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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까, 일본에서 학생들이 온다는 소식은 전혀 못 들었는데 1교시 도중에 방송으로 '2교시 시작하기 전에 2학년의 제 2 외국어 일본어 선택한 1~5반 학생들은 시청각실로 집합 ;ㅁ;'이라는 상콤한 방송이...!
기대에 부풀어서 친구들이랑 우르르 내려 갔습니다. 내려 가면서 애들이 하는 이야기는 역시 단 두 가지, '여학생, 교복 치마'[...]
앞에 앉겠다고 제일 앞줄에 비집고 들어가 앉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앞에 앉을 이유가 없더군요 =_=;;
여튼. 어느 정도 기다리고 있으려니 일본 애들이 슬슬 들어 오는데... 어라, 이거 뿐?
20명도 채 안 되는 숫자가 구석에 자리를 잡더군요...;;
'이게 뭐냐'하면서 애들이 웅성대니까 앞에서 학생부장 선생이 '날씨와 교통 관계로 학생들 입장이 늦어지고 있으니까 양해 부탁 드립니다'라고 한 마디. 그럼 그렇지, 하면서 옆에 앉은 친구들이랑 얘기 했습니다. 역시 주제는 여학생. 교복 치마는... 애들이 교복을 안 입고 왔더라구요, 쓰읍... 저도 기대 했는데[먼산]
어쨌거나 조금 더 기다리니까 자리가 점점 메꿔져 갔습니다. 물론 모두들 여학생 얼굴 살피느라 정신 없었지요. 아, 뭐... 저도[...]
그렇겠거니... 하고 생각은 했지만, 역시 일본 여학생들은 다 키가 작더라구요. 평균 신장 168cm는 되려나...? 키 큰 여자애는 딱 두 명 있었습니다.(그런데 저보다도 크더군요... ㅜ_ㅠ;)
그렇게 입장이 끝나나, 했는데...
'짐 풀고 학교 안내 받고 오세요'
...애들 도로 우르르 빠져 나가는 소리에 OTL
뭐, 방금 전에 지나간 여자애가 이뻤니, 메주니... 하며 이야기 하느라 정신 없는 녀석들 틈에서, 만약 이야기 하게 되면 무슨 이야기를 해 볼까 열심히 가상 문답을 짜 봤습니다. ...애니나 특촬 이야기를 해 봐야 답이 안 나오지만요[...]
그렇게 10분 쯤... 2교시 수업시간 낼름 까 먹으며(나이스 ;ㅁ;!) 기다리고 있자니 다시 입장하는 일본 학생들.
옆에서 튀어 보이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며 손을 흔들던 녀석들 때문에 시선을 피하면서 손을 흔들어 줬습니다[먼산]
이번엔 그 학교 선생님들까지도 입장 하시더라구요, 역시 손을 흔들어주는데...
옆의 녀석이 여선생님 지나 가니까 대뜸 '아이시떼루'[...]
어찌저찌 해서 모두 착석하고, 학생주임 선생의 '서로 인사하세요' 소리에 다 같이 '하지메마시떼~'
...하지만 아까의 '아이시떼루' 녀석은 여학생들 쪽을 보며 이번엔 '오이시이데스네~'
웃겨 죽을 뻔 했습니다... 끅끅... ㅜ_ㅠa(무슨 뜻이냐구요? 알아 맞춰 보세요;;)
간신히 웃는 걸 참고 기다리니까 일본과 한국, 두 나라의 국가가 차례대로 나오더군요. 뭐, 역시... 다른 건 몰라도 정말 국가 하나만큼은 우리 나라가 세계 최고라고 생각 했습니다, 안익태 선생님 만세 ;ㅁ;
교감 선생님이 앞에 나와서 일장연설 하는데... 학교 이름이 '강기성서 고등학교'
...어이구, 중국에서 오셨나요?[...]
교감 선생님도 그렇지만 학생주임까지, 전부 일본어 발음으로는 안 읽고 죽어라 한자 그대로 읽더군요;; 그것 때문에, 학교 이름 헷갈려 죽을 뻔 했습니다... =_=;; 특히나 일본어 한자 발음은 아직까지 자신이 없는 터라... 岡가 오카로 읽히는 건 알겠는데 나머지는 도대체 뭐라고 읽어야 할지 감이 안 와서 이 글 쓰기 전에 인터넷으로 이리저리 찾아 보고서야 알았지 뭡니까...;;
그건 그렇고, 교감의 말이 끝나자 일본 오키자키 죠사이 고등학교(岡埼城西 高校)의 교장 선생님이 나와서 또 답사. 대강은 알아 들었는데 노인네시라 그런지... 발음이 탁해서 알아 듣기 참 힘들었습니다;; 교장 선생님 옆에서 동시번역 해 주던 선생님 아니었으면 1/3 이상 못 알아 들을 뻔 했어요;;
그렇게 일본 교장 선생님의 답사가 끝나니까, 언제 어디서던 귀빈이 학교에 찾아 오면 늘쌍 보여주는 사물놀이부 공연이.
사물놀이부 녀석들, 긴장할 만도 한데... 요새 귀빈이 학교에 안 와서 그런가, 꽤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예전보다 더 잘 하는 거 같아 보였습니다. 10여분 간 난타가 남부럽지 않을 만큼 열심히 두들겨 댄 끝에, 박수 갈채를 받았지요.
그러고선 힘 빠지는 학생주임의 한 마디, '더 준비한 게 있지만 시간 관계상 생략'
아니, 준비 한 게 있기는 했냐만서도 말이지, 이건 좀... =_=;;
그리고, 이제 기회를 잡아서 뭐라고 얘기라도 해 봐야지... 하며 눈을 희번뜩이던 차례에 학생주임의 구원의 목소리가...!!
'2열과 4열 일어나서 일본 학생들과 자리를 바꾼다!'
나이스으 ;ㅁ;!
알아서 한 줄씩 섞어준 덕에 자연스레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위기로 만들어 주더라구요... 학생주임, 다시 봤어 ;ㅁ;b
하지만 난관은 역시 처음의 한 마디... ㅜ_ㅠ;;
별 도움 안 되는 가상문답은 사물놀이 보면서 날아가 버린 지 오래고...
뭐라고 말해야 할지 눈앞이 새하얀데다, 숫기라곤 없는 성격으로 한 마디 걸기도 힘든데 마침 뒷자리는 전부 여학생... ⅢOTL
그나마 못 생겼으면 모를까, 다들 이쁜 여학생들인데다... 제 옆 자리에 앉아 있던 녀석의 뒤에 앉은, 즉 그 녀석이랑 이야기 해야 하는 여학생은 반경 4열 이내에선 가장 이쁜 여학생[...]
걔나 저나 말은 못 꺼내고 우물쭈물하는 가운데(옆자리의 친구는 아예 뒤도 못 돌아보더군요... =_=;;) 근처에서 슬슬 모험심 넘치는 녀석들의 '하지메마시떼' '오하이오' 하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그렇다곤 해도 대부분이 한 마디도 못 떼고 있자(물론 저도 포함 ㅜ_ㅠ) 학생주임이 '나중에 뒷자리에 앉은 일본 학생 이름 물어봐서 모르는 녀석 죽는다!'라는 도움 안 되는 소리를...
결국엔 저도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이름을 물어 봤습니다.
'마유'라더군요, 그런데 옆자리에서도 '마유'라는 소리가...
알고 보니 제가 이름을 물어 본 학생 옆에 앉은 여학생 이름도 마유였습니다;; 아까 말한, 반경 4열 이내에서 가장 이뻐 보이는 여학생과 제 뒤에 있던, 이름을 물어 본 '마유', 그리고 그 옆에 앉은 여학생 이름 역시 마유...;;
제 옆에 있던, 뒤도 제대로 못 돌아 보던 그 놈이 옆구리를 쿡쿡 찌르면서, '야, 쟤 이름도 좀 물어 봐;;'라기에... 어쩌겠습니까? 물어 봐야지;;
조심스레 '에... 아나타노 나마에와 난데스카?'라고 물어 보니... '아야카'라고 대답 하더군요. 그래서 아야카라고 가르쳐 줬는데... 다시 뭐라고 하는 겁니다, 자세히 들어 보니까 '하야카'라네요... =_=;; 제 귀도 갈 데까지 갔는지, 원...
이름을 물어 보곤 안 가르쳐 주는 건 예의가 아니기도 하고, 그 쪽에서도 물어 보기에 이름을 말 해 줬습니다... 만, 일본어 발음 한계 상 이름 발음 시키는 데 1분은 잡아 먹었습니다[먼산]
하야카라길래, 한자는 안 물어 봤지만 '速か인가...?' 라고 생각 했습니다. '마유'는... 한자가 뭘까요? 馬由는 아닐텐데[...]
이렇게 통성명을 한 다음에... 친구들이 뭘 하나 대충 둘러 보니, 전부 그 정도까진 한 거 같더라구요.
...그리고 침묵[...]
날아가 버린 가상문답을 도로 복구 해 보려고 해도 디스크 조각 모음 기능 따윈 애초에 없는 관계로 뭘 말 해야 하나, 한참을 생각 하다가...
결국 그냥, 될 대로 되라 싶어서 'JPOP, 스키데스카?'라는, 뻔한 질문을 했습니다;;(다른 녀석들은 그런 질문조차 못 하고 있으니, 숫기 없는 저 치고는 장족의 발전이었습니다... =_=;;)
긴장한 탓에 발음이 새서 그런지 못 알아 듣는 눈치어서 한 번 더 말 해 주니까, 웃으면서 하는 말이 'BoA가 스키데스~'
...어머, 보아 노래는 발렌티나 에브리 하트 정도 밖엔 안 들어 봤는데[...]
간신히 말할 주제를 만들어 놨는데 이렇게 끊어 버릴 수도 없어서, 머리를 굴려 대다가 전 Bump of Chicken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꼼수를 썼습니다[...]
그냥 영어 발음대로 해서 그런지 못 알아 들어서 일본 식으로 말해 주니까, '아, 밤프~!'라며 옆의, '하야카'와 웃으며 뭐라고 속닥거리더니 역시 범프를 좋아한다더군요, 나이스 ;ㅁ;
이제야 공통 분모가 생겼다!! 라며 이번에 나온 범프의 새 싱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러니까,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새 싱글이 나온 줄 몰랐다'고, 싱글의 제목을 묻더군요.
...어머나, 나도 싱글이 나왔다는 소식은 어제 들었는데... 아직 듣지도 못한 싱글 제목, 기억이 안 난다구 ㅜ_ㅠ;;
다시 침묵... ㅜ_ㅠ;;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서 Rurutia도 좋아한다고 말 했습니다. 역시 하야카와 뭐라고 속닥거리는데, 이번엔 안다는 건지 모른다는 건지... 별 말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또 침묵... 아흑... ㅜ_ㅠ;;
안 되겠다 싶어서 옆의 분위기를 살피니까, 갑자기 왼쪽 구석에 있던 녀석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더라구요.
그러더니, 딸리는 일본어 실력을 바디 랭귀지로 극복하며 뒷자리의 일본 학생과 돈을 교환 ;ㅁ;
이거다! 싶어서 낼름 1000원을 꺼내서는 '프레젠토데스!'하며 '마유'에게 건넸습니다.
마유가 웃으면서 10엔과 50엔 동전 하나씩을 주더군요. 이거... 가보로 삼을까?[...]
뭔가 말을 더 해야 하긴 한데... 애니 이야기를 꺼내야 하나, 아니면 뭔가 노래 이야길 더 해 봐? 하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중에...(차마 여학생에게 특촬 이야기를 꺼낼 순 없기에 그것만큼은 머릿속에서 지워 버렸습니다... =_=;;)
하야카 옆 자리의 여학생이 디카를 꺼내서는 사진을 찍자더군요. 그래서 열심히 머리를 끼워 넣어서 한 방 찰칵;
마유 역시 디카를 꺼내 들어서, 또 한 방 찰칵 ;ㅁ;
다른 학생들도 분주히 디카를 꺼내 들어서 찍기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튀려고 애를 쓰는 녀석들은 여기저기 머리를 디밀고... 한 마디라도 더 하려고, 일본어로 안 되면 영어로라도 뭐라고 말 하더군요. 그 모습이 우스워서 다들 웃었습니다만, 지금 생각 해 보니 그렇게 한 마디라도 더 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ㅁ;
이런 식으로, 얼마 말도 못 했는데 학생주임의 종언의 카운트다운. '이제 그만~'
...망할 ㅜ_ㅠ;;
마지막으로, '마유'와 악수를 하고는 손을 흔들어 줬습니다.(제 옆에 있던 녀석은 자리 배치상 당연하긴 하지만... 복에 겹게도, 하야카와 악수 ;ㅁ;) 스이쿤 18년 인생에 웃으면서 여학생과 악수 해 보긴 처음... ㅜ_ㅠ;; 며칠간 손을 씻지 말아 버릴까요?[...]
아아, 이렇게 해서 일본 학생들은 11시에 점심을 먹으러... 지금은 텅 빈 3학년 급식소로 내려 갔습니다.
저희는 일단은 아직 3교시 중인터라 교실로 가서 남은 시간을 때운 뒤에... 3학년 급식소로 대쉬, 대쉬!
...선생들이 막더라구요, 아흑.
그렇게 해서 일본 학생들이 돌아가는 모습은 못 봤답니다. 에휴... '마유'랑 E메일 주소 정도는 교환하는 건데...;;
초등학교 적 접한 포켓몬 레드 버전부터 해서, 슈로대와 애니로 열심히 단련(?)한 일본어, 독학이라지만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것저것 말할 걸 생각 해 뒀는데도 겨우 그것 밖에 말을 못한 게 아쉬워지네요.
3학년 졸업 여행으로 일본에 보내 주지 않으려나... 가 보고 싶어 집니다 ㅜ_ㅠ;;
PS:즐황제님, 안 좋은 일은 잊어버리시고 기운 내세요 ;ㅁ;!
첫댓글 졸업여행보다는 사비를 털어사 직접 가는게 더 효과적일겁니다... 틀에박힌 졸업여행보다는 하고싶은거 할수있는...-_-;;;
마유는 건.시.데에서 나오는 신의 여동생 이름인데^^;;; 좋은 경험 하셨네요^^ 사진 올려보세요^^;;;;(어라?)
..좋겟군요 좋겟군요(응?) 아이시데루 덜덜 (..)
흠.. 흠.. 흠.. 저 고등학교 댕길때도 왔었는데, 전 그때까지만 해도 AV를 보면서 일본 여자들은 다 이뻐.. 짧은 교복의 압박 ㅡ,.ㅡ 그것을 바라보았는데.. 오크 밭이었습니다.. 전 그때 처음으로 반지의 제왕을 보았습니다.. 수업이 몰려드는 오크의 무리들을 ㅡ,.ㅡ
제가 학교에 다닐땐(약 3년전) 처음으로 일본학교와 자매를 맺었거니와 문과가 아니였기 땜시 잘 보지도 못했다는ㅠㅜ 아 참고로 저희 반에 어떤 녀석은 100원과 100엔을 교환할걸로;;
푸하하하 오이시이에서 뒤집어 졌습니다 ^^(어이 자네가 처음 배운 일어문장이 오이시이야 ㅡㅡ)
스이쿤, 그냥 돈 벌어서 일본여행 가도록. 왜 멋지잖아. 내 손으로 가보는 일본. 아 물론 아가씨랑 동반하면 기쁨 3배.
그러고 싶습니다아 ;ㅁ; 뭐, 이젠 비자 따로 딸 필요도 없어졌으니 뻔질나게 들락거리고 싶긴 한데... =ㅁ=a
클클...나중에 물어봐서 이름 모르면 죽는다에서 엄청 웃었네요 클클....아 그리고 오사카님께서 말씀하신 100원과 100엔 교환....전 초딩때 경주가서 500원을 교환했다죠....클클클
'오이시이'라... 헐...ㅠㅠ
도데체 왜 "맛있네요~" 라고 한걸까요;; 의미를 알고했으면 그 의도가 참으로 궁금하고 몰르고 했으면 박장대소일 이야기네요 ㅎㅎ
듣고 웃겨서 쓰러지며 물어봤는데, 뭔 뜻인지 알고 한 이야기라네요[...]
굉장히 즐거워 보이네요 ^^~ 일본 언젠가 가보고 싶군요.
왜 우리학교는 경주 이외에는 안될까...사립주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