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탁동시(啐啄同時)란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것으로,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 뜻이다. 닭이 알을 깔 때 병아리가 껍질을 깨뜨리고 나오기 위해 껍질 쪼는 것을 '줄' 이라 하고, 이 때 어미닭이 밖에서 쪼아 깨뜨려 주는 것을 '탁(啄)' 이라 한다.
어미닭은 계란 속에 있는 병아리가 계란 껍질을 쪼는 소리를 내야만 도와준다고 한다.
계란 안에서 쪼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계란은 절대 쪼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어미 닭이 얼핏 보기에는 무정하게 보일 수 있지만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계란안에서 병아리가 '줄'도 하지 않았는데 어미 닭이 '탁'을 해 주면 그 병아리는 십중팔구는 병약해서 죽고 만다고 한다. 병아리는 계란을 깨고 나오는 과정에서 세상에서 살아갈 힘을 얻는 것이다.
보기에는 안쓰럽기는 하지만 그런 과정이 없으면 병아리는 생존할 확률이 거의 없는 것이다. 이런 것을 어미닭은 잘 알기에 절대 먼저 계란을 쪼아 주지 않는 것이다.
'줄'을 하지 않는 병아리는 알 속에서 숨이 막혀 죽는 것이다.
우리는 어미닭을 보면서 지헤를 배워야 하겠다.
첫째로 어미 닭은 서두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28일을 기다릴 줄 알고 알에 있는 병아리가 '줄'을 할 때 까지 기다릴 줄 안다. 만약 성급한 어미닭이 있어서 알에서 병아리가 '줄'도 하지 않았는데 쪼아 주었다면 그 병아리는 죽게 될 터이니 무익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성질 급한 어미닭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우리 인간의 어머니들은 너무 성급하다 아이가 좀더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 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주질 않는다. 학교에서 보면 너무 많은 학원 때문에 인생이 버거운 아이들이 너무 많다.
그 아이들의 한결같은 절규는 학원 때문에 못살겠다는 것이다. 이 아이들 같은 경우는 학생이 '줄'도 하지 않았는데 부모가 '탁'을 해주는 경우이다.
이런 아이들은 학원을 보내서 공부를 잘 하게 되기는커녕 공부하고 아예 담을 쌓게 만드는요인이다.
내 아이에 대한 조급증은 부모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양육태도 중의 하나이다.
'사람은 백 번 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사람의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공부를 못하던 아이가 어느 계기로 해서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것이다.그러나 조급하게 공부를 좀 못한다고 포기해 버리는 자녀에게 이런 기회는 찾아 오지 않는다. 자녀 교육은 100m 단거리가 아니라 마라톤과 같다.
자녀에 대한 믿음의 눈을 가지고 자녀를 기다려 준다면 분명 자녀 스스로 하는 날이 올 것이다. 그 때 부모는 '탁'을 해주면 되는 것이다.
둘째로 어미닭은 스스로 할 기회를 준다는 점이다. 병아리가 알에서 스스로 쪼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어미닭도 그것이 병아리에게 얼마나 큰 고통일지 알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큰 고통을 이겨야만 험난한 세상을 살아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스스로 하게 내버려 둔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 중의 하나가 스스로 할 줄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공부도 엄마가 짜준 스케줄대로 공부하고 여가 활동도 엄마가 짜준 계획대로 움직인다. 사귀는 친구 조차도 본인이 친해서 어울리는 것 보다 엄마들끼리 친하니까 친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이이들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가면서 살아가고자 하는 근성을 찾아 보기 어렵다. 다분히 의타적이고 의존적이다.
어렸을 때 부터 남이 해 주는 결정대로 인생을 사는 것에 익숙하다 보니 자연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 보겠다는 개척정신이 부족한 것이다. 어렸을 때 부터 스스로 하게 해 주어야 한다. 넘어져도 스스로 일어서게 하고, 자기 방을 스스로 정리하게 해야 한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제공해 주되 실패했응 때 비난하지 않으면 된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 인간은 끊임 없이 남과 비교하기를 좋아한다. 자녀를 양육하는데 있어서도 끊임 없이 비교한다. 비교 의식은 자녀를 양육하는데 가장 큰 적이다. 아이 그대로 인정해 주면서 기다려 줄줄 아는 부모가 좋은 부모일 것이다. 무엇인가를 스스로 해 보게하고 할 수 있게 훈련시켜 주면서 기다려 주는 부모야말로 좋은 부모일 섯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