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

[푸른강]

       고은 시인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 이후

  검찰과 문학, 연극, 영화, 대학교수, 신부 등과 관련하여

  각 분야에서 Me Too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피해자들의 용기로 드러난

  그동안 곪았던 고름이 봇물 터지듯 터지는 현상으로

  내 눈에도

  충격적이며 당혹스럽고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국외자의 시인으로서

  참담함과 배신감을 주체하지 못하여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지랴'라는 종교적 물음에도 불구하고

  고은 시인에 대하여 내 생각을 풀어 본다

   최영미 시인은 고은 시인을 시에서 '괴물'로 표현하였다

   군사독재 시절

   한국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민주투사이며

   한국 시단을 대표하는 거목으로

   수년간 노벨평화상 후보로 오르내린 고은 시인을

   문단 계에 이미 널리 알려진 그의 성추행을 빗대어 

   최영미 시인은 그렇게 묘사하였던 것 같다

   시는 시인의 정체성 표현이고

   정신이 투영된 가치의 표현이다 - 라고 생각하고 있는 나에게는

   한순간 그의 모든 시가 허구로 느껴졌다

   아무런 죄책감 없이

   어린 여류시인들을 성추행하고

   때로는 술좌석에서 바지를 내리고 벌인 공연음란 행위(최영미 시인의 고백)를

   일삼았던 상습범이었다

   안하무인식의 그의 교만과 음행 속에는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동석한 시인들에게

   눈꼽만큼의 배려가 끼여들 틈도 없었다 

   수도꼭지를 틀면 쏟아지는 물처럼

   발표되었던 그의 수많은 시(최영미 시인의 표현) 속에

   맑은 영혼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슨 아름다움이 담겨져 있을 것인가

   우리 모두에게 불행하게도

   이러한 그의 성추행 행위는 상당히 오랜 세월 동안 이루어졌던 것 같다

   세간에서는

   이문열이 1994년 발표했던 '사로잡힌 악령'이라는 소설이

   고은 시인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소설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문학과 지성사를 설립한 한사람인 원로 문학평론가 김병익(80세) 씨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2018년 2월 9일)에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 뛰어난 예술가들의 업적은 존중하되

   그들의 약점이나 실수는 보호하는 사회적 미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고은 선생은 옛날부터 술좌석에서 시끄럽고 난잡스러웠다

   그건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갈수록 세상이 속류화되는 것 같다 -

   그러나 나는 위의 첫 단락의 그의 말에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몇 년 전

    '홀로서기'의 서정윤 시인은

    제자인 중학생의 성추행 사실이 폭로되어

   -나는 시인으로서 생명이 끝났다- 라고 선언하며

    시단을 떠났었다

   적어도 그는 부끄러움을 아는 시인이었다

   그러나 고은 시인은 어떤가?

   지금까지도 부끄러움에 대하여 침묵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가증스럽게도

   격려 차원에서

   손목을 잡았거나 등을 토닥거렸을 뿐이라고 거짓 변명을 하고 있다

   모든 문인들이 다 아는 그의 추잡한 성추행 행위를

   본인만 모른다는 것이다

   한때 그의 성추행 행위가

   아무나 할 수 없는 시인으로서의

   '기행'이고 '천재성'에 기인한 것으로 치부해 버린

   미친 개 같은 시인들도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고은 시인은 시인이라기 보다 문단 권력을 거머쥔 추악한 인간일 뿐이었다

   여류 시인들은

   그의 전횡을 알면서도 

   더듬이처럼 뻗쳐오는 더러운 그의 손길로부터

   감히 몸을 숨길 수 없었으리라

   孟子는 公孫丑 篇의 上에서

   사람에게는 누구나 남의 고통과 불행을

   차마 그대로 봐 넘기지 못하는 어진 마음이 있다

   (人皆有不忍人之心)

   ........

   자기의 잘못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남의 옳지 않은 것을 미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無羞惡之心  非人也)라고 했다

    또한

    고은 시인과는 반대로

    윤동주의 시를 보면 그는

    한 인간으로서

    자신에 대한 성찰을 잠시도 멈추지 않았었다

      懺悔錄

     ..........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웨 그런 부끄러운 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어보자

      .......(1942년)

  고은 시인은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성추행 행위에 대하여 진실하게 세상에 답하여야 한다  

  그리고 문단에서 빠져 나와

  스스로 참회의 혹독한 길로 나서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자신의 내면에 잠들고 있는 선한 양심의 편린이라도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며

   아울러 그가 짓밟아 버린 도덕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세상의 가차없는 차가운 시선의

   멍에로부터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한 다음에야

   그의 시처럼

   올라가다 못 본 꽃

   내려오며 그 꽃을 볼 수 있으리라

       * *

   蛇足으로

   교과서에서 고은 시를 배제할 것이냐 라는

   논의가 시작되면서

   고은 시인의 도덕성과는 별개로

   그의 문학적 업적이 대두되고 있는데

   아주 난해한 문제이지만

   친일과 독재 찬양에 앞장섰던 미당 서정주와 관련하여

   나중에 기회가 되면

   김동인의 소설 '광염 소나타'와

   이문열의 소설 '금시조'의 내용을 인용하여

   내 생각을 개진해 볼 작정이다

[푸른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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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잎클로버]

우리 모두가 진지하게 돌아봐야 할 문제 맞습니다.

[Evergreen]

미국에서 시작된 Me Too 운동이 한국에서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하여
곪은 것들이 냄새를 풍기면서 도려낼 때는 요란하고 아프기도 하겠지만 그래야
새 살이 돋아날 수 있는 것이겠지요. 사순시기를 통해, 남자 여자를 떠나 나 스스로는
누군가에게 행동은 물론 말로도, 아프게 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고 또 성찰해 볼 일이기도 합니다.

[빛과 소금]

사회적 계급이 높다거나 중직에 있는 사람들이 그 직무를 이용하여 약자인 여성에게 못된 짓을 한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아픈 곳을 도려내고 뼈를깎는 반성이 있어야 합니다.
변명과 핑계만 댈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잘못을 시인하고 중책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TOMAS]

이 문제는 꼭 정치판과 닮았단 생각이 드는군요, 오늘 고은 시인이 영국 가디언지에 부인하는 글을 보냈단 신문기사를 보며 그 나이에 무엇을 더 붙잡고 싶은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그간 우리사회의 큰 문제점이 이슈화되지 않고 고개 숙이고 침묵했던 우리들의 부끄러운 모습이 아닐까요?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고 생각하는 소위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