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유도사(邦有道仕)
나라에 도(道)가 있으면 벼슬을 한다는 뜻으로,
세상에 도가 있을 때와 없을 때를 분별하여
의리에 따라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말이다.
邦 : 나라 방
有 : 있을 유
道 : 길 도
仕 : 벼슬 사
출전 : 논어(論語) 第15篇 위령공(衛靈公) 6章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정직하다. 사어(史魚)여! 나라에 도(道)가 있을 때에도
화살처럼 곧으며, 나라에 도가 없을 때에도 화살처럼 곧았도다.
군자답다. 거백옥(蘧伯玉)이여!
나라에 도가 있으면 벼슬하고,
나라에 도가 없으면 거두어 속에 감출 수 있도다."
(衛靈公 6)
혼란한 시대를 산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예로부터 사람들은
현명한 처세술을 알기 원했다.
'논어'에 나오는 몇 가지
처세에 관한 이야기를 살펴보자.
공자는 자신의 제자 남용(南容)에 대해
"나라에 도(道)가 있으면 버려지지 아니하며,
나라에 도가 없으면 형벌을 면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자기 형의 딸과 혼인을 하게 했다(공야장 1).
" 공자의 말을 통해 남용은 능력도 있으면서
동시에 언행에도 매우 신중한 사람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공자는 위(衛)나라 대부 영무자(寗武子)의
처세를 높이 평가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영무자는 나라에 도(道)가 있으면 지혜롭고
나라에 도가 없으면 어리석으니,
그 지혜는 따를 수 있으나
그 어리석음은 따를 수 없다(공야장 20)."
영무자가 문공(文公) 때에 관직에 올라
능력을 발휘했던 것은
당시 나라에 도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뒤를 이은 성공(成公) 때에는
바른 도가 행해지지 않았다.
이 때 영무자는 목숨을 바쳐 임금을 섬겼다.
이러한 영무자에 대해 공자는 그의 지혜는
따를 수는 있을지언정 그의 어리석어 보이는 충성은
누구도 따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극찬하고 있다.
이 밖에 공자는 단도직입적으로
"위태로운 나라에는 들어가지 않고,
어지러운 나라에는 살지 않으며,
천하에 도가 있으면 세상에 나가 벼슬을 하고,
도가 없으면 숨어야 한다.
나라에 도가 있을 때는 가난하고 천한 것이 부끄러우며,
나라에 도가 없을 때는 부귀한 것이 부끄럽다.
(태백 13)"고 말한다.
이것은 가급적 위태롭고 어지러운 곳은 피해야 하며,
세상에 도가 있을 때와 없을 때를 분별하여
의리에 따라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말이다.
즉 음모와 술수, 불법이 난무하는 혼란한 시대에
정계에 진출하여 무도한 지도자를 돕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더욱이 그들과 결탁하여 부귀한 생활을 누린다면,
이것은 역사의 부끄러움이 될 것이라는
경고의 뜻도 포함되어 있다.
공자의 처세법은 부끄러움에 대해 묻는
제자 자사(子思)의 질문에
"나라에 도가 있을 때에 녹봉만 받아먹으며,
나라에 도가 없을 때에도 녹봉만
받아 먹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다(헌문 1)"고
말한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공자는 나라가 혼란한데도 공직에 있으면서
어떠한 역할도 하지 못한 채 월급만 받는 것은
한갓 자리만 탐내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공자는 "나라에 도가 있을 때에는
말을 당당하게 하고 행실을 당당하게 하지만,
나라에 도가 없을 때에는 행실은 당당하게 하되
말은 공손하게 해야 한다(헌문 4)"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세태에 순응하고 아첨하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혼란한 세상에는 언행을 조심하고
묵묵히 견뎌내 후일을 도모할 수 있게 행동하라는 것이다.
공자는 제(齊)나라의 권력자인 최저(崔杼) 일당이
임금 시해를 공모한 사실을 역사에 기록하다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사관(史官)이었던 사어(史魚)에 대해
'화살과 같이 곧은' 군자라고 칭송을 했다.
또한 매사에 신중했던 거백옥(蘧伯玉)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공자의 말을 통해
국가공직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처세가 같지 않음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즉 혼란한 시대에 군자가 국가의 공직(公職)을 맡는 것은
자칫 무도한 임금을 도와주는 결과가 될 수 있음을
조심스럽게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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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글-방유도사(邦有道仕)
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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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17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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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바람에 띄운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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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학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