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와 브라질, 가이아나 3개국의 국경에 걸친 기아나 고지에 위치한,
테푸이(Tepui, 테이블 산) 중 가장 높은 해발 2,810m의 산이다. 로라이마라는
이름은 현지 아메리카 원주민 페몬 족의 언어로 위대하다는 뜻이다. 3개국에
걸쳐 있지만 원통형에 가까운 테이블 산의 특이한 형태 때문에 올라가는
제대로 된 길은 베네수엘라의 카나이마 국립공원 쪽밖에 없어서
베네수엘라의 랜드마크로 여겨지고 있다.
현지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신앙의 대상이었고, 기록에 남아있는 첫 등정은
1884년 12월 18일 영국의 식물학자였던 임 투른과 해리 퍼킨스였다. 임 투른은
영국에 귀국 후 그 때 촬영한 사진을 이용한 강연회를 열었는데 그 청중 속에
우연히 코난 도일이 있었고, 그는 로라이마의 풍경에 감격하여 SF소설
잃어버린 세계의 무대로 했다.
높이는 2,810m로 대한민국의 백두산보다 약간 높은 정도며, 높이로 따지면
유명할 이유는 없으나 테이블 산 중 가장 크고 아름다운 곳이기 때문이다.
산의 측면은 1,000m가 넘는 수직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위쪽은 완전한
평지까지는 아니지만 경사가 거의 없이 기암괴석과 크리스탈이 가득한
특이한 지형을 하고 있다. 초대륙 판게아가 로라시아와 곤드와나로 막 나뉘었던
고생대의 지형을 간직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암반이
남아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에는 흙이 거의 없고 황량한 바위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양분이 없으므로
식물들은 대부분 식충식물들이고, 먹이도 없으므로 동물은 거의 없지만
물갈퀴도 없고 수영도 못하며 알에서 올챙이를 거치지 않고 개구리인 채로
부화하는 오리오프리네라라는 특이한 개구리가 있다. 이 개구리는
로라이마와 바로 옆의 쿠케난 산에만 살고 있어서, 먼 과거에는
두 산이 하나가 아니었을까 여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