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니라던 김건희, 구속 기소...역대 영부인 중 처음
헌정사상 최초 '대통령 부부' 동시 법정행...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등 위반 혐의...V0로 불리며 비리 정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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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이 29일 오전 김건희를 구속기소했다. 왼쪽은 2022년 5월 10일 남편 윤석열이 대통령으로 취임하던 날, 오른쪽은 2025년 8월 6일 특검팀 조사를 받던 날 김건희의 모습. |
| ⓒ 오마이뉴스 |
이제 김건희씨 이름 앞에 '헌정사상 최초 피고인이 된 영부인'이란 수식어가 따라붙게 됐다.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은 29일 오전 윤석열 정부의 '실세', 'V0' 등으로 불리던 김씨를 기소했다. 지난달 2일 특검팀이 현판을 내걸고 수사를 개시한 지 58일 만이다. 특검팀 첫 출석에서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주장했던 김씨는 이제 역대 영부인 중 아무도 가본 적 없는 법정에, 그것도 권력형 비리 혐의의 정점인 인물로서 서게 됐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 오전 김건희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가법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전했다. 각각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게이트, 건진법사 청탁 관련 혐의다.
김씨는 ▲ 2009~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 2022년 대선 때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 등 도움을 받고 같은 해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공천하도록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 2022년 4~8월 통일교가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청탁한 명품 가방 등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를 받고 있다.
김씨는 특검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지난 12일 법원이 발부해 구속됐다. 특검팀은 김씨가 일부 소환에 불응하고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점을 이유로 구속 기한을 한 차례 연장했고, 오는 31일 전에 그를 재판에 넘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특검팀은 구속 기한 이틀을 앞둔 이날 우선 김씨의 세 가지 혐의를 재판에 넘겼다. 집사 게이트,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각종 명품 및 귀금속 수수 등 다른 의혹에 대한 수사는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김씨는 구속 전 한 차례를 포함 그동안 여섯 차례 출석해 특검팀 조사를 받았다. 그는 대체로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구속 전 한 차례 조사를 앞두고 유일하게 언론 앞에 선 그는 ""국민 여러분께 저 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수사 잘 받고 나오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외 언론의 질문엔 입을 열지 않았다.
김씨 기소로 인해 대한민국은 '헌정사상 최초 대통령 부부 동시 기소'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게 했다.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는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검) 출범 전 이미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됐고, 내란 특검팀에 의해 추가 기소된 바 있다.
한편 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집사 게이트 핵심인물인 김예성씨도 구속기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