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상반기 양돈시장이 흘러가고 있다. 특히 1분기 양돈시장의 경우 ‘ASF(아프리카돼지열병)’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 오를 것 같다. 올해 첫 ASF 발생(1월 16일) 당시만 해도 통상 있는 수준의 발생 정도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ASF의 확산과 그로 인한 파장은 국내 양돈시장에 일시적인 영향뿐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상반기 양돈시장 동향
(그림 1)은 연도별 ASF 발생 현황 및 2026년 지역별 발생 현황을 정리한 자료이다. 2019년 국내 첫 ASF 발생 이후 2025년까지 7년간 55건의 ASF가 발생하였다. 작년까지 연평균 7.9건의 발생이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올해는 1분기에만 25건이 확진되면서 누적 발생건수 80건 중 31.2%가 올해 1분기에 확진되었다.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도 않았다. 특히 국내 ASF 발생 이후 8년 만에 전남과 경남에서 ASF가 최초 발생하면서 양돈시장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ASF 확진에 따른 살처분, Stand Still(일시이동중지명령), 도축장 및 농장 역학은 수급불균형을 가져왔다.
(그림 2)의 올해 1분기 도축두수를 살펴보면 2022년 이후 가장 적은 도축두수를 보였다. 통상 1~2월 도축두수 등락의 변화는 명절 연휴에 따른 작업일수의 감소요인도 존재한다. 다만 올해는 지속되는 ASF로 수급의 불안정 요인이 컸던 것으로 판단된다. 1월(4건), 2월(17건), 3월(4건)의 ASF 확진으로 일시이동중지, 도축장 및 농장 역학 등 출하에 문제가 생겼던 상황이 도축두수 등락의 주요인으로 보인다. 특히 17건의 ASF가 휘몰아쳤던 2월은 최근 5년간 가장 적은 도축두수를 보였고, 상대적으로 올해 3월은 역대 최대 도축두수를 경신했던 상황이다. 2월 역학으로 묶여 있던 출하들이 3월에 해제가 되면서 출하물량이 급격하게 늘었던 상황으로, 전월 대비 도축두수의 등락폭이 역대 가장 컸던 올해 3월이었다.
ASF로 인한 도축두수의 등락은 지육시세에도 변화를 주었을까? (그림 3)을 보면 1분기 평균 지육시세는 5,240원/kg으로 11년 구제역 이후 가장 높은 평균 시세를 경신하였다. 월별 지육시세의 경우 1월, 2월은 동월 기준 가장 높은 지육시세를 경신하였다. 3월의 경우 작년 대비 낮았지만 동월 기준 두 번째로 높은 지육시세를 기록하였다. 특히 3월은 앞선 (그림 2)에 나타난 것처럼 도축두수가 역대 최대였음에도 지육시세는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었다. 최근 2~3년 연평균 지육시세 상승 기조도 있었겠지만, ASF의 영향이 지육시세를 견인했던 것으로 보인다.
도축물량의 등락과 지육시세의 상대적 강보합세 상태에서 돼지고기 유통시장의 판매 동향은 어땠을까? 결론적으로 이렇다 할 큰 호재는 없었던 상황이다. ASF로 인한 명절 수급물량이 다소 불안정했지만 판매의 큰 이슈는 없었다. 당초 명절 이후 3.3데이로 이어지는 소비측면의 호재를 기대했지만, ASF의 피로감 때문인지 3.3데이 이슈는 시장에서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3월은 역학 해제 농장들이 출하가 많이 이루어지면서 과체중 출하 및 품질 저하가 많았고, 육가공업체들은 물량들을 소화해내기 바빴다. 판매 부진으로 덤핑물량이 시장에 난무했고, 냉동생산을 하는 업체들도 늘어나면서 자금회전이 안 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던 시장 상황이었다. 농장도 육가공업체도 극심한 피로도에 시달렸던 상황이지 않았나 싶다.
■ 약 15만두의 살처분, 향후 양돈시장 전망은?
ASF로 인한 1분기 살처분 두수는 약 15만두가 넘는 상황이다. 2025년 4분기 국내 사육두수 대비 1.4% 수준이 올해 1분기에 살처분된 것이다. 문제는 단순 비육농장의 살처분보다는 큰 규모의 일관농장부터 종돈장, 자생농장의 피해가 컸다. 단순 비육물량의 감소가 아니기 때문에 재입식 기간을 감안하여, 정상적인 출하가 진행되기까지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업계에서 예상했던 올해의 지육시세가 낮은 상황은 아니었지만, ASF로 인해 올해 지육시세의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1분기 지육시세는 같은 분기 기준 가장 높은 지육시세를 형성하였다.
생돈 수급측면에 있어서도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3월 176만두라는 역대 최대 도축두수가 무색해질 만큼 4월 초에 접어들면서 생돈 부족 현상은 한순간에 나타났다. 공급의 과잉은 3월 잠시 스쳐 지나간 다시 오지 않을 상황일 수도 있다. 어쩌면 정신없이 휘몰아치던 ASF로 인해, PED와 PRRS의 피해 상황을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생돈 물량의 감소와 함께 4월 초 지육시세는 5,800~5,900원/kg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지육시세 상승이 초읽기에 들어가지 않았나 생각한다.
문제는 돈가 상승 기조에 맞추어 부분육 유통시장도 같이 활기를 보이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현재로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원자재 물가 상승, 원재료 수급 불안정 등 국내 경제에도 복합적인 위기를 가져왔다. 양돈농가 및 육가공업체 양쪽 모두 생산비 부담을 피해 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농장의 치솟는 생산비를 감당하려면 지육시세의 상승이 당연한 상황일지 모르나, 고돈가로 인한 육가공업체들의 자금 사정은 더욱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돈육 수입도 급증한 상태이다. 올해 1분기 수입량은 42,281톤으로 2019년 1분기(43,271톤), 2024년 1분기(42,339톤)에 이어 역대 3번째 많은 수입량이 국내로 유입된 상황도 국내 유통시장에 우려되는 부분이다.
환율·유가·소비심리 위축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변수요인이 많은 상황에서 생돈 물량의 감소와 함께 고돈가로 향해가는 길목에 서 있다. 사업 운영에 있어 각자의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계획수립과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출처: 축산정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