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학술자유 강력 지지"
日은 아직 아무런 조치 없어
미국 정부가 최근 미국 역사학자 19명의 일본에 대한 미국 역사교과서 수정압력 비판 공동 성명 발표와 관련해
'학술의 자유' 강력 지지 입장을 나타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과거사 왜곡및 교과서 내용 수정 기도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한 것으로
앞으로 일본이 어떤 행보를 취할지 주목된다.
8일 미 국무부는 미국 역사학자 19명의 공동성명에 대해서 "원칙에 관한 문제로서
우리는 민주사회의 토대가 되는 학술의 자유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국무부 대변인실은 논평에서 "우리는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치유(healing)와 화해(reconciliation)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계속 강조해 왔다"고 덧붙였다.
국무부는 학술의 자유 수호라는 원칙 속에서 역사학자의 연구 결과물인 역사 교과서에 대한
아베 정권의 수정 압력은 부당하다는 견해를 분명하게 피력했다.
국무부의 논평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워싱톤DC의 외교가에서는 오는 4월 말 또는 5월 초 미국 방문을 추진 중인 아베 총리가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역사학자 공동성명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일 프린스턴대의 제러미 아델만 교수와 코네티컷대의 알렉시스 더든 교수 등 미국역사협회(AHA) 소속
역사학자 19명은 "최근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다른 나라의 역사교과서 기술을 억압하려는 기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워싱턴 이제교 특파원
역사가의 국제 連帶 20150212
역사가는 어떤 존재인가 중국 고전에 전하는 일화가 있다.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에 최저(崔杼)는 인물이 있었다.
그가 국왕인 莊公을 죽이고 재상이 되자 史官이 "최저, 자신의 임금을 죽이다"라고 썼다.
사관은 죽음을 당했다.
옛날 중국에선 가족이 사관을 맡는 일이 있었다.
동생이 똑같이 쓰자 최저는 동생도 죽였다.
뒤를 이은 막내동생까지 "최저, 임금을 죽이다"라고 썼다.
어지간한 최저도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이런 역사가를 아베 일본 총리는 여러차례 건드렸다.
미국 '포린 어페이스'誌가 아베에게 '일본이 한국, 중국을 침략한 사실을 인정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침략에 대한 定義는 역사학자들이 해야 할 몫"이라고 답했다.
아베는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진실을 밝히는 건) 역사학자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했다.
일본의 침략사와 위안부 동원 만행을 역사학자들 논쟁 영역으로 떠넘긴 것이다.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의 진원지인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주역은 후지오카 노부가쓰 도쿄대 교수,
니시오 간지 전기통신대 교수 등이었다.
아베는 집권 자민당 간사장 대라로서 이 모임을 적극 후원한 국회의원 모임의 중심인물이었다.
그가 '역사가의 몫'을 얘기할 때는 友軍인 후지오카, 니시오 같은 이름만 떠올랐는지 모를 일이다.
일본의 과거사 왜곡에 미국 역사학자들이 못 참고 일어섰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미국 한 출판사가 낸 역사교과서의 일본군위안부 관련 기술에 대해 수정을 요구한 일이 있다.
미국 역사학자들은 "이는 학문의 자유레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며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논쟁거리가 아니라
이미 전세계가 인정하는 '사실'이라고 목박았다.
이들은 또 "역사는 자기 편한 대로 기억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위안부 제도는 일본이 국가 차원에서 후원한
성노예라는 데 이견이 없다"고 했다.
미국 역사학자들 성명서는 미국 역사학회(AHA) 연례모임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우리는 비록 가난한 역사학자들이지만 아픙로도 역사학자로서의 양심과 책임을 다할 것이다."
성명서 작성을 주도한 더든 코네티컷대 교수의 말이 인상적이다.
일본 4대 역사학 단체도 지난 12월 아베 총리의 위안부 왜곡을 비판하고 역사 연구에 기초한 진실을 국내외에
알리겠다고 결의했다.
아베 총리가 역사가들의 분노에 어떻게 답할지 궁금하다.
연구실에 파묻혀 지내온 꼬장꼬장안 역사가들의 국제적 連帶가 일본위 역사 왜곡 만행을 바꿀 수 있을지
지켜보게 된다. 김태익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