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튼햄 핫스퍼서 활약중인 '꾀돌이' 이영표(28)가 '공격 첨병'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데포, 로비 킨, 라시악, 미도 등 '특급 골잡이'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튼햄은 최근 5경기에서 1득점이라는 극도의 공격력 부진에 빠져 있다. 특히 지난 21일 새벽 칼링컵 2라운드에서는 4부리그 팀에 0-1로 참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시즌전 '리그 4위권'이라는 목표를 내세웠음에도 현재 2승3무1패(승점 9)로 9위에 머물고 있는 토튼햄.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어 보인다. 마틴 욜 감독은 오는 27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에 열리는 풀햄과의 리그 7차전에서 승리 외의 다른 결과는 일절 생각치 않고 있다.
경기를 앞두고 욜 감독이 최근 부진에 빠진 공격의 해법으로 내세운 '키 플레이어'는 바로 이영표. 잉글랜드의 '타임즈'는 26일 '욜 감독이 왼쪽 날개 앤디 리드를 중앙으로 돌리고 왼쪽 측면에서의 공격에 대한 책임은 수비수 이영표에게 맡긴다는 복안을 세웠다'고 밝혔다. 활발한 측면 공격을 통해 활력넘치는 공격축구를 하겠다는 것이 욜 감독 공격 전략의 핵심인 셈이다.
특히 욜 감독은 "우리는 측면, 특히 왼쪽에서 더 많은 공격찬스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영표에 대한 기대를 표출했다. 욜 감독이 이영표에게 기대하는 바는 자명하다. 네덜란드 리그서 갈고 닦은 정교한 측면 돌파와 세밀한 패스웍을 선보이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
네덜란드 출신인 욜 감독은 자국 축구에 대한 자존심이 대단한 인물이다. 26일 '스포르팅 라이프'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측면 공격수 아르옌 로벤(첼시)은 네덜란드에서 교육을 받았다. 이 때문인지 그는 정교한 경기력을 선보인다. 잉글랜드 선수들이 멀리 볼을 떨어뜨려주는 습관을 지니고 있는 반면 네덜란드 측면 공격수들은 팀 동료와 볼을 주고 받는 세밀한 플레이를 중시한다"며 잉글랜드 측면 공격수들의 '킥 앤드 러쉬' 전술과 네덜란드 출신 측면 공격수들의 섬세한 경기 운영 능력을 비교 설명했다.
이영표는 수비수이면서도 왠만한 측면 공격수 이상의 돌파력을 갖추고 있고 감독이 추구하는 네덜란드 스타일의 섬세한 윙플레이를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욜 감독이 기대하는 윙플레이어의 역할을 100% 소화할 수 있는 이유는 감독이 네덜란드 출신인데다 이영표도 네덜란드 축구에 정통한 까닭. 이제 이영표는 PSV 아인트호벤 시절 체득한 플레이를 그대로 실천하기만 하면 된다.
한편 27일 풀햄전서 이영표와 자주 일대일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우측 풀백 모리스 볼츠(21)와 오른쪽 미드필더 스티드 말브랑크(25)는 만만한 상대들이 아니다. 이들은 각각 독일과 프랑스의 대표적인 차세대 스타들. 그러나 경험면에서는 아직 이영표가 한 수 위다. 리버풀의 수비진을 앞에 두고도 마음껏 자신의 플레이를 선보였던 이영표가 맞대결에서 밀릴 이유는 전혀 없다.
스포츠전문채널 MBC-ESPN에서는 이영표의 공격적 재능이 유감없이 발휘될 것으로 예상되는 토튼햄-풀햄 전을 27일 새벽 4시부터 위성 생중계한다.
이지석 기자 jslee@imbc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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