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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유] 04
씬/1 펜트하우스 욕실 (오전)
3회 엔딩씬에서 이어지는.
연주 앞에 총을 겨누고 서 있는 강철.
강철 : 얼마나 중요한 비밀이기에 총구 앞에서도 말을 안 하죠..?
연주 : (목소리 떨리는) 쏠 리가.. 없잖아요.
강철 : 여덟. 왜 안 쏜다고 확신하죠?
연주 : 대표님은 그럴 사람이 아니니까요.
강철 : 아홉. 나에 대해 다 아는 줄 알았는데 잘못 알고 있는 것도 있네요. 나는 그럴 수도 있는 사람입니다.
연주 : (현실 부정) 그럴 리가 없어요..
강철 : 정말 대답 안 해요?
연주 : (떨면서도 설마하며) .....
강철 : 열. (바로 방아쇠를 당기는)
연주 : (...!!)
총구에서 탄환이 발사되는 슬로우.
강철은 정말로 총을 쏘고... 탄환, 슬로우로 연주를 향해 날아간다.
설마 정말 쏠 줄 상상도 못한 연주, 그대로 굳어...
탄환 그대로 연주의 심장을 향해 날아가 심장 정중앙에 꽂히는 순간,
마치 고무공에 낀 것처럼 심장 부근이 왜곡되며 눌리는 듯하더니..(C.G)
탄환, 연주의 가슴을 그대로 깨끗하게 통과해 벽으로 날아가 뒤에 걸려있던 거울에 맞으며 거울, 부서진다.
씬/2 펜트하우스 침실 (오전)
서성거리던 소희와 문 앞을 지키고 있던 도윤, 부서지는 소리에 확 돌아보는.
씬/3 펜트하우스 욕실 (오전)
강철 : ...... (예측했던 대로다. 놀라지도 않고)
연주 : ...... (쇼크로 온 몸이 달달 떨리고.. 떨리는 손으로 심장에 손을 대는.. 손을 펼쳐보면 아무것도 없고...
고개를 숙여 아래를 보고.. 아무 상처도 없는 걸 확인하고) ....!!
강철 : ......
연주 : (강철을 다시 보고)
강철 : 놀랐어요..?
연주 : (표정)
강철 : (그제야 총을 내리며) 본인이 무슨 능력이 있는지도 몰랐나보네.
연주 : (맥 풀리며 그대로 기절하는)
강철 : (!! 달려가 푹 고꾸라지는 연주를 받아내는)
씬/4 펜트하우스 침실 (오전)
도윤이 뒤늦게 발로 문을 쾅 차는.
씬/5 펜트하우스 욕실 (오전)
도윤이 뛰어 들어오고 뒤따라 소희가 들어왔다가 ...!!
강철이 바닥에 쓰러진 연주를 안고 상처가 없는 걸 확인하고 있다.
도윤/소희 : (연주가 총에 맞은 줄 알고 경악)
도윤 : 뭐.. 뭐야...?
소희 : 쐈어...?? 쏜 거야..??
강철 : 놀라서 기절했어. 방으로 좀 옮겨줘.
도윤 : (! 바로 자기가 부축하는)
소희 : (버럭) 너 진짜 미쳤니?? 무슨 짓이야?!
강철 : (능청스레) 겁 좀 준다는 게 잘 못 쐈네. (총을 허리에 꽂는)
소희 : (...!)
도윤 : (소희에게) 좀 도와줘. (연주를 업고)
소희 : (업는 걸 도우며 강철을 노려보며) 너 미쳤어. 너 완전..!
강철 : ......
둘, 연주를 데리고 급히 나가면 강철, 깨진 거울 쪽으로 간다. 탄환이 날아가 박힌 방향을 살펴보는.
마치 연주가 없었던 것처럼 탄환, 일직선으로 곧바로 날아가 거울을 맞춘.
씬/6 펜트하우스 게스트 룸 (오전)
도윤이 연주를 침대에 내려놓고.. 청소하던 룸메이드가 놀라서 돕는다.
옆에서 소희, 심란해서 전화 통화 중이다.
소희 : 네 지금 좀 바로 와주세요. 환자가 다시 쓰러져서요. 그게.. 좀 놀랄 일이 있긴 했는데. 네 일단 빨리 오세요.
(끊으며) 물 좀 갖다 주세요.
룸메이드 : 네. (후다닥 나가고 나면)
소희 : 강대표 병원에 오래 누워있더니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냐?
도윤 : 대표도 이상하지만 이 여자도 되게 이상해.
소희 : (흘끔)
도윤 : 한 마디로 둘 다 이상해.
소희 : (표정)
씬/7 펜트하우스 침실 (오전)
소희가 문을 열면 강철이 옷장 열고 여행 가방을 챙기고 있는.
강철 : 간호사 불렀어?
소희 : (퍼붓는) 내가 경찰에 진작 넘기자고 했지, 이렇게 깡패 짓이나 하려고 빼돌렸니?
너 조폭이야? 권총으로 여자 협박이나 하고! 왜 이래 진짜?
강철 : 니가 바라던 거 아냐? 철저한 진상 조사.
소희 : (어이없어 째려보며) 경찰에 지금 넘겨. (핸드폰 거는)
강철 : 경찰은 안 돼.
소희 : 더 이상은 나도 두고 못 봐. 경찰에 넘기고 경찰이 정 못 풀면 다시 우리 팀이 조사하고.
답답해도 그게 절차야. 왜 자꾸 일을 꼬이게 만들어? 나중에 무슨 말을 들으려고. (핸드폰을 거는데)
강철 : (핸드폰 확 뺏으며 끄는) 경찰은 안 된다니까.
소희 : (....!)
강철 : 경찰에 넘기면 영원히 못 풀거든. (정색하고 진지한) 내가 그랬지, 오연주는 내 인생의 키라고.
소희 : (표정)
강철 : (핸드폰 도로 주고 옷 챙기며) 비행기 좀 밤 시간으로 바꿔줘. 부산에 먼저 들렀다 가야겠어.
소희 : ......
씬/8 펜트하우스 게스트 룸 (오전)
강철의 침실보다 작지만 깔끔하고 다 갖추어진 게스트 룸. 그 사이 온 간호사가 옆에서 혈압 체크하고 있고..
정신이 깬 연주, 침대에 기대 앉아있는데 아직 충격에서 못 벗어난. 새삼 다시 심장에 손을 대보고.. 멀쩡한 게 믿을 수가 없다.
이때 노크 소리와 함께 여행 차림의 강철이 내다본다.
강철 : 정신 들었어요?
연주 : (...!)
강철 : (들어오는) 어떤가요?
간호사 : 안정제 투여했고요 혈압은 정상이구요..
강철 : 그럼 잠시만. (나가달라는 고갯짓)
간호사 : 네. (나가는)
연주 : ..... (강철이 새삼 낯설고 두렵다, 시선 회피하는)
강철 : ..... (살피며) 화났어요?
연주 : (기막힌) 화났냐구요? 화났다고 표현할 일이 아니죠 이건! 사람한테 총을 쏴놓고.
강철 : 미안해요 놀라게 해서. 사실은 총에 맞아도 죽지 않을 걸 알고 있었거든요.
연주 : (...!)
강철 : 왜 본인은 모르죠? 오연주씨는 불사신이죠, 정말 부럽게도 절대 죽지 않는.
연주 : (...!)
강철 : 정말 몰랐어요?
연주 : (놀라) 그걸 어떻게 알죠..?
강철 : 내 질문에 먼저 답을 해주면 나도 알려줄게요.
연주 : (표정)
강철 : 이미 서로 확인했으니 그쪽이 보통 인간이 아니라는 건 쿨하게 인정하고 가죠.
오연주씨는 아마도 다른 세계에서 왔죠. 내가 모르는 다른 차원의 어떤 세계.
(주머니에 든 연주의 아이디카드를 보여주며) 거기서 당신은 명세병원 흉부외과 레지던트로 일하고 있고요. 그죠?
연주 : .......
강철 : 거기가 어디죠?
연주 : (아무 대답 할 수 없는, 시선 회피하고)
강철 : (아이디카드 툭 침탁에 놓으며) 어쨌든 안심은 되네요. 지난번처럼 멋대로 사라질 수 없다는 건 눈으로 확인했고.
모든 게 내 마음에 달린 거면 오연주씨가 달아날 방법은 없다는 거니까.
연주 : (....?)
강철 : 날 잘 알죠..? 나는 작심하면 절대 흔들리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게 내 장기니까. 그걸로 올림픽 금메달도 땄죠.
연주 : (....!)
강철 : 그러니까 당신은 이제 못 돌아갑니다. 내 질문에 모두 대답을 하기 전까지는.
연주 : (표정)
강철 : 당분간 여기서 함께 지내요. 오연주씨는 생명의 은인이니까 경찰과 언론에서 보호할 겁니다. 언제까지 있어도 상관없어요.
대신 돌아가고 싶다면, 내 질문에 대답을 하면 돼요. 오연주씨는 내가 깜짝 놀랄만한 대답들을 많이 갖고 있는 거 같으니까.
진실을 답해서 내가 놀라면, 당신은 돌아갈 수 있죠. 나는 원하던 답을 찾고. 어때요? 합당한 거래죠?
연주 : (....!)
강철 : 돌아가고 싶으면 날 놀라게 해봐요 어디. 오연주씨가 사는 세상은 어떤 곳이죠?
연주 : (표정)
강철 :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안다고, 다 봤다고 했어요. 어디서 봤다는 거죠?
연주 : ......
강철 : 대답하기 어려워요?
연주 : (결코 답할 수 없다) 어렵네요.
강철 : 그럼 여기서 함께 지내죠. 난 상관없어요. 시간은 많으니까. (미소)
연주 : 나보고 여기서... 살라구요..?
강철 : 아니면. 내보내주면 갈 데 있어요?
연주 : (표정)
강철 : 내 느낌엔 갈 데 하나도 없는 거 같은데.
연주 : (할 말이 없는)
강철 : (씩 미소)
이때 노크소리와 함께 도윤이 들어오는.
도윤 : 준비됐습니다.
강철 : 원래는 출장 가기 전에 점심을 같이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부산에 일이 생겨서요.
식사는 다녀와서 해요. 난 금요일에 와요. 그동안은 내 비서가 있을거고.
연주 : ......
강철 : 아 그리고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 주는) 지난번에 내던지고 간 핸드폰. 혹시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요.
연주 : (얼결에 받고)
강철 : (손을 내미는)
연주 : .....?
강철 : (씩, 멋쩍은 미소) 화해 요청하는 거예요. 아까 한 짓에 대한 사과.
연주 : ...... (내민 손을 잠시 보다 결국 악수하는)
강철 : 진심으로 미안해요.
연주 : ......
강철 : 그럼 푹 쉬어요.
도윤이 문을 열고 강철이 나가는데.
연주 : (불쑥) 사랑해요.
강철 : (돌아보는)
도윤 : (??!)
강철 : ......
연주 : ...... (잠시 기다려보더니 손 내젓는) 아녜요.
강철 : (실소하는)
도윤 : (혼자 벙쪄 무슨 시추에이션인지 이해 못하고)
강철 : (문득) 아 그러고 보니 참, 오연주씨 누드를 보면 내가 깜짝 놀랄 줄 알았나봐요?
심장이 막 벌렁거리고 설레서 눈앞이 아득해지고?
연주 : ..... (무안한) 혹시나 했죠.
강철 : 본인이 엄청 골 때리는 거 알아요?
연주 : (자포자기) 네 알아요.
강철 : (웃음 터뜨리는)
도윤 : (??)
강철 : 잘 지내요. (웃으며 나가는)
도윤 : (벙쪄서 힐끔거리며 따라 나가고)
연주 : ......
씬/9 전용 엘리베이터 앞 (오전)
현관과 바로 연결된 펜트하우스 전용 엘리베이터.
강철과 도윤이 와서 선다. 도윤이 보안키를 대면 엘리베이터 불 들어오고.
도윤 : 근데 뭐야 진짜?
강철 : 뭐가?
도윤 : 저 여자가 미인이면 개나 소나 미인이라면서 지금 할 거 다 하고 있거든? 내가 본 것만도 누드쇼에다, 키스하고,
사랑고백에, 뺨 때리고, 것도 사랑싸움같고 말이지. 거기다 같이 지낸다고? 그거 동거잖아? 완전 애인 사이 아냐?
강철 : 그러네.
도윤 : 누가 봐도 오해할 상황이잖냐.
강철 : 그러게.
도윤 : 아니 뭐 남 얘기하듯 해?
강철 : 설명 복잡해. 형 맘대로 생각해. (문 열리자 바로 들어가는)
도윤 : (황당)
씬/10 전용 엘리베이터 안 (오전)
강철과 도윤이 타고 도윤이 문을 닫는데.
연주 : (E) 잠시만요!
도윤 : (다시 문을 열면 연주가 급히 다가오는)
강철 : 왜요?
연주 : 지금 어딜 간다고..
강철 : 부산에 들렀다가 뉴욕으로 갑니다. 왜요.
연주 : ..... 조심하시라고요.
강철 : ..... 설마.. (농담처럼 흘기며) 내가 지금 또 가다가 죽나요? 기차가 탈선하나? 아님 비행기 테러?
도윤 : (??!)
연주 : 나도 몰라요. 그냥...
강철 : 이번에는 어떻게 죽을 지는 잘 모르나보네요.
연주 : 여기 있으면 나도 몰라요. 그래서 도울 수가 없어요.
강철 : 거기선 알 수 있고요..?
연주 : .... 네.
강철 : 점점 더 궁금해지네요. 어떻게?
연주 : (대답 못하고)
강철, 앞으로 나와 문을 막고 서서 연주에게 가까이 다가와.
강철 : 대답은 하나도 안 하면서 왜 내가 죽을까봐 그건 걱정해요?
연주 : 전 대표님 인생이 해피엔딩이길 바라는 사람이거든요.
강철 : (....!)
연주 : 전 대표님 팬이에요. 이건 진짜예요.
강철 : (표정) 그건.. 대답을 들으면 내가 불행해진다는 뜻인가요?
연주 : 아마도요.
강철 : (표정)
연주 : 그래서 대답 못해요.
강철 : .......
연주 : 그리고 대표님은 내가 내 힘으로 살려낸 첫 환자예요.
강철 : 그래요? 영광이네요.
연주 : 두 번째 환자이기도 하고요.
강철 : 더더욱 영광이고요.
연주 : 그러니까... 늘 조심하세요.
강철 : ...... (진심이 느껴지는, 묘하게 감동스러운)
연주 : ......
강철 : (미소) 그러죠. (빤히 보는)
연주 : (빤히 보는 시선에 뭔가 무안, 어색해지는)
강철 : 이런 질문엔 설마 답해주겠죠. 나이가 어떻게 돼요?
연주 : ..... 서른이요.
강철 : 동갑이었네요 우리. (하고) 결혼은, 했어요?
연주 : ...... 아니요.
강철 : 잘됐네요.
연주 : (그 말에, ? 보면)
강철 : (알 수 없는 미소, 뒤로 물러나고)
연주 : (표정에)
연주 : (E) 나만 계속 여기 소환되는 이유는 나중에야 알게 됐는데 그건 이 남자가 나를 인생의 키라고 말해서였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미소 짓는 강철의 모습,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연주, 울렁거리는 듯한 이상한 기분을 느끼며 서 있는.
연주 : (E) 그 때 이미 이 만화의 여주인공이 바껴버린 거다. 윤소희에서, 오연주로.
씬/11 부산항 전경 (오후)
씬/12 부산항 컨테이너 부두 (오후)
박현석이 주차 되어있는 수많은 트럭들 앞에 짜증스런 표정으로 땀 닦으며 핸드폰 통화 중이다.
현석 : 없어? 야 임마 없다고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냐고 그러니까.
이때 강철이 오는 모습이 보이자.
현석 : (손짓하며) 알았어 철수해. 이런 씨 저녁은 니들끼리 알아서 먹든지 말든지 짜식들이 뭘 한 게 있다고. (끊는)
현석의 모습, 만화 캐릭터 컷과 함께 이분할 되면서 자막 뜨는.
자막 - 박현석. 강철의 멘토. 범죄수사프로그램 <더블유>의 연출자.
강철 : 선생님.
현석 : (악수하며) 뭘 여기까지 와? 강대표 보는 거 다들 싫어하는데.
강철 : 왜요?
현석 : 쪽팔리니까. 고용주가 피습된 사건을 두 달 넘게 맥도 못 잡고 있으니 면목이 있겠어?
단체로 사표 쓸 준비하고 있어. 나도 포함해서.
강철 : (웃으며) 아무 말도 못하게 선수 치시네요.
현석 : 진심이야. (한숨 쉬며) 허탕친 거 같아 이번에도. 흔적도 없어.
강철 : 그래요..? (트럭들을 둘러보는)
현석 : 이리 들어오는 CCTV는 확보했는데 나간 건 없고, 귀신이 곡하겠다니까..
(하다 생각난) 아 근데 오연주는 어떻게 된 거야?
강철 : (멈칫) 소희가 무슨 말을 했군요.
현석 : 그 여자를 놓치는 바람에 사건이 풀리지가 않는 건데. 경찰이나 우리나 다 오연주만 찾고 있는 거 알면서 왜 빼돌려?
강철 : 신원을 밝힐 수 없는 입장이라 보호 중이예요.
현석 : 그러니까 왜 신원을 밝힐 수 없어? 그리고 왜 강대표가 그 여잘 보호해? 둘이 무슨 관곈가?
강철 : 네?
현석 : 매장에서 찍힌 동영상 봤는데 심상치 않던데.
강철 : 그것도 보셨어요? 하 이런. (찌푸리는)
현석 : 윤비서 화 난 거 같던데.
강철 : 그렇겠죠.
현석 : 둘이 언제 결혼하나 기다리고 있었더니 뭔 뜬금없는? 윤비서만한 여자 없어.
강철 : (씩 미소만)
현석 : 하긴 구식이라서 내가 뭘 아나, 그건 둘이 알아서들 하고, 어쨌든 이유를 좀 들어야겠어. 우리는 같은 팀 아냐.
나한테도 숨기는 게 있으면 안 돼.
강철 : 안 그래도 그래서 왔어요. 말씀드릴 게 있어서요.
씬/13 회상 - 경찰서 조사실 (낮)
경찰을 앞에 두고 앉아 조사받고 있는 간호사1.
강철 : (E) 그 간호사 말예요. 저한테 주사 바꿔 놨던.
간호사1 : (울면서) 정말 기억이 안나요. 정말 모르겠어요 왜 약을 바꿨는지.
경찰 : 모르는데 그럼 왜 도망쳤어요?
간호사1 : 모르겠어요, 왜 도망쳤는지도.. 한참 지나니까 그제야 이상한 거예요.
씬/14 바닷가 (오후)
선박들이 정박 중인 항만에 서서 이야기 중인 강철과 현석.
현석 : 그 여자 아직까지도 모른다고 우기고 있어. (하고) 사실 이상하긴 해. 강대표를 살해할 아무 동기가 없거든.
건실한 간호사가 갑자기 왜? 이번 건 앞뒤가 하나도 안 맞는다니까. 오리무중이야.
강철 : 오리무중일 수밖에요. 맥락이 없으니까.
현석 : 맥락?
강철 : 네 맥락이요. 요즘 저한테 일어나는 일들이 죄다 맥락이라곤 없어요. 맥락도 없이 저는 갑자기 칼에 찔렸다가
맥락도 없이 나타난 여자 덕에 살았고, 맥락도 없이 뛰어든 트럭에 치여 죽을 뻔했고
그 트럭은 또 맥락도 없이 여기서 증발된 거죠.
현석 : (....!!)
강철 : 말씀드렸었죠. 제가 칼에 찔렸던 날도 그랬다고.
씬/15 회상 몽타쥬
C#1 펜트하우스 침실 (밤)
강철, 핸드폰으로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들으며 표정 변하는.
강철 : (E) 제 가족을 죽인 진범을 안다는 전화였던 건 기억해요. 그런데 누구였는지, 왜 그 말을 믿었는지가 기억이 안 나요.
C#2 펜트하우스 전용 엘리베이터 (밤)
도윤이 따라 올라타려는데 강철이 제지하며 혼자 타며 뭐라 지시한다.
강철 : (E) 위험한 만남인데 경호원을 따돌린 이유도 모르겠고요.
C#3 호텔 옥상 (밤) 1회 29씬 이전 상황.
홀로 서서 제보자를 기다리는 강철. 뒤에서 다가오는 기척도 눈치 못 채고.
갑자기 등 뒤에서 칼로 등을 찌르는 검은 그림자.
칼에 맞고 쓰러지기 전까지 칼을 든 그림자와 격투를 벌이는 컷컷에.
강철 : (E) 그러니 당할 수 밖에요. 그날은 정말 죽으려고 작정한 거처럼 허술하게 행동했죠.
씬/16 바닷가 (오후)
강철 : 이상한 건 제가 왜 그랬는지가 전혀 생각이 안 난다는 거예요.
현석 : (표정)
강철 : 그 간호사도요. 저를 죽이려고 한 여자가, 왜 죽이려고 했는지를 몰라요. 그 트럭도요. 난데없이 나타났죠.
<회상 인서트 - 3회 21씬, 23씬 中>
C#1 트럭을 순간적으로 훑던 장면에.
강철 : (E) 번호판도 없었어요, 운전석을 봤는데 피하려는 시도조차 없었고.
C#2 트럭 지나가는 장면에.
강철 : (E) 사람이 죽을 뻔했는데 멈추지도 않고 그냥 가버렸죠.
강철 : 게다가 여기 와서 연기처럼 사라졌구요.
현석 : (....!)
강철 : 요즘 저한테 일어나는 일이 전부 이래요. 맥락이 없습니다. 살인에는 동기와 범인이 있어야 마땅한데 그게 빠져 있고요.
꼭 10년 전 그 때처럼요.
현석 : (...!)
강철 : 그동안 필사적으로 찾아왔죠. 단서 하나라도 얻겠다고. 우리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일을 해왔습니까?
아예 방송국까지 사들였죠.
<인서트 - 방송국 전경. 강력범죄 수사고발 프로그램 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고..
카메라 입구로 들어가 복도를 따라가며 첨단 과학 수사장비들, 회의하는 스태프들, 부조실, 녹화 스튜디오 등 훑는>
강철 : (E) 합법적인 방법을 찾느라 방송을 만드는 거지 사실은 수사본부죠. 투자한 돈만 몇 천억이 넘습니다.
그런데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물론 그 사이에 다른 사건들은 전부 해결했죠. 검거율에 99퍼센트에 이릅니다.
덕분에 저는 가당치도 않은 영웅 대접까지 받고요. 그런데,
현석 : ......
강철 : 그런데 진짜로 찾아야 될 그 놈은 단서 하나 못 찾고 있어요. 범행 동기도 몰라요. 사이코패스 가능성도 희박하죠.
머리카락 한 올, 목격자 한명이 안 나타났습니다. 10년 동안 말이에요.
현석 : 그래서..?
강철 : 요즘엔 이런 생각까지 들기 시작하더라구요. 우리가 그렇게 찾던 누군가가, 혹시 다른 차원에 있는 건 아닌가?
그래서 일생을 다 바쳐도 찾을 수 없는 건 아닌가.
현석 : (...?) 그게 무슨 소리야? 아니 그럼 범인이 외계인이라도 된다는 거야?
강철 : 외계인일지도 모르죠.
현석 : (황당) 뭐어?
강철 : 근데 우리가 상상하는 외계인은 아녜요. 얼굴도 똑같고 모든 게 우리와 똑같거든요. 예를 들어 오연주씨처럼요.
현석 : (?!)
강철 : 그 여잔 제 모든 걸 알고 있어요. 꼭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 처럼요.
씬/17 회상 - 펜트하우스 침실 (밤)
3회 47씬에서 이어지는 장면. 맥주캔 들고 창가에 서서 생각에 잠겨있는 강철.
연주 : (뒤척이며 잠결에) 난 그 장면이 제일 슬펐는데.. 한강대교..
강철 : (돌아보는)
연주 : 나도 울었어요 그때.. 강철이 진짜 자살할까봐..
강철 : (....!)
연주 : (뒤척, 돌아눕는)
강철 : (이상한 기분이 드는, 연주를 보는)
강철 : (E) 제가 누구한테도 말한 적 없는 속마음까지 전부 다요.
씬/18 바닷가 (오후)
현석 : (!) 어떻게 다 알아?
강철 : 모르죠. 다행인건 저한테 선의를 갖고 있다는 겁니다. 저를 살려주려고 해요.
현석 : 어째서?
강철 : 글쎄요. 근데 거기엔 저한테 적의를 가진 자도 있는 거 같습니다.
<회상 인서트>
C#1 1회, 자신을 칼로 찌르던 검은 그림자,
C#2 2회, 주사를 놓던 간호사,
C#3 3회, 트럭 운전석의 실루엣이 지나가며.
강철 : (E) 맥락 없는 사건들을 조작한 놈. 저를 죽이고 싶어 안달난 놈이요.
현석 : 그게 누군데?
강철 : 모릅니다. 그치만 이번에 분명히 느꼈어요. 모두 그 놈 짓이라는 걸.
현석 : (할 말이 없어 잠시 보는)
강철 : (미소) 황당하세요?
현석 : 말이라고 하나? 외계인이라니, 너무 나갔잖아~ 그건 아니야.
강철 : 심장에 총을 맞고도 멀쩡한 여자를 직접 보면 생각이 달라지실 걸요.
현석 : .....!
씬/19 호텔 외경 (밤)
강철 : (E) 오연주는 제 인생의 키가 확실합니다.
씬/20 펜트하우스 게스트룸 (밤)
강철 : (E) 비밀의 문을 열어 줄, 유일한 존재요.
연주의 당황스런 표정에서.. 카메라 빠지면 룸 메이드가 옷상자를 피라미드처럼 포개 들고 들어온다.
경호원1이 뒤따라 옷가방을 잔뜩 들고 들어오고.
연주 : 뭐예요?
경호원1 : 옷 구두 가방 화장품 등등 필요하신 일쳅니다.
연주 : (놀라) 이게 다 제 꺼라고요? 이걸 다 언제 입으라고요?
경호원1 : 대표님이 넉넉하게 준비하라고 지시하셔서요. 특별한 취향이 따로 있으시면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연주 : (산처럼 쌓이는 상자들에 압도당하는)
컷 튀어 상자에서 나온 화려하고 고급스런 각종 의상들과 구두, 백, 벨트, 고급 시계, 목걸이, 스카프, 화장품, 향수 등등
침대에 잔뜩 널려있고... 룸메이드가 옷장에 하나씩 걸며 정리하고 있다.
룸메이드 : 씻기 전에 입어보시겠어요? 다 같은 사이즌데 혹시 안 맞으실까봐.
연주 : ...... (비현실적인 기분)
씬/21 펜트하우스 게스트룸 욕실 (밤)
연주, 뒤에 지퍼가 달린 옷 하나를 입어보고 있다.
연주 : (중얼중얼) 그때 원피스 한 장이 삼백만원이 넘었잖아. 그럼 저거 다 하면 도대체 얼마야? 몇 천만 원..? 아니지 몇 억..?
(말하고는 새삼 놀라) 허~ (잠시 사이. 정신 차리고 뒤로 손을 뻗어 지퍼를 올리려고 하는데)
룸메이드 : (어느새 뒤에 와서 지퍼를 올려주고 있는)
연주 : (!! 후다닥 뒤로 돌며) 뭐예요?
룸메이드 : 네? 도와드리려고..
연주 : (당황) 제가 할 테니까 나가세요, 저 혼자 해요,
룸메이드 : 앞으로 저보고 전담해서 시중을 들라고 하셨는데요.
연주 : 시중이요? (자기를 가리키며) 저를 시중든다고요?
룸메이드 : 네. (하며 인사하는)
연주 : (공주 대접이 도통 적응 안 되는)
컷 튀어 옷 입고 화장대 앞에 앉아있는 연주 표정에.. 이미 화장품 일체가 진열되어 있고..
룸메이드가 드라이 해주고 있는.
연주 : 저기 됐어요, 괜찮아요, 무슨 세팅까지..
룸메이드 : 금방 돼요.
연주 : (불편해서 결국 드라이어 뺏어 끄며) 괜찮아요, 진짜 됐어요.
룸메이드 : (웃으며) 강대표님은 여성스런 컬을 좋아하시는데.
연주 : (황당) 그게 무슨 뜻이에요? 제가 왜 대표님 취향에 맞춰 머리 세팅을 해야 하는데요?
룸메이드 : 네..? (하고) 약혼녀분 아니세요..?
연주 : (움찔) 네..?
룸메이드 : (당황) 대표님 약혼녀시라고 들어서..
연주 : (자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제가요?
룸메이드 : 네..
연주 : (뻥...)
이때 밖에서 핸드폰 소리가 울리자 룸메이드, 얼른 나가는.
연주 : (당황스럽게 앉아 있다가 중얼) 뭐야... 왜 이래 자꾸..?
연주, 거울 속 명품 옷을 입고 드라이 한 자기 모습을 낯설게 보며.
연주 : (E) 더블유는 액션 히어로물이잖아. 근데 왜 이래 자꾸 로맨스 드라마처럼..?
연주 : (중얼) 사람 설레게..
이때 룸메이드가 강철이 준 핸드폰을 들고 들어온다.
룸메이드 : (핸드폰 계속 울리고, 내밀며) 대표님이신 거 같은데요.
연주 : (....!)
룸메이드 : (나가자)
연주 : (머뭇거리며 받는) 여보세요..?
강철 : (E) 뭐하고 있어요?
연주 : (목소리만 들어도 심쿵하는)
강철 : (E) 지낼만 해요?
씬/22 비행기 안 + 펜트하우스 게스트룸 욕실 (밤)
활주로로 이동하기 전의 비행기 안. 비행기 1등석에 막 앉은 강철.
강철 : 내일까지 연락이 안 될 거 같아서 전화했어요. 뭐 불편한 건 없어요?
연주 : 내가 왜... 대표님 약혼자가 됐죠?
강철 : 아.. (웃으며) 드나드는 직원들이 이상하게 생각할테니까. 감금 중이라고 할 수도 없고. (하고) 기분 나빴어요?
연주 : (괜히 별로인 척) 아니 뭐..
강철 : 남자친구가 알면 곤란해지나요?
연주 : 남자친구 없는데요.
강철 : 남자친구도 없어요? 어쩌다가?
연주 : 남자친구가 꼭 있어야 되나요?
강철 : 그건 아니지만 오연주씨 정도면 매력이 넘치는데 왜 남친이 없죠?
연주 : 놀려요? 내가 미인이면 개나 소나 미인이라면서?
강철 : 오연주씨가 미인은 아니지만 매력은 확실히 있죠. (웃으며) 뭐랄까.. 병맛같은 매력이랄까.
연주 : (표정)
그 사이 도윤이 와서 옆자리에 앉고.
강철 : 여보세요?
연주 : ...... (한숨 쉬는)
강철 : 화났어요? 병맛은 농담인데.
연주 : 화난 게 아니라 그 말에도 설레는 내가 정말 병맛이네요.
강철 : (웃음을 터뜨리는)
연주 : 웃지 마세요. 사람 감금시켜놓고 너무 유쾌한 거 아녜요?
강철 : 집에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나한테 전화하면 돼요. 잘 알죠?
연주 : ......
강철 : 잘 자요. (하고 끊으려는데)
연주 : (불쑥) 사랑해요
강철 : ......
연주 : ......
강철 : 그 말 안 통하는 거 알잖아요?
연주 : (찌푸리며) 네 네 알아요, 매력 넘친다고 해서 또 혹시나 했죠, 역시나네요.
강철 : (웃으며) 잘 자요. (끊는)
연주 : (끊고는 쪽팔려 화장대에 이마 찧는)
도윤 : (신문 보며 듣고 있다가) 뭐 그렇게 즐거워?
강철 : 한번만 더 들으면 흔들릴 거 같은데.
도윤 : 뭐가?
강철 : (대답 없이 미소 지으며 벨트 매는)
씬/23 펜트하우스 회의실 (밤)
긴 회의 테이블이 놓인 회의실.
소희, 서류와 커피를 앞에 놓고 볼펜을 똑딱거리며 뭔가 생각 중이다. 시계를 보더니.. 11시가 넘어간 걸 보고, 일어나는.
씬/24 펜트하우스 주방 (밤)
연주, 빼꼼 들여다본다. 고급스런 넓은 주방과 이어진 다이닝룸이 보이고... 감탄하며 둘러보는.
씬/25 펜트하우스 거실 (밤)
연주, 거실을 둘러보고 있다가 문득 달력을 보고.
연주 : (E) 벌써 사흘이 다 지나갔지. 거긴 얼마나 지났을까...? 5분...? 30분...? (감도 안 오고 점점 현실감각이 없어지는 듯)
연주 : (소파에 털썩 앉으며 중얼) 어떡해..? 여기 점점 익숙해지는데..?
이때 회의실 문이 열리며 소희가 나오자 얼른 반듯하게 앉는.
소희 : 어머 여기 계셨네요.
연주 : 아 네.
소희 : (다가오며) 뭐하세요?
연주 : (어색어색) 잠이 안 와서. 그냥..
소희 : 몸은 좀 어떠세요?
연주 : 네 괜찮아요.
소희 : ..... 괜찮으시면 그럼 우리 와인 한잔 하실래요?
연주 : 네...?
소희 : (미소) 지루해 보여서요. 하루 종일.
연주 : (그제야 살짝 미소) 지루하긴 하네요.
소희 : (웃으며) 나오세요.
씬/26 전용 엘리베이터 앞 (밤)
20대의 경호원1이 현관 앞에서 지키고 있는데 소희와 연주가 함께 나오는.
경호원1 : (?) 어디 가십니까?
소희 : 요 위에.
경호원1 : 대표님이..
소희 : 바로 윈데 상관없어. 와인 한잔 할 거야. 같이 올라가.
경호원1 : ...네. (엘리베이터 보안키를 대는)
씬/27 전용 엘리베이터 안 (밤)
경호원1, 소희, 연주가 함께 올라가는.
소희 : (떠보는) 가족들이 계실 거 아녜요?
연주 : 네..
소희 : 기다리시지 않겠어요? 강대표는 자기 생각만 하고 여기 붙들어놓고..
연주 : 아직 모르실거예요. 아마.
소희 : 이틀이나 지났는데요?
연주 : (할 말 없어) 제가 내 놓은 자식이라서. (웃는)
소희 : (웃으며) 아~
이때 띵 소리와 문이 열리고. 스카이라운지의 무드 있는 음악이 흘러나오는.
경호원1이 먼저 나가 기다리는.
소희 : 가시죠.
연주 : 네에. (나가는)
소희 : (따라 나가다가 갑자기) 아차, (핸드폰을 걸며) 화상통화 약속한 게 있었는데, 먼저 가 계세요. 5분만요.
연주 : (?)
소희 : (경호원1에게) 안내해드려요. (하고 문 닫는)
경호원1 : 네. (? 약간 의아한) 이쪽으로.
씬/28 스카이라운지 + 입구 (밤)
분위기와 전망 좋은 스카이라운지. 연주가 들어가는데 경호원1은 입구에 서서.
경호원1 : (들어가라는, 제스처하는)
웨이트리스 : (나오며) 이쪽으로 오시죠.
연주 : (힐끔 보고 웨이트리스 따라가는)
경호원1 : (입구에 자리 잡고 서서 연주 동선을 살피는)
연주, 전망 좋은 창가 쪽에 앉는다. 막상 밖에 나오니 살 것 같은, 음악에 전망까지, 긴장이 풀리는.
경호원1, 연주를 지켜보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리자 귀에 꽂은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받는다.
경호원1 : 네. 자리 앉았습니다. (하다) 네.. 네? (표정)
한편, 웨이터가 물 잔과 메뉴판을 들고 오는.
웨이터 : 두 분이시죠?
연주 : (전망 보며) 네.
웨이터 : (메뉴판과 물잔을 내려놓다가) 어...?
연주 : (? 보는)
웨이터 : (연주 얼굴을 뚫어지게 보며) 혹시.. 아니세요?
연주 : 네..?
웨이터 : (눈 똥그래져서) 그때 옥상에서, 강대표님, 칼에 찔렸을 때 의사 분,
<회상 인서트 - 1회 호텔 옥상에서 연주와 함께 있던 웨이터 컷>
연주 : (..!!!)
웨이터 : 맞으시죠? 그때 다들 엄청 찾았는데 갑자기 사라지셔서, 경찰도 막 찾고, 그거 모르셨어요? 막 뉴스에도 나고,
왜 이제 오셨어요?
연주 : 아, 그게, (당황해) 몰랐네요.. 여기가 거긴지.
웨이터 : 잠시만요, (후다닥 어디론가 간다)
연주 : (!)
웨이터, 경찰에 알리러 가는 게 분명하고..
연주, 소희가 이런 곳을 잡은 게 어이없는데 급히 입구 쪽을 보면 경호원1,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
연주, ...?!! 그제야 소희에게 뒤통수 맞은 걸 깨닫고.
카운터 쪽에서 웨이터가 직원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카운터 직원, 연주를 흘끔 보며 바로 전화를 걸고..
연주, 일어나 주방 쪽으로 바로 간다.
한편, 카운터에서는.
카운터 : (전화 중인) 네 지금 올라오세요. 확실하다는데요.
웨이터 : (쑥덕이는) 경찰도 불러요. 그 여자 공범일 수도 있다고 했어, 그냥 목격자가 아니라 용의자라고.
(하며 돌아보면 자리에 연주가 없고) 어?!
씬/29 스카이라운지 주방 (밤)
지난번과 같이 요리사들이 요리하느라 분주한 연기 가득한 주방.
연주, 바로 들어가 주방을 가로질러 지난번에 들어왔던 뒷문으로 간다.
요리하던 요리사들, 돌아보며 ‘누구..?’ 하고 이상하게 쳐다보는데 연주, 바로 뒷문으로 뛰어가는.
씬/30 스카이라운지 (밤)
웨이터와 막 도착한 무장한 호텔 보안요원들과 직원들 섞여서 수선스러운.
손님들 다 쳐다보고.
보안요원1 : 어딨어요?
요리사 : (손짓하며) 여기 누가 지나갔는데!
보안요원들 : (우르르 뛰어가는)
씬/31 주방 뒤편 복도 (밤)
쓰레기와 주류 상자들이 쌓여있는 좁은 복도.
연주, 이미 익숙해진 복도를 급히 빠져나가며 강철이 줬던 핸드폰을 꺼내는 급히 연락처를 찾으면
단 한 개의 전화번호가 저장되어 있다.
씬/32 공항 활주로 (밤)
여객기가 이륙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씬/33 여객기 1등석 안 (밤)
승무원이 안전체크하며 지나가고 강철과 도윤이 앉아있는데 핸드폰이 울리자 강철이 보고 받는.
강철 : (받는, 장난기) 왜요, 또 무슨 고백을 하려고.
연주 : (E) 어떡해요, 나 경찰에 잡힐 거 같아요!
강철 : (표정) 경찰..? 왜.
도윤 : (신문 보다 보는)
연주 : (E) 윤비서가..!
강철 : ....!
씬/34 비상구 계단 + 여객기 1등석 안 (밤)
비상구 계단으로 빠져나온 연주, 위를 한번 쳐다봤다가 밑으로 내려가며.
연주 : 어디로 가야 될지 모르겠어요! 어떡해요? 알잖아요, 난 경찰에 잡히면 안돼요.
강철 : 그건 나도 안 돼죠, 어딥니까 지금?
연주 : 비상계단으로 내려가고 있는데. (하다 멈칫)
저 위에서 ‘이쪽입니다!’ 소리 들려오고 연주, 급히 뛰어 내려가 보이는 대로 비상구 문을 쾅 열고 나가는.
강철 : 침착하고 어디라도 숨어서 시간을 벌어봐요, 상황파악 할 때까지.
씬/35 객실 복도 + 여객기 1등석 안 (밤)
연주의 시선으로 객실 복도가 이어지는..
연주 : (급히) 여기 28층이에요.
강철 : 전화 할게요. (끊고 바로 다시 전화 거는)
도윤 : 무슨 일입니까?
승무원 : (와서 조용히) 대표님. 지금 곧 이륙할거라서 통화는..
강철 : 미안해요, 한 통화만. (급한 미소)
승무원 : (하는 수 없이 가고)
강철 : (통화되자 바로 낮게) 뭐한 거야? 지키라니까!
씬/36 펜트하우스 전용 엘리베이터 앞 + 여객기 1등석 안 (밤)
제자리로 돌아와 있는 경호원1, 이어폰으로 전화 받고 있는.
경호원1 : 네? (당황) 윤비서님이 대표님 지시라고 하셨는데요.
강철 : (! 화를 누르며) 28층으로 가, 객실 쪽 어디 숨어있을 거야, 도와줘.
경호원1 : 알겠습니다! (사색 되서 도로 뛰어가는)
씬/37 객실 엘리베이터 앞 (밤)
연주, 복도를 급히 지나가는... 투숙객 둘이 서 있고..
이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호텔 매니저(1회에 등장했던)와 경찰1,2가 올라가다가 지나가는 연주를 발견한다.
호텔매니저 : 어? (손가락질하는)
연주 : (!! 도망간다)
호텔매니저 : 저 여자예요 오연주!
경찰들이 급히 튀어나오면서 타려던 투숙객을 밀치고 투숙객들 비명 지르는.
호텔매니저 :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투숙객들에게 사과하며 쫓아간다)
씬/38 객실 복도 (밤)
경호원1이 연주를 찾다가 살짝 열린 문을 발견한다.
경호원1, 바로 문을 열어보면 빈 방이고. 다시 나와서 연주를 찾다가 연주가 복도를 가로질러 가는 걸 발견하고.
경호원1 : (낮게) 오연주씨..!!
연주 : (뛰어가다 !!)
경호원1 : (급히 오라고 손짓하자)
연주 : (방향 틀어 그리 뛰어가는)
경호원1 : (앞뒤로 살피다가 연주의 뒤를 보고, ..!!!)
연주의 뒤로 경찰들이 나타나는.
경호원1 : (!! 바로 고개 들이밀며 숨는)
경찰1 : (연주를 발견한) 어이 이봐요!!
연주 : (돌아보고 !!)
이미 몰래 방으로 들어가기는 늦은 상황, 연주, 하는 수 없이 방을 그대로 지나치면서 강철의 핸드폰을 확 던져 넣는다.
경호원1, ...!! 문을 살짝 닫고... 경찰들이 뛰어가 결국 연주를 붙잡는 모습이 보이고..
경호원1, 연주가 붙잡히는 걸 확인하고 문을 닫는다.
씬/39 객실 + 여객기 1등석 안 (밤)
연주가 밀어 넣은 핸드폰을 집어 드는 경호원1. 강철로부터 전화가 오자 받는다.
강철 : (E) 어디에요?
경호원1 : 대표님 접니다. 죄송합니다. 잡혔습니다.
강철 : ....!! (낭패다) 근데 왜 니가 핸드폰을.
경호원1 : 잡히기 직전에 저한테 몰래 던져주고 갔습니다. 펜트하우스에 있었던 얘기는 안 할 거 같은데요.
강철 : (....! 핸드폰을 끊고는 잠시) .... (갑자기 벨트 풀고 일어나는데)
승무원 : (뛰어와 말리며) 지금 이륙합니다. 앉아주세요.
강철 : .....! (답이 없는, 툭 앉는다)
도윤 : 무슨 일이야 도대체?
강철 : 소희가 일을 쳤어 형.
도윤 : 어..?
강철 : (화를 누르며 밖을 내다보는)
씬/40 이륙하는 여객기 인서트 (밤)
씬/41 펜트하우스 거실 (밤)
소희가 서성거리고 있는데 현관문이 열리고 경호원1이 들어오는.
소희 : 오연주는?
경호원1 : 경찰에 잡혔습니다.
소희 : .....
경호원1 : (욱 해서) 대표님이 시키신 게 아니라면서요.
소희 : 내가 책임질게. 넌 걱정하지 마.
이때 핸드폰이 울리자 소희, 받는다.
소희 : 여보세요. 아 네 박형사님 안녕하세요. (하다 놀라며) 오연주가 잡혀요? 어디서요? 이 호텔에 있었다고요?
경호원1 : (표정)
씬/42 호텔 앞 (밤)
연주, 겁먹은 표정에서.. 카메라 빠지면 눈앞에 경찰차가 불을 밝히고 서 있고..
호텔 매니저, 웨이터 등이 직원들이 수군거리며 지켜보는데 경찰들에 양쪽 팔짱 잡혀 경찰차에 타는 연주.
경찰1 : (강제적인 말투) 타시죠.
연주 : (머뭇거리며 타고)
씬/43 경찰차 안 (밤)
경찰차가 달리고 있다. 경찰 둘과 함께 뒷자리에 탄 연주.
박형사가 앞자리에 타서.
박형사 : 아니 애초에 목격자 진술만 제대로 했으면 될 걸 왜 이렇게 일이 꼬이도록 안 나타났어요?
우리가 지금 몇 달을 허탕을 치게 만들고 말이야, 본인한테도 시간 끌어서 유리할 거 하나 없는데.
연주 : ..... 이제 어디로 가죠..?
경찰1 : 중부경찰서로 갑니다.
박형사 : 연락할 데 있으면 미리 하세요. 조사 다 끝나기 전까진 못 가시니까.
연주 : ...... (암담한 표정에)
앵커 : (E) 첫 소식입니다.
씬/44 뉴스 몽타쥬
C#1 뉴스룸 (아침)
남자 앵커가 진행 중이다. 강철의 얼굴과 실루엣과 물음표로 처리된 연주의 그림이 옆에 뜨며.
앵커 : 지난 5월에 있었던 넥서스 그룹 강철 대표 피습사건의 유일한 목격자 오모씨 신원이 확보됐다는 소식입니다.
C#2 대합실 또는 식당 (아침)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공공장소. 지나가던 사람들 뉴스를 보고 발걸음 멈추는.
뉴스 자막 <강철 대표 피습사건 용의자 여의사 신원확보>
앵커 : 몇 달 째 사건이 오리무중에 빠지면서 온갖 루머와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과연 사건의 실마리가 풀릴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C#3 뉴스 영상 - 경찰서 앞 (밤)
모자이크 되어 경찰에 끌려 들어가는 영상 속 연주. 이어서 실제로 바뀌고
출입기자들이 몰려들어 ‘오연주씨 의사가 맞습니까?’‘왜 계속 나타나지 않은거죠?’ 질문 쏟아내고..
정신이 하나도 없는 연주, 경찰이 막으며 데려가는 화면에.
남기자 : (E) 의사를 자칭한 오모씨는 사건 초기에는 유일한 목격자로서만 알려져 있었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용의자일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었습니다.
C#4 경찰서 강력계 (밤)
연주, 박형사 앞에서 조사 받고 있다.
박형사 : (노트북에 타이핑하며) 이름이요.
연주 : 오연주요.
박형사 : 오연주 아니잖아? 왜 이래요? 진짜 이름.
연주 : 오연주요.
박형사 : (힐끔) 주민번호.
연주 : .......
박형사 : 주민번호요.
연주 : 모릅니다.
박형사 : ...집 주소요.
연주 없어요.
박형사 : ..... (달래듯) 아 강철이 누군지 알죠? 경찰 위에 있는 분이시거든. 아무도 못 건드려요. 여론 때문에.
시민들의 영웅이래. 사람들이 그러더라구, 그런 분이 칼로 난자를 당했는데 우리가 두 달 넘게 단서 하나 못 찾았어.
분위기가 어떻겠어요? 좀 쉽게 갑시다, 나 좀 살려주라 아가씨.
연주 : .......
C#5 경찰서 로비 (밤)
연주를 찾아온 소희, 박형사에게 이야기를 듣고 있다.
박형사 : (황당, 짜증) 아무것도 없어요, 어떤 대답도 안하고, 지문조회도 안되고.
소희 : 불법체류자겠죠.
박형사 : 중국 공안에 요청은 해놨는데 좀 달라요, 감이 확 다르다니까, 그 느낌이 아니야, 딱 보면 견적 나오잖아요, 아니야.
소희 : (표정)
C#6 경찰서 유치장 (밤)
다른 취객에 섞여서 유치장 안에 있는 연주. 대책 없이 서성거리고 있는데 소희가 경찰 안내받고 온다.
소희 : 오연주씨.
연주 : (!! 돌아보는)
소희 : (가까이 와서 서는)
연주 : ......
소희 : 미안하게 됐어요. 근데 내 입장에선 이게 최선이라서. 강대표가 너무 경찰 무시하는 것도 걱정스럽고
오연주씨를 언제까지 억류할 수도 없고. 말이 안 되잖아요, 용의자와 동거하는 상황이라는 게.
오연주씨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연주 : ......
소희 : 아는 대로 성실하게 조사에 응하시면 그 다음엔 저희가 도울게요. 생명의 은인이신 건 모두 다 아니까.
근데 지금은 도와드릴 수가 없어요. 어떻게 피해자가 용의자를 돕겠어요. 일단 혐의는 벗으셔야죠.
연주 : .......
소희 : 신원을 밝혀주세요. 목격하신 건 다 말씀하시구요. 그래야 저도 도와드릴 수가 있어요.
그 다음엔 변호사든 뭐든 전부 다 지원할거예요.
연주 : (O.L) 밝히고 싶어도 밝힐 신원이 없어요.
소희 : (멈칫) 세상에 신원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연주 : 없어요. 정말로 없어요.
소희 : (표정)
C#7 경찰서 조사실 (밤)
조사가 이어지는 컷컷컷.
박형사 : 어떻게 주사약을 바꿔치기 했는지 들었을 거 아녜요 누군가한테~
연주 : 아니요..
박형사 : 아니 아무것도 모르면서 어떻게 뛰어들었냐고! 그게 말이 돼?
C#8 경찰서 조사실 (아침)
연주 앞에 국밥이 놓여있고.. 손도 안 댄.
형사1 : 가짜 명함을 파고 다닌 이유.
연주 : ......
형사1 : 핸드폰 이메일 다 가짠데 명함 들고 다닌 목적이 있을 거 아냐? 의사 행세 하고 다닌 이유!
C#9 경찰서 조사실 (밤)
분위기 점점 더 거칠어지는.
박형사 : 배후가 있잖아... 이 사건들을 지시한 배후. 아가씨 알잖아.
연주 : ......
박형사 : (버럭) 야!!! 입만 다문다고 될 일이 아니야 당신 어쩌려고 그래? 진짜 씨 확! (무거운 서류 더미를 확 던지는)
연주 : (맞을 뻔, 서류 바닥에 떨어지고, 표정)
C#10 경찰서 일각 (밤)
구치소로 향하는 버스가 서 있고. 연주, 수갑을 차고 여경들에게 끌려 차에 오른다.
기자들이 따라붙으며 찍어대고.
여기자 : (E) 밤샘 조사 끝에 경찰은 오씨가 살인교사나 공모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도주와 증거인멸을 우려하여
구속 수사하기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C#11 구치소 일각 (낮)
미결수복을 입고 수형번호 4205가 적힌 카드를 들고 사진 찍히는 연주.
사진 : (E) 똑바로 들어요.
연주 : ..... (고개 드는데, 모멸감에 시선을 둘 데가 없고)
C#12 구치소 신입거실 (낮)
여자 미결수들 여럿이 있는 혼거실. 연주가 밀려들어가 문이 닫힌다.
거친 분위기의 미결수들, 동시에 연주를 쳐다보고... 연주, 겁이 퍼뜩 나는.
여기자 : (E) 이에 따라 오씨는 오늘 오전 서울 구치소에 수감되었으며
C#13 착륙하는 비행기 인서트 (오후)
남기자 : (E) 한편 사건 피해자인 넥서스 그룹 강철 대표는 미국 출장 중에 소식을 듣고 오늘 오후에 귀국할 예정입니다.
씬/45 공항 건물 앞 (오후)
강철, 도윤과 함께 나오며 대기하는 차에 타려는데 기자들이 몰려들어 사진 찍고 질문 퍼붓는.
기자1 : 대표님, 여의사 소식 들으셨죠?
기자2 :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는데요, 기억이 나십니까? 당시 상황이.
강철 : 전혀 기억 안 납니다.
기자 : 그 여자가 범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강철 : 그건 아니죠. (농담처럼) 여자한테 칼 맞고 쓰러진 거면 전 대체 뭐가 됩니까?
기자들 : (웃고)
기자 : 지금 정치권 배후설에 오씨와 모의원과의 연관설도 있는데요,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강철 : 그런 루머는 믿지 않습니다. 믿지 마세요, 그런 거. (하고 바로 차에 타는)
씬/46 회사 차 안 (오후)
강철과 도윤이 차에 타고.. 경호원1이 조수석에 타 있고.
경호원1 : (얼른) 죄송합니다.
강철 : (기사에게) 경찰서부터 들르죠.
경호원1 : 저.. 오연주씨 오늘 오전에 수감됐습니다.
강철 : (...!) 어디.
경호원1 : 서울 구치소요.
강철 : (기막힌) 헛발질 할 때는 번개같이 빠르지 다들.
경호원1 : (무안)
도윤 : (핸드폰 문자가 오자) 윤비선데.
강철 : ......
도윤 : 계속 전화 안 받는다고 나한테 문자 보내는데.
씬/47 펜트하우스 회의실 (오후)
법무팀 변호사들이 앉아있는데 소희, 전화를 받는.
소희 : 여보세요. 강대표는, (하다)
강철 : (E) 나야.
소희 : (! 강철이 받자 아무렇지 않은 척) 아 대표님, 도착하셨어요? 다들 기다리고 있는데요.
강철 : (E) 구치소로 먼저 갈 거야. 그냥 보내.
소희 : (일어나며) 잠시만요. (상냥하게 얘기하고 나가는)
씬/48 펜트하우스 거실 + 회사 차 안 (오후)
소희 핸드폰 들고 나와.
소희 : 변호사들도 방법을 못 찾고 있어, 지금 상황에선 구속돼도 할 말이 없다고, 아무 진술도 안하는데.
강철 : 그래서 보호한 거야, 진술할 수가 없으니까. 그런데 니가 그 여자를 사지로 보낸 거고.
소희 : (발끈) 그건 내 잘못이 아니야, 죄 없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왜 신원을 못 밝혀? 찍소리도 못하고 입 다물고 있다고.
그럼 답 나온 거 아냐? 오연주는 목격자가 아니라 피의자야. 무슨 이유로 널 살려준 척 한 거고,
목적이 있어서 다시 너한테 접근한 거고, 너는 그 여자 되도 않는 말에 완전히 놀아난 거고
강철 : (말 끊는) 그런 식으로 매도 되서 인생 쫑날 뻔 했던 게 바로 나야, 잊었어?
소희 : (멈칫)
강철 : 내가 그렇게 당했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고, 왜 그 시간에 축구를 안 보고 학교에 갔냐고,
할 말이 없어서 머뭇거리는 거라고, 그렇게 떠밀려서 피해자가 살인범이 됐지 순식간에.
오연주도 이제 그렇게 되겠지 아마, 상식으로 이해가 안 가니까.
소희 : (표정)
강철 : 다들 맥락을 안보고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봐. 그리고 그게 상식인 줄 알지. 너는 니가 상식적으로 행동했다는데
그게 아니라 오연주란 인간의 맥락을 전혀 못 읽은 거지. 그 여자는 나한테 피해 안 주려고 잡히기 직전에
내 핸드폰을 던져버렸어. 신원이 중요한 게 아니야, 그런 행동의 본질을 알면 어떻게 그 여자를 용의자라고 말할 수 있어?
나는 나처럼 상식에 희생당하는 사람들을 도우려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너는 내 옆에서 또 희생자를 만들었어.
그러니 넌 내 비서 자격이 없어.
소희 : (표정)
강철 : 넌 그냥 내 친구로만 남아. 넌 해고야. (끊는)
소희 : .....!!
강철이 그렇게 나올 줄은 생각 못한 소희, 당황해 어쩔 줄 모르는..
연주가 등장한 이후로 뭔가 계속 꼬여가고 있다. 이마를 감싸는.
씬/49 구치소 신입거실 (오후)
어두침침한 방. 수의를 입고 벽에 기대 쪼그리고 앉아있는 연주.
거친 분위기의 여자 수감자들 몇이 여기저기 흩어져 자고 있거나 누워있다.
연주, 머리를 감싼 채 멍하고.. 숨 막힐 것 더위와 짓누르는 듯한 정적.
이때 철컹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경비교도 : 4205번.
연주 : (...! 겁먹는)
경비교도 : 4205번.
연주 : 네..
씬/50 구치소 면회실 (오후)
유리 칸막이가 설치된 면회 부스가 늘어선 면회실.
강철, 서성거리며 기다리고 있는데 문이 열리고.. 유리벽 너머로 수의를 입은 연주가 들어오는.
강철 : (....! 수의 입은 모습에 순간 가슴이 철렁, 연민이) ....
연주 : (외딴 별에서 유일하게 아는 사람을 만난 기분)
강철 : (괜히 미소)
둘,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앉는.
강철 : 미안해요 너무 늦어서. 갔다 바로 돌아오는 데만 이틀이 걸리네요. (하고) 지내기 어때요?
연주 : 더워요.
강철 : 아.. 맞아 덥죠. (농담처럼) 나도 여기 오래 있어봐서 알아요. 사계절을 보냈는데 여름엔 욕 나오게 덥더라고요.
연주 : (그 말에 갑자기 그동안 참았던 눈물이 터지는)
강철 : (표정)
연주 : (눈물을 닦아내려는데 주체가 안 되고 마구 쏟아지는)
강철 : 힘들어요..?
연주 : 아니 (하다) 네, (웃는데 눈물이 계속 나고) 좀 어이없어서요, 아 진짜, 적응이 안 되네요,
이건 좀 너무.. 이런 건 영화에서나 봤지,
강철 : .......
연주 : 상상도 못했어요, 내가 이런데 올 줄, 난 그냥 평범한 소시민인데.
강철 : 평범한 소시민들이 여기에 옵니다. 여기에 올 줄 알고 오는 사람은 별로 없죠.
<회상 인서트 - 1회 5씬, C#15. 구치소 독방에 앉아있는 강철>
강철 : (E) 어느 날 갑자기, 정신차려보면 구치소 독방에 앉아있는 거죠.
연주 : (표정)
강철 : (지키는 경찰을 흘끔 보고 낮게) 잘 들어요. 지금 상황은 암담해요. 나는 도와줄 명분이 없고, 앞으로는 더 큰일만 남았죠.
살인미수 살인교사 혐의에 불법체류, 배후조사, 온갖 이유로 앞으로 계속 조사받고 또 조사받고
대질, 재판, 또 조사, 또 다시 재판, 끝도 없겠죠.
<회상 인서트 - 1회 재판받는 강철, 한강에 선 강철 컷에>
강철 : 그렇게 인생이 망가지는 겁니다. 당신이 범인이라고 마음에 이미 정해놨죠 저들은. 두 달 동안 너무 피곤했거든요.
그러니까 당신이 범인이어야만 돼요.
연주 : (표정)
강철 : 그렇게 만들기 위해선 뭐든지 할 겁니다. 모욕을 주고 겁주고 멘탈을 부셔버리죠.
그게 몇 주가 몇 달이 되고, 또 몇 년이 될 지도 몰라요. 그 과정을 다 겪고 나면 다시 소시민으로 살아가기 쉽지 않아요.
연주 : (표정)
강철 : 그러니까 이제 대답을 해요. 내 질문에.
연주 : (...!)
강철 : 난 당신이 한 말이 사실이라고 믿어요. 그러니까 앞으로 닥칠 일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그거 밖에 없죠.
내가 묻는 질문에 답을 하고 이 자리에서 사라지는 거예요.
연주 : (....!)
강철 : 오연주씨는 어디서 왔죠?
연주 : ......!
강철 : .......
연주 : 여기서.. 내가 사라지면 난리가 날텐데요.
강철 : 그렇겠죠. 근데 그건 당신이 걱정할 필요 없어요. 오연주씬 사라져서 집으로 돌아가면 그만이니까.
나머진 내가 수습해요. 여긴 내가 사는 세계니까.
연주 : (표정)
강철 : 대답해요.
연주 : (흔들리나) 못해요. 얘기했잖아요, 불행해 질 거라고.
강철 : (실소) 내가 지금 대단히 행복한 거 같지도 않은데요. 늘 언제 죽을지도 몰라서 잠도 잘 못 자는데. 알잖아요?
연주 : (표정)
강철 : 당신도. 여기 평생 갇혀 있어도 상관없어요? 10년이고 20년이고?
연주 : ...... 아뇨.
강철 : (면회 시간이 줄어드는 걸 시계로 보고) 대답해요. 시간 별로 없어요.
연주 :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나도 모른다고요..!
강철 : 이미 일은 일어났어요. 지금 우리가 어디 있는지 좀 봐요.
연주 : (표정)
강철 : 오연주씨 사는 곳은 어디죠..?
연주 : ...... (겨우) 서울이요..
강철 : 같은 서울..? 근데 뭐가 다르죠..?
연주 : (목소리 떨리는) 거기는 내가 살고... 여기는 당신이 살죠..
강철 : 근데 나에 대해서 어떻게 다 알죠..? 나는 거기 없는데.
연주 : .......
강철 : 다 봤다고 했잖아요. 나에 대해서.
연주 : (차마 말이 안 떨어지는)
강철 : 어디서 봤어요 나에 대해서..?
연주 : (억지로 농담) 차라리 누드쇼가 낫겠네요.
강철 : (실소) 당신 누드는 나한테 안 먹힌다니까.
연주 : .......
강철 : (정색하고) 대답해요.
연주 : (더 큰 파국을 향해 가는 불안감) 후회할 거예요.
강철 : 후회 안합니다.
연주 : ......
강철 : 당신이 사는 세계라는 게 대체 뭐죠..?
연주 : ......
강철 : ......
연주 : (결국) 만화.... 속이요.
강철 : (?) 뭐요...?
연주 : ......
강철 : (이해 못하고) 오연주씨가 만화 속에서 나왔다는 말이에요?
연주 : 아니요..
강철 : 그럼
연주 : 여기가요..
강철 : (?) 그게 무슨..
연주 : ..... 여기가 만화 속이라고요.
강철 : (표정)
연주 : 내가 보는.. 만화요.
강철 : (표정)
연주 : 당신은.. 그 만화.. 주인공이고요..
강철 : (표정)
잠시 정적이 흐른다. 강철이 지금 이 말을 이해했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표정.
연주, 뭔가 더 말하려는데 이때 눈앞에 <계속> 라는 글자가 바로 떠오르고.
연주, ...!!!
강철의 눈앞에서 연주, 연기처럼 사라진다.
강철, 표정.
뒤쪽에 서서 지키고 있던 경찰, 깜짝 놀라서.
경찰 : ?!! 어, 뭐야?? 어, 어디 갔어???!
강철 : (그대로 앉아 미동도 없다)
씬/51 버스 정류장 (오전)
돌아온 연주, 수의를 입은 채, 벤치에 앉아있다.
씬/52 구치소 면회실 (오후)
비상벨이 울리고 경찰들이 안팎으로 몰려들어와 난리가 난 상황에서,
강철은 미동도 없이 조금 전 자신이 들은 말을 떠올리고 있다. 표정은 미동도 없으나 강철의 눈빛은 미묘하게 떨리고..
제 4 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