, 인근 약국과의 끝없는 경쟁, 치솟 는 약국 권리금, 신규 입점하는 약국과의 불필요한 마찰….
의약분업 9년차를 맞은 우리네 약국가의 현실이다. 대형 종합병원 앞 약국에서는 밀려오는 처방전을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모른다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다른 한켠에서는 처방전문도, 매약전문도 아닌 어정쩡한 약국 현실로 자괴감에 빠져 있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려는 약사들 사이에서 ‘특화전문약국’이 주목받고 있다.
처방전에 의존한 매출구조를 탈피하고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약사의 정체성까지 찾을 수 있는 ‘특화전문약국’에서 미래 약국의 방향성을 찾아보려는 약사들의 움직임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
SI기법 등으로 약국에서의 통증관리를 접목시키고 있는 서광타워약국 양덕숙 약사는 "특정 분야에 약국이 강점을 갖는다는 것은 곧 경쟁력"이라며 "통증관리를 통해 확보한 신규 단골고객들과 기존의 단골고객들이 시너지효과를 내 매출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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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10년간 약국 형태의 변화. '특화' 약국에서 미래형 약국 형태를 엿볼 수 있다. | ‘CURE’와 ‘CARE’의 점접찾기가 특화의 핵심
특화전문약국에서 핵심이 되는 요소는 ‘큐어’와 ‘케어’ 의 접점을 찾는 것이다. 특정 질병을 언급하며 약물치료를 강조하다가는 법적인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하게 이를 판단해야 한다.
실제로, 약사법상에서는 특화전문약국을 규정하는 범위가 매우 좁게 설정돼 있다.
약사법 시행규칙 57조를 살펴보면, ▲약사가 진단을 하고 일반의약품을 판매하는 행위 ▲특정 질병의 전문약국임을 환자에게 알리고 환자에 대해 진단을 목적으로 한 건강상담을 통해 일반의약품을 판매 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특정 의약품 또는 특정 질병에 관련된 의약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음을 나타내거나 암시하는 광고도 금지사항에 포함된다.
때문에 합법적인 특화전문약국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건강기능식품'과 건강관리를 목적으로 한 용품, 화장품, 식품 등 일반의약품을 제외한 범위 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복지부 오창현 사무관은 "약사법상 질병을 언급한 특화약국의 범위가 좁게 설정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의약품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 등을 집중적으로 취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논의가 조금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약국경영연구소 김동주 소장은 "약국에서 질병을 치료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동네약국의 이점을 100%살려 주민들의 건강을 관리하겠다는 의미"라며 "케어라는 관점에서 약국이 진화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세분화된 특화약국, 시장성 무한…매출도 '껑충'
김 소장에 따르면, 특화전문약국을 운영하기 위한 전제는 크게 두가지, 학술임상지식 학습과 개국설계 로 압축된다.
특화약국을 하기 위해서는 약사가 특화시킬 분야에 전문가가 돼야 하는 것이 가장 기초적인 전제이다. 이를 토대로 특화약국의 입지 분석과 규모, 차별화 전략을 결정하는 '개국설계'가 이뤄져야 한다.
개국설계시 고려돼야 할 핵심 요소는 '어디서'(설계와 일치하는 입지), '어떻게'(약국의 규모와 형태, 차별화 전략), '마케팅'(상품화전략, 광고홍보전략) 전략이다.
특화전문약국이 갖는 가장 큰 강점은 세밀화시킬 수 있는 특화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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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테리어, 피부한약, 노인전문 등을 특화시킨 약국 풍경. | 또한 각 특화분야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내다볼 수 있는 잠재시장이 이미 형성돼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런 기준으로 분류해 볼 수 있는 특화전문약국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비만케어약국 ▲아토피케어약국 ▲당뇨케어약국 ▲암케어약국 ▲고혈압케어약국 ▲통증케어약국 ▲피부여드름케어약국 ▲유소아케어약국 ▲성장발육케어해약국 ▲임신출산케어약국 ▲실버케어약국 ▲청소년-수험생케어약국 ▲성기능케어약국 ▲감기천식케어약국 ▲탈모케어약국 ▲정신장애케어약국 ▲기타 만성질환케어약국 등.
'선삼'을 특화시켜 전국적인 입소문을 타고 있는 광주시 북구 송도약국 김성자 약사는 특화약국 예찬론자다.
김 약사는 "우리 약국의 전체 매출 중 처방조제가 차지하는 비율은 10% 미만"이라며 "나머지 90%는 선삼과 홍삼 추출액, 한약 등"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삼을 특화시키기 전 조제전문약국을 할 때보다 매출이 두 배 이상 신장됐다"며 "전문지식을 토대로 한 자기 약국만의 강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남에서 유기농특화약국을 운영하는 지경민 약사는 "약사가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매출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것이 특화약국의 재미이자 특징"이라며 "잠재된 고객을 약국안으로 흡수시키기 위한 전략을 어떻게 수립하느냐가 특화약국의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선택과 집중' 핵심… '내가 다 할 수 있다'는 함정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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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주 소장 | 특화전문약국에서 버려야 할 첫번째 수칙은 ‘내가 모든 질병을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자만이다.
일선 약사들은 한방이나 영양요법 등을 통해 환자의 모든 질환을 관리할 수 있다는 인식을 저변에 깔고 있다.
만병통치약 개념으로 접근해 온 지난 십수년간의 이러한 분위기가 결과적으로 약사들의 전문성을 오히려 떨어뜨렸고 약국 한약의 불신을 가져왔다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그 어떤 의사도 모든 질환을 치료할 수 없다. 진료과목이 세분화돼 있는 이유다.
때문에 특화전문약국으로 성공하고자 하는 약사는 과감히 자신없는 분야는 버리고, 자신의 강점을 100% 부각시킬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 전략을 꼼꼼하게 짜야 한다.
김동주 소장은 "의사도 자기 분야 외에는 잘 모르는 것이 현실"이라며 "한방 원리 몇가지를 배워서 환자들의 모든 질병을 컨트롤 할 수 있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특화된 분야에서 최고의 약사라는 입소문만 나면 전국 단위 의 잠재 고객을 갖게 되는 셈"이라며 "시대가 변할 수록 고객들은 더 세분화된 전문성 있는 약사를 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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