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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유] 05
씬/1 구치소 면회실 (오후)
4회 51씬에서 이어지는..
강철 : 당신이 사는 세계라는 게 대체 뭐죠..?
연주 : ......
강철 : ......
연주 : (결국) 만화.... 속이요.
강철 : (?) 뭐요...?
연주 : ......
강철 : (이해 못하고) 오연주씨가 만화 속에서 나왔다는 말이에요?
연주 : 아니요..
강철 : 그럼
연주 : 여기가요..
강철 : (?) 그게 무슨..
연주 : ..... 여기가 만화 속이라고요.
강철 : (표정)
연주 : 내가 보는.. 만화요.
강철 : (표정)
연주 : 당신은.. 그 만화.. 주인공이고요..
강철 : (표정)
잠시 정적이 흐르는...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본 강철과 연주의 모습 스틸되며.. 그대로 만화 컷으로 바뀐다.
<계속> 이라는 자막이 아래에 쾅 박히면서.
씬/2 버스 정류장 (오전)
아무도 없는 비어있던 벤치에 갑자기 나타나는 연주. 수의를 입은 채..
눈앞에 있던 강철은 사라지고 순식간에 우거진 가로수 녹음이 연주의 시선에..
씬/3 구치소 면회실 (오후) 4회 50씬 中
강철의 눈앞에 있던 연주, 사라지고...
뒤쪽에 서서 지키고 있던 경찰, 깜짝 놀라서.
경찰 : ?!! 어, 뭐야?? 어, 어디 갔어???
강철 : (그대로 앉아 미동도 없다)
씬/4 버스 정류장 (오전)
연주, 조금 전 대화의 긴장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그 자리에 꼼짝도 않고 앉아있는데...
어디서 자동차 경적이 울리는.
수봉 : (E) 누나!!
연주 : ..... (천천히 돌아보는)
수봉이 근처에 세워놓은 자신의 경차에서 급히 내린다.
수봉 : 누나!! 누나!! (놀라 헐레벌떡 뛰어오다가 턱에 걸리면서 연주 앞에 넘어져 나뒹구는) 억~!
연주 : (멍해서 그저 보기만 하고)
수봉 : (바닥에 누운 채 수의를 입은 연주를 올려다보며) 누나 설마... 지금 진짜 감옥에 갔다 온 거예요?
연주 : ......
수봉 : (기막힌) 진짜로...?!
씬/5 여성 의류 매장 (오전)
수봉, 정신 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리며 여자 옷을 마구 고르고 있다.
옆의 손님들, 힐끔거리고.
수봉 : 뭐야.. 이건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어떻게 그런.. 돌았어..? 하 씨..
씬/6 상가 건물 여자 화장실 (오전)
수봉이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옷을 들고 들어와 문 잠그는.
수봉 : 누나 여기요! 갈아입어요! (옷을 칸 위로 넘겨주는)
씬/7 상가 건물 여자 화장실 칸 + 밖 (오전)
연주, 수의를 벗고 옷을 갈아입고 있다. 수봉은 화장실 밖에서 폭풍수다를 떠는.
수봉 : 겨우 30분밖에 안 지났다구요~ 겨우 30분! 누나랑 통화하다 누나가 갑자기 없어져서
씬/8 회상 - 버스 정류장 (오전)
3회에서 연주의 핸드폰을 발견했던 여자가 연주 가방을 들고 기다리고 있다.
수봉의 경차가 끽 와서 서고 급히 내리자 여자가 가방을 건네주는.
수봉이 가방 받으며 고맙다고 인사하고.
수봉 : (E) 좀 전에 달려와서 누나 가방하고 핸드폰을 그 여자한테 받고
씬/9 회상 - 수봉의 경차 안 (오전)
버스 정류장 부근 갓길에 차를 세워놓은 수봉. 수봉이 연주의 가방을 뒤지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린다.
수봉 : (E) 그리고 잠깐 차 세워놓은 새에 선미한테 전화가 온 거예요.
수봉 : (심란해서) 여보세요?
선미 : (E) 오빠 봤어요?
수봉 : 뭘?
선미 : (E) 선생님이 새로 올리신 거?
수봉 : (?!) 올라왔다고? 지금??
선미 : (E) 네 근데 내용이 너~무 이상해요. 너무너무 이상해~ 선생님 머리가 좀 어떻게 되신 거 같애.
수봉 : (벌컥) 왜? 강철 죽었어?
선미 : (E) 그게 아니라.. 하여튼 봐요 너무 이상하니까 이건 완전 컬트야.
수봉 : (!) 끊어봐. (전화 끊고 급히 인터넷 들어가는)
더블유 최신 회 표시 떠 있다.
수봉, 긴장돼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급히 눌러서 마구 넘기는.
수봉 : (중얼) 누나.. 어디 있어요? 누나 어디...! (하다가 움찔)
연주가 강철 앞에서 가운을 벗은 컷. (어깨선이 다 드러난)
수봉 : (눈 똥그래서) 뭐야 이 누나가.. 아니 만화라고 막 그냥 어휴 (기막혀 보다)
강철이 연주에게 키스하는 컷.
수봉 : (!!!) 얼씨구..? 또 하네? 또 키스해? (어이없는, 긴장이 풀리며) 하.. 아주 소원 푸셨네. 신났구만.
뭐하러 나 혼자 걱정을 하고.. (하며 스크롤 막 넘기다가 멈칫) ?
수의를 입고 수형번호 4205가 적힌 카드를 든 연주의 클로즈업 컷.
수봉 : (놀라) 뭐야 이거..? (점점 표정 심각해지며 스크롤 내리는) 뭐야 이거..?
수봉, 마지막 컷에 <계속>이라는 글자를 보자, 퍼뜩 생각나 백미러를 보는.
백미러에 비친 버스정류장에 어느새 연주가 돌아와 앉아있는 게 보인다.
수봉, 표정에.
수봉 : (E) 그게 겨우 30분 동안이었다구요.
씬/10 수봉의 경차 안 (오전)
옷 갈아입고 수봉의 차에 탄 연주.
수봉은 운전하며 떠들고. 뒷좌석에 수의가 있고..
수봉 : 누나가 통화하다 사라진 게 10시. 돌아온 게 10시 반. 근데 만화 대로면 그동안에 누나는 펜트하우스에서 사흘을 보내고
경찰서에서 사흘, 구치소에서 하루, 일주일을 거기서 보냈다는 건데 말이 돼요?
연주 : 수봉아.. 나 지금 죽도록 피곤해.. 형사들이 잠을 안 재워서.
수봉 : (...!)
연주 : 매일이 전부 다 기억나고 몸이 이렇게 피곤한데 일주일 지낸 게 맞겠지.
수봉 : (기막힌) 어떻게 그럴 수가..!
연주 : 감옥은 진짜 있을 데가 못 돼. 정말 하루도 더 못 견디겠더라구. 그래서..
수봉 : 그래서 강철한테 다 말했어요? 빠져나오려고?
연주 : (괴로운, 머리 감싸며)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온 거야..? 어떡해 이제...?
수봉 : (겁나는)
씬/11 구치소 앞 (오후)
사이렌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지고.. 급히 정문을 폐쇄하는 경찰.
씬/12 구치소 복도 (오후)
긴 복도. 경찰들이 우르르 뛰어가고 사이렌 소리 요란하다.
씬/13 구치소 면회 대기실 (오후)
면회 기다리고 있던 수감자 지인들, 거기 섞여 있던 도윤이 사이렌 소리에 뭔가 하고 두리번거리는데
무장한 경찰들이 우르르 들어오는.
경찰1 : (들어와) 탈주자가 발생해서 잠시 출입구 통제하겠습니다.
도윤 : (?!)
가족들 : (웅성거리는) 누구요? / 탈주?? / 어머 세상에!! / 그게 누군데요?
경찰들 : (출입문을 닫는데)
도윤 : (예감이 안 좋은, 바로 출입구로 쏜살같이 간다)
씬/14 구치소 면회실 (오후)
4회 엔딩씬에서 이어지는..
비상벨이 울리고 경찰들로 북적거리는 틈 사이로 끼어들어오는 도윤.
경찰들이 안팎으로 몰려들어와 난리가 난 상황.
연주가 사라지는 장면을 목격한 경찰2, 유리벽 안 쪽에서 얼이 빠져 설명 중이다.
경찰2 : 눈앞에서 없어졌어요, 그냥 뿅 사라졌다니까요!
경찰3 : (버럭) 그걸 말이라고 하고 앉았어? 너 지금 뭔 소릴 하는 거야?!
경찰2 : 진짭니다! 진짜 연기처럼 사라졌어요. 여기 앉아서 얘기하다 말고!
그 와중에 강철은 그대로 앉아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다.
도윤 : (다가가 낮게) 어떻게 된 거야?
강철 : ......
도윤 : 어떻게 빠져나갔어..?
강철 : ......
도윤 : (대답이 없자 불길한)
씬/15 펜트하우스 주방 (오후)
혼자 앉아 와인을 마시고 있는 소희. 분하고 섭섭해 눈물이 자꾸 나오는, 닦아내고 다시 와인 따르는데 핸드폰이 진동으로 울리는.
소희 : ..... (받는) 여보세요.
도윤 : (E) 일 터졌다.
소희 : 무슨 일.
도윤 : (E) 오연주가
소희 : (발끈) 그 여자 얘기 나한테 하지 마. 나 그 여자 땜에 해고당한 사람이야.
이제 비서도 아니니까 난 상관 없.. (하다 멈칫) 뭐..? (깜짝 놀라고)
씬/16 방송국 편집실 (오후)
현석, 경찰에서 입수한 연주의 진술 영상을 돌려보고 있는 중이다. (4회 조사실 장면 편집본 일부)
이때 스태프 하나가 뛰어와 문을 벌컥 열며.
스태프 : 본부장님!
현석 : (돌아보는)
스태프 : (화면 가리키며) 오연주 저 여자요, 탈주했답니다.
현석 : 무슨 소리야?
스태프 : 구치소에서 탈주했대요 좀 전에요! 박정호 기자한테 전화왔습니다! 그것도 강대표님하고 면회 중에요.
현석 : (?! 벌떡 일어나는) 어떻게 탈주를 해 거기서?
스태프 : 상황은 모르겠습니다 지금 속보 나간답니다!
현석 : (...!)
씬/17 펜트하우스 거실 + 뉴스 영상 (오후)
TV 화면에 <뉴스 속보> 자막이 크게 뜨더니 바로 뉴스 나오는.
앵커 : 뉴스 속봅니다. 지난 5월 일어난 넥서스 그룹 강철 대표 피습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였던 오씨가
조금 전 낮 2시경 서울 구치소를 탈출했다는 소식입니다.
<용의자 오씨, 오후 2시경 구치소 탈주> 자막 커다랗게 뜨고.
리모컨을 들고 있는 소희, 충격 받아 보는. 옆에서 보던 경호원1.
경호원1 : (놀라) 뭡니까? 그 여자가 탈주를 해요?
소희 : (표정)
앵커 : (E) 현장에 박정호 기자 불러봅니다. 박기자! 어떻게 된 상황입니까?
경호원1 : 설마.. 대표님이 도와주신 거 아니겠죠? 그럼 큰일인데요.
소희 : (표정)
씬/18 구치소 앞 (오후)
남자 기자, 구치소 앞에서 리포팅 중이다.
남기자 : (E) 아직 자세한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오씨는 면회실에서 탈주했으며
마침 피해자인 강대표가 귀국 직후 오씨를 찾아와 면회실에서 면담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씬/19 한철호의 의원실 (오후)
<국회의원 한철호> 명패 있는 책상 앞. 50대의 철호가 TV를 보고 있다. 비서가 서서 함께 TV 보는.
영상에는 불을 켠 경찰차와 도로에 바리케이트를 치는 경찰들 모습이 나오고.
기자 : (E) 경찰은 현재 구치소 반경 5킬로미터 이내에 모든 길목을 막고 수색 중입니다.
오씨는 탈주 당시 구치소에서 입던 미결수복 차림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직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황입니다.
철호비서 : 저게 어떻게 가능하죠? 여자 혼자 탈주를 해요?
철호 : (노려보듯 뉴스 보며) 강철이 면회 중이었다잖아.
철호비서 : 네?
철호 : 모르겠어? 무슨 뜻인지?
철호비서 : (?)
철호 : 강철을 조질 기회가 드디어 왔다는 뜻이지. 그 사이코패스 살인마 새끼. (회심의 미소가 흐르는)
씬/20 성무의 침실 (오전)
연주 : (문을 벌컥 열며) 아빠..!
그러나 침실 텅 비어있다.
씬/21 성무집 거실 (오전)
연주가 침실 쪽에서 나오고.. 수봉은 작업실에서 나오는.
수봉 : (고개 젓는) 안 들어오셨어요. 분명히 밤새 취하고 어디 죽 뻗어 계시겠죠. 작업 때마다 흔한 일이라서.
연주 : ...... (소파에 털썩 앉으며 머리 감싸는데)
수봉 : (안되겠는) 누나! 그냥 끝을 내죠.
연주 : (고개 드는) 뭐..?
수봉 : “끝”이라고 고쳐서 다시 올리자구요. 더블유를 여기서 끝내는 거예요. 끝내면 또 끌려들어갈 일도 없을 거 아녜요?
연주 : (표정)
수봉 : 누나 지금 거기서 탈옥범이예요~ 여기서 또 한 번만 끌려들어가면
경찰에 총 맞거나 평생 감옥에서 썩고 할머니 되서 돌아올 수도 있어요. 진짜 그렇게 되면 어쩔 거예요?
연주 : (그럴 순 없다. 그러나...) 끝을 내면.. 강철은 어떻게 되는 건데..?
수봉 : (버럭) 아 지금 강철이 문제에요? 산 사람이 문제지? 우리 지금 다 단체로 정신병원 가게 생겼는데
뭔 만화 캐릭터 걱정이에요 이 와중에~
연주 : .....
수봉 : (자기 책상 컴퓨터 켜며) 편집부에서는 난리칠테니까 그냥 선생님이 고쳐서 보낸 걸로 하자구요. 난 설명할 자신도 없고..
일단 끝 내놓고 나중에 선생님이 수습을 하시던지.. 지금은 이게 최선이에요! (하며 공유서버로 들어가는)
연주 : ...... (판단이 안 되는, 말리지도 못하고)
씬/22 구치소 면회 대기실 (오후)
면회 대기실로 와 있는 강철과 도윤.
여전히 다른 면회 대기자들 앉아서 수군거리며 뉴스를 보고 있고 무장한 경찰들은 출입구를 통제 중이다.
강철은 한쪽에 서서 생각에 빠져있고 도윤은 서성거리며 여기저기 오는 전화를 받고 있는.
도윤 : 네. 상황 정리될 때까지 여기 있어야 될 거 같습니다.
(강철을 힐끔 보며) 말씀을 안 하십니다. 글쎄요.. 무슨 얘길 나눴는지는 저도 잘..
그 사이 강철, 그대로 꼼짝 않고 서서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연주와의 기이했던 대화들이 파편처럼 펑펑 떠오르고..
C#1 펜트하우스 욕실 (3회 53씬 中)
연주 : 나 말고 그 쪽 감정변화가 중요하다고요.
강철 : 무슨 그런 원칙이 있죠? 왜 내 감정이 중요하죠?
연주 : 주인공이니까.
C#2 전용 엘리베이터 안 (4회 10씬 中)
강철 : 이번에는 어떻게 죽을 지는 잘 모르나보네요.
연주 : 여기 있으면 나도 몰라요. 그래서 도울 수가 없어요.
강철 : 거기선 알 수 있고요..?
연주 : ..... 네.
C#3 전용 엘리베이터 안 (4회 10씬 中)
연주 : 전 대표님 인생이 해피엔딩이길 바라는 사람이거든요.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아귀가 맞는다.
강철의 낯빛 점점 창백해지고.. 연이어 계속되는 기억들.
C#4 펜트하우스 침실 (4회 17씬 中)
연주 : (잠결에) 난 그 장면이 제일 슬펐는데.. 한강대교..
강철 : (돌아보는)
연주 : 나도 울었어요 그때.. 강철이 진짜 자살할까봐..
회상에서 돌아오는 강철. 맥락 없이 보였던 말들이 하나의 맥락으로 점차 이어지는 게 느껴진다.
불쾌한 발견에 소름이 끼치는... 연이어 떠오르는 오래된 기억,
C#5 꿈 - 강물 속 (3회 44씬 中)
밤의 검은 강물 속, 심장이 멎은 강철의 시신이 부유하고 있다.
강철, 그대로 서서.. 오래전부터 반복돼 온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완전히 그 생각에 몰입해서 눈빛은 흔들리고.. 이마엔 식은땀이 맺힌..
이때 도윤이 핸드폰을 들고 다가온다.
도윤 : 전화 좀 받아봐.
강철 : ......
도윤 : (건드리는) 강대표.
강철 : (깜짝 놀라며 퍼뜩 보는)
도윤 : (너무 놀라자 걱정스레) 왜 그래..?
강철 : 누구
도윤 : 본부장님.
강철 : .... (핸드폰을 받아 구석으로 가며) 네 선생님.
씬/23 방송국 편집실 + 구치소 면회 대기실 (오후)
편집실 문을 잠그며 들어오는 현석.
현석 : 어떻게 된 건가? 함께 있을 때 사라졌다며?
강철 : 네.
현석 : 그날 나한테 했던 말들, 그대로야? 강대표 말대로라면 탈출 한 게 아니고 다른 차원으로 갔다는 건데
강철 : 아마 그럴 겁니다.
현석 : (!!)
강철 : ......
현석 : 어떻게 그럴 수가.. (기막힌데 안 믿을 수도 없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강철 : .....
현석 : (멘붕이 온) 이건 초대형사고야.. 이제 아주 작정하고 물어뜯을 걸, 한철호가 계속 기회만 노리고 있던 거 알잖아?
대선이 내년이라고..! 보나마나 피습을 자작극으로 몰고 갈텐데.
강철 : 그렇겠죠.. 그런데 한철호가 문제가 아녜요.
현석 : 뭐...?
강철 : 그딴 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제 존재의 이유... 그게 진짜 문제죠..
현석 : (?!) 오연주한테 무슨 얘길 들은 거야?
강철 : 들었습니다.
현석 : 무슨 얘기..?
강철 : 완전히 미친 소리요.
현석 : (...?)
강철 : 그 여자는 처음에 본 인상이 맞았어요. 또라이.. 미친 여자요.
(긴장을 감추려는 실소) 정말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지껄이더라구요.
현석 : 근데. 그 헛소리를 왜 신경 써?
강철 : 근데 일생 이해 안됐던 모든 일들이.. 오연주의 헛소리에 끼워 맞춰보면 갑자기 다 아귀가 맞는 겁니다.
현석 : 뭐...?
강철 : 맥락이라곤 없던 일들이.. 한꺼번에 맥락이 생겨요. 모든 걸 다 설명할 수 있는 맥락이요.
현석 : (강철이 정말로 당황한 걸 알고 공포를 느끼는) 그 맥락이.. 뭔데?
강철 : ...... 이건 진짜..
현석 : ......?
강철 : 정말 단 한 번도 상상 해본 적도 없어요.
현석 : 그 맥락이 뭐냐니까..?
강철 : ..... (내뱉을 엄두가 안 나는) 이 세상이..
현석 : (긴장)
강철 : 이 세상이 전부 가짜라는 겁니다. (하고) 완전히 조작된 세계요.
순간 요란하던 사이렌 소리 뚝 끊긴다.
뉴스 소리도 끊기고.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아기 울던 소리, 선풍기 소음도 일시에 끊긴.
강철, 절대적인 적막을 깨닫고 멈칫. 벽을 보며 통화하고 있던 강철의 시야에..
옆에서 돌아가고 있던 선풍기가 멈춰있는 게 부분적으로 들어오고.... 기묘한 공포가 엄습하며 머리카락까지 쭈뼛 서는 기분...
강철,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가 표정.
뒤에 서성거리던 도윤, TV를 지켜보던 사람들, 모두 얼음처럼 굳어있다.
출입구를 지키던 경찰들, TV도 선풍기도 시계도 모두 정지된.
강철, .....!!!!!
씬/24 성무집 거실 (오전)
수봉, 모니터에 파일을 끌어와 펼친다. 연주와 강철의 면회실 엔딩컷에 박힌 <계속>을 지우개 기능으로 지우는..
연주, 옆에 서서 말리지도 못하고 초조하게 보고 있는..
수봉 : 끝. 작가 사정으로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쓰면 되겠죠?
연주 : ......
수봉 : (키보드를 끌어당기며) 안티 백만명 생기겠지만 어쩔 수 없죠 뭐 어쩌겠어요?
연주 : ...... (괴로워서 더 못보고 창가로 가는데)
수봉, 막 타이핑 하려는 찰나, 갑자기 그림 사라지며 화면이 하얗게 변하는.
수봉 : (??) 어? 뭐야?
연주 : (돌아보고 ...?!)
씬/25 구치소 면회 대기실 (오후)
다시 강철의 미친 듯이 흔들리는 눈빛에서...
음료수를 마시던 사람은 마시던 채로, 울던 아기는 울던 채로,
가방을 떨어뜨리던 사람의 가방은 떨어지던 그대로 허공에 멈춰있고, 바람에 날리던 커튼은 공중에 날리던 채로...!
강철, ......!!!!
자신이 지금 뭘 보고 있는 건지 판단이 안서는 믿을 수 없어 한참을 그대로 서서 보다 도윤에게 다가가는.
강철 : 형...?
도윤 : (미동도 없는)
강철 : (설마하며 떨리는 손을 내밀며) 형...?
강철, 도윤에게 손을 댔다가 소스라치는.
도윤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돌처럼 차갑게 굳어 숨결조차 없는.
갑자기 주체 못할 격렬한 공포가 밀려오고.... 강철, 뛰어가 출입구를 막고 있는 경찰을 밀어제치고 문을 열고 나가는.
씬/26 구치소 복도 (오후)
강철, 급히 나오다가 순간, .....!!!
막 대기실로 들어오려던 경찰 하나의 얼굴이 강철과 닿을 듯! 초점 없는 동공, 박제처럼 강철을 응시하는.
강철, 소스라치며 놀라 바닥에 넘어진다.....!!!
주저앉은 강철의 시선에... 긴 복도 저쪽에는 경찰견을 끌고 나온 경찰이 복도에 멈춰있고. 경찰견도 그대로 박제된 채.
강철, 표정. 핸드폰을 들고 있는 손이 가늘게 떨리고..
강철 : (겨우 핸드폰 들어) 선생님...?
핸드폰 너머 현석, 대답이 없고.
강철 : (유일한 희망인) 선생님.. 듣고 계세요..? 대답하세요!
씬/27 방송국 편집실 (오후)
전화하던 현석도 그대로 굳어있는. 동공엔 빛이 사라지고.
씬/28 뉴스룸 (오후)
강철에 관한 속보 진행하던 앵커도 말하다 말고 멈춰있고.
씬/29 펜트하우스 거실 (오후)
TV 속보를 보고 있던 소희, 경호원1도,
커피를 내오던 룸메이드도 잔을 내려놓다 말고 멈춘 채.
씬/30 구치소 복도 (오후)
강철, 뒤늦게 핸드폰을 보면 핸드폰도 꺼져있다. 누구도 살아있지 않고 어떤 기계도 작동되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
강철은 일생에 이토록 겁먹고 두려워 본 적은 없었다. 가족의 시신을 한꺼번에 발견한 날조차 이런 충격은 아니었다.
연주 : (E) 주인공이 허구를 깨달은 순간, 만화 속 세계는 그렇게 멈춰버렸다.
오직 강철만이 시간이 정지된 세계에서 홀로 살아남았다. 자각한 자에게 내려진 형벌처럼.
강철, 일어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은 채..
씬/31 성무집 거실 (오전)
하얗게 변한 모니터를 사색이 되어 들여다보고 있는 연주.
수봉은 부산스럽게 선미와 윤희 책상의 컴퓨터 다 켜보는데 모두 하얗게 빛만 나오고..
아무 키보드, 마우스도 안 먹히는 작동불가상태.
수봉 : 안되는데? 왜 아무것도 안 돼.? 아 씨 왜 다 먹통이야?
연주 : (목소리 떨리는) 무슨 일이 생긴 거야.. 강철한테.
수봉 : (그 말에 겁먹고) 무슨 일이요..?
연주 : 나 때문에... 안 좋은 일이 생긴 거야.. (불안과 죄책감에 참고 있던 눈물이 결국 뚝 떨어지는) 어떡해..?
씬/32 구치소 면회 대기실 (오후)
여전히 정지 상태의 도윤을 비롯한 사람들...
카메라, 열린 문으로 나아가면..
씬/33 구치소 복도 (오후)
주저앉아 꼼짝도 안하고 있는 강철이 보이고. 얼핏 마치 강철도 박제가 된 듯.
그러나 카메라 가까이 가면 동공이 흔들리고 있고...
세월의 개념도 없어진 세계.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알 수도 없고.
그러나 이 상황을 이제 받아들이고 나자.. 뭔가는 해봐야겠다는 가느다란 의지가 겨우 생긴다.
강철, 자리에서 일어나 여전히 멈춰있는 사람들을 보고... 어디로든 나가려고 시선 돌리다 멈칫...!!
어두운 복도 저 끝에 가느다란 검은 선 하나가 떠오른다.
강철, 표정.
연주 눈에만 보였던 <계속> 자막과 같은 3차원 영상 같은 공간감.
낯선, 검은 선 하나가 이어서 선 두개가 되더니 순식간에 사각형 프레임이 만들어지고..
강철, 표정.
만화 컷을 의미하는 검은 프레임이다.
강철, ...!!! 천천히 홀린 듯이 그쪽으로 걸어간다.
공간 속에 선만 존재할 뿐, 그 너머는 구치소 벽이 그대로 보이고..
강철, 미지의 프레임으로 다가가 조심스레 손을 뻗어보는데 마치 다른 차원인 듯 쑥 들어가면서 자기 손이 보이지 않는다.
강철, ....!!!
맞다, 이 감각, 이건 분명히 처음이 아니었다. 그때도 분명 그랬다.
씬/34 회상 - 호텔 옥상 (밤)
1회 29씬 직전 상황. 강철이 칼에 찔려 쓰러져 있는.
의식을 잃어 가는 흐릿한 시야에 밤하늘 사이로 검은 프레임이 떠오르고... 뭔지도 모르고 마지막 희망처럼 손을 뻗어보는데.
쑥 허공 속으로 들어가는 손...
씬/35 회상 - 성무의 작업실 (오후) 1회 28씬 中
강철이 뻗은 손이 태블릿에서 나와 연주의 옷자락을 잡는 짧은 컷.
씬/36 구치소 복도 (오후)
강철, ....!!! 그때의 그 감각이 선명하게 떠오르고... 바로 확신한다. 저 프레임 너머에 연주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손을 다시 빼는 강철. 자신의 손이 멀쩡한 걸 보고.. 돌아보면 여전히 세상은 정지돼 있고...
모든 진실은 저 프레임 밖에 있다. 그건 분명했다.
아니 지금 강철에게는 저쪽 세계로 가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도 없다.
결심이 서고 나자 바로 굳어버린 경찰에게 다가가 권총집에서 권총을 꺼내고..
다른 경찰의 권총도 빼서 하나는 허리 뒤에 꽂고 하나는 손에 들고..
여전히 유혹하듯이 떠 있는 검은 프레임을 쏘아보다가... 바로 그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간다.
강철, 순식간에 공간 사이로 사라지는데서.
씬/37 모텔 건물 옥상 (오후)
컷 튀어 갑자기 어디론가 굴러 떨어지는 강철.
콘크리트 바닥에 넘어져 뒹구는 강철의 시선에 먹구름 낀 하늘이 보이고.. 빗방울이 후드득 얼굴에 떨어지는.
바로 벌떡 일어나 총을 겨누며 경계하고 보면 비가 쏟아지는, 평범한 건물의 옥상 구석.
강철이 미처 뒤를 돌아보기도 전에,
강철 뒤쪽에 온갖 잡동사니 쌓아놓은 더미 중에 성무의 깨진 액정 태블릿이 밝은 빛을 쏘더니 바로 꺼지는.
강철을 돌아봤을 때는 이미 꺼진 태블릿은 눈에 띄지 않고.
강철, 자신이 태블릿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인지 못하고 주변 경계하며 서서히 난간으로 다가가 살피는.
골목골목 빌딩이 빼곡한 익숙한 도심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에어컨 실외기가 돌아가고 골목길에는 우산 쓴 사람이 지나가고 차가 지나가는 모습까지 적어도 여긴 멈춰있는 세계는 아니다.
아래를 내려다보자 모텔의 간판이 보이고..
씬/38 모텔 건물 뒤편 (오후)
총을 허리 뒤로 숨기며 밖으로 나오며 건물을 올려다보는 강철. 흔하디 흔한 도심의 싸구려 모텔이다.
모텔 이름과 벽에 붙은 주소를 기억하고는 빗속의 골목길로 사라진다.
씬/39 거리 (오후)
어느 새 번화한 거리로 나온 강철. 모두가 우산을 쓰고 지나다니는데 강철만 비에 젖어있고..
사람들이 비를 맞고 가는 강철을 힐끔거리며 지나가고...
강철, 이리저리 둘러봐도 뭐가 다른 지 딱히 구분할 수가 없는데 이때 퍼뜩 연주와의 대화가 떠오른다.
<회상 인서트 - 4회 50씬 中>
강철 : 오연주씨 사는 곳은 어디죠..?
연주 : ..... (겨우) 서울이요..
강철 : 같은 서울...? 근데 뭐가 다르죠..?
연주 : (목소리 떨리는) 거기는 내가 살고.. 여기는 당신이 살죠.
강철, 그 생각이 떠오르자 일단 연주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우산을 쓰고 지나가던 젊은 여자1,2에게 다가가서.
강철 : 말씀 좀 물을게요.
여자들 : (보자마자 안색이 환해지며) 네~
강철 : 혹시.. 명세병원이라고 있나요?
여자1 : 명세병원요? 네.
강철 : (!) 명세병원이 있어요?
여자1 : 네. 저기 저건데요. (가리키는)
저 멀리에 육중한 병원 건물이 삐죽 보인다. <명세병원> 간판도 보이고.
강철 : (...!) 네.. 고맙습니다. (그쪽으로 향하는)
여자2 : (얼른) 저희도 그쪽 방향인데 씌워드릴까요?
강철 : 아니요 됐습니다. (하고 가버리는)
여자1,2 : (아쉬워하며 ‘완전 멋있어’ ‘모델인가?’ 쑥덕거리는)
강철, 길을 건너기 위해 횡단보도로 가서 선다. 신호등 바뀌길 기다리며 시선으로 둘러보다가.. 멈칫,
시선에 지나친 뭔가가 걸려 다시 보면.. 1차선에 좌회전 위해 멈춰있는 버스에 시선이 고정된다.
버스 옆 기다란 광고판에 붙어있는 만화 <더블유>의 책 광고.
<더블유. 강철의 최종 에피소드 8월 출간! 과연 진범은 누구인가? 강철과 한철호의 최후의 대결!>
강철, .....!!! 총을 들고 있는 자신과 닮은 만화 캐릭터가 크게 그려져 있다.
보자마자 그게 자신이라는 걸 깨닫는 강철. 눈으로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다..!
자기도 모르게 인도에서 내려와 버스로 다가가는...
막 달려오던 오토바이와 차들, 갑자기 강철이 뛰어들자 빗속에 끽 소리 내며 급정거하고 순식간에 엉켜 난리가 나는데,
강철, 인지도 못하고 홀린 듯이 버스로 다가간다.
운전자들 소리 지르고 경적 울리며 ‘야 너 미쳤어?!!’ ‘뭐야 죽을 뻔 했잖아!? ’ 하며 고개 내밀고 소리치는데도
강철은 그대로 시선 버스에.. 버스는 신호 받고 멀어지고...
씬/40 대형서점 (오후)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강철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들어온다.
매장 직원이 쳐다보는데 강철, 만화 코너를 시선으로 급히 찾는.
만화 코너로 바로 오는 강철. <더블유>만 따로 진열해 놓은 특별 가판대가 바로 눈에 들어오고.
33권의 만화책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강철, ....!!!
떨리는 손으로 1권을 뽑아든다. 자신의 얼굴이 표지를 꽉 채운.
강철, 비닐을 그대로 찢어서 바로 펼쳐보자 옆에서 보던 남중생, 뭔가 하고 쳐다보고. 첫 번째 장에 <등장인물>이 나오고.. 사격용 권총을 든 소년 강철의 컷이 나오는. 강철, 표정에
씬/41 만화 컷 몽타주
컷 넘어가는 찰칵 소리와 함께 캐릭터와 자막이 함께 뜨는.
C#1 <주요 등장 인물>
C#2 강철의 캐릭터 컷 자막 - 주인공 강철. 17세. 고등학교 2학년. 사격선수
C#3 윤소희 캐릭터 컷 자막 - 윤소희. 여주인공. 강철의 고등학교 친구.
C#4 박현석의 캐릭터 컷 자막 - 박현석. 범죄 수사 프로그램 연출자. 강철 아버지의 절친.
C#5 서도윤의 캐릭터 컷 자막 - 서도윤... 유명 격투기 선수. 훗날 강철의 오른팔.
C#6 한철호의 캐릭터 컷 자막 - 한철호... 검사 출신 국회의원. 훗날 강철 최대의 정적.
씬/42 대형서점 (낮)
떨리는 손으로 페이지를 넘기는 강철.
첫 씬, 올림픽 사격 경기장 전경이 그려지고.. <2004년 아테네 마르코폴로 올림픽 사격 경기장> 쓰여있고.
강철, 표정에 중계 목소리가 들려오는.
캐스터 : (E) 네 여기는 마르코 폴로 올림픽 사격 경기장입니다.
씬/43 몽타주
짧은 컷들로 만화책의 스토리, 강철의 인생이 만화책을 넘기는 강철의 모습과 교차하며 빠르게 지나간다.
(뒤로 갈수록 점점 빨라지는)
C#1 사격 경기장 (1회 3씬 中)
강철이 마지막 조준을 하고 망설이는 모습에.
캐스터 : (E) 강철 선수는 아직도 겨누고만 있습니다. 75초 제한 시간 내에 쏴야 하는데요. 많이 긴장했나보네요.
해설 : (E) 마음 비워야 합니다. 강선수 사실 여기가지 온 것만도 대단한 겁니다.
C#2 사격 경기장 (1회 3씬 中)
강철이 신이 나 아버지에게 뛰어가 안기는 모습에.
해설 : (E) 역전했어요!! 0.2 포인트 차로 역전! 금메달이예요!!
캐스터 : (E) 네! 대한민국 강철 선수!! 금메달입니다!!
C#3 놀이터 (밤)
교복입고 아이스크림 먹으며 그네에 앉아 이야기하는 고3 강철과 소희.
강철 : 나 공대 갈려구. 컴퓨터 공학과.
소희 : (아이스크림 먹다 놀라) 사격 안 해?
강철 : 그건 원래 취미였잖아.
소희 : 어~ 난 올림픽 2연패 기대하고 있었는데. 니네 아빠 실망하시겠다.
강철 : 컴퓨터로 세계 제패하면 되잖아.
소희 : (기막혀) 야~ 니가 뭐든 하면 다 되는 천잰 줄 알아?
강철 : (장난) 어 나 천재 맞는데.
소희 : 어우 재수 없어~ (아이스크림으로 강철 입을 막고)
C#4 강철의 집 거실 (새벽)
강철이 들어오는데 현관문도 열려있고. 강철, 의아해하며 들어오는.
TV에서 치이익.. 소리가 나고 불이 켜 있자.
강철 : 다녀왔습니다. (하고 들어서다가 아래를 내려다보고 표정)
끈끈한 피가 양말에 묻어있다.
거실에서부터 흘러온 피를 따라가는 시선.. 강철모가 바닥에 쓰러져있고..
강철 : 엄마...?!!
그 뒤로 쓰러진 강철부와 동생들의 모습이 연이어..
C#5 대형서점 (오후)
가족들의 살해 장면을 보고 있는 강철, 손이 파르르 떨리고..
C#6 영안실 (밤)
일가족의 영정사진이 나란히 놓여있고 상복 입은 강철, 홀로 앉아 완전히 넋 나가 고개 숙이고 앉아있는데.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형사가 들여다본다.
형사 : 강철씨. 강철씨.
강철 : (고개를 드는, 충혈된 눈)
형사 : (고갯짓) 같이 좀 가야겠는데.
강철 : (...?)
C#7 검찰청 조사실 (1회 5씬 C#8과 같은 씬)
철호 : (위협적인) 야 이 새끼야, 증거가 다 있는데 언제까지 입 다물래?
강철 : ......
철호 : 하여튼 일찍 성공한 것들이 문제야, 식구들 쏠라구 총질 배웠냐?
강철 : (고개를 들어 철호를 노려보는)
철호 : 뭘 봐 이 새끼야, 이 사이코패스가 어디서 눈을 치켜뜨고. (서류 뭉치로 머리를 때리는)
C#8 법정 (1회 6씬 中)
철호 : 청소년들의 우상으로서 사회에 미친 충격이 다른 사건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큰 만큼,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잠시 사이, 강철을 흘끔) 피고인 강철을 사형에 처할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강철 : (!!)
C#9 법정 (1회 6씬 中)
강철 : (철호를 향해 폭주하며 달려드는) 이 미친 새끼야!! 어떻게 그게 결론이야!!
경찰들 뛰어들어 강철을 붙잡고 바닥에 꿇리고 법정, 아수라장이 되고.
C#10 대형서점 (오후)
4권까지 넘긴 강철, 5권을 찾아 미친 듯이 비닐을 뜯는다.
옆에서 책 보던 학생, 뭔가 무서워 슬금슬금 다른 곳으로 가고.. 직원이 다가온다.
직원 : 저 손님. 그거 계산하시고 비닐을 뜯으셔야 하는데요.
강철 : (대답도 없이 5권을 펼쳐드는)
직원 : 손님! 계산하셔야 보실 수 있다구요.
강철 : (보지도 않고 주머니에서 지갑 꺼내 5만원짜리를 잔뜩 책 위에 던지듯 놓는)
직원 : (표정, 머뭇거리다) 몇권까지 보실 건가요..?
강철 : 전부 다.
직원 : (할 말 없어 돈뭉치를 들고 가고)
강철 : (5권을 급히 넘기는)
C#11 만화 컷 5권 첫부분.
철호가 신민당사에서 입당 기자회견을 하는 컷. 철호가 당직자들과 손을 잡고 만세를 부르는 컷에.
(만화 컷이어도 되고 상황이 되면 실사도 좋습니다)
기자 : (E) 한철호 전직 검사가 오늘 신민당에 입당해 정치 입문을 선언했습니다.
C#12 강철집 강철방 (2회 C#10과 같은 장면)
폐인이 된 강철, 술 취해 침대에 늘어져 흐릿한 시선으로 TV 보고 있다.
기자 : (E) 한철호씨는 지난 2007년 강철씨 일가족 살인사건에 관한 재판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었죠.
여론조사 결과표가 TV에 뜨고.. 강철이 유죄라는 빨간 그래프가 높이 솟아있는 강철이 무죄라는 파란 그래프를 압도한.
기자 : (E) 대법원 판결에서는 무죄가 선고되었으나 여론은 강철씨가 유죄라는 검찰 측 주장에
여전히 80퍼센트가 넘는 지지를 보이고 있으며..
강철 : ......
C#13 한강대교 (2회 2씬 C#11 中)
난간을 잡고 서 있는 강철의 모습에..
기자 : (E) 신민당 후보로 나선 한철호 전 검사가 성동구에서 압도적 지지로 당선이 확정되었습니다.
결국 손을 놓고 기울어지는 강철.
C#14 대형서점 (밤)
책을 던져놓고 다시 새 책을 찢는 강철. 이미 읽고 던져놓은 책들이 바닥에 수북한.
철호 : (E) 이 강철이 그 강철이라고?
C#15 한철호의 의원실 (낮)
10여년이 지난 후. 서류 들여다보고 있는 한철호. 비서가 설명 중이다.
넥서스 그룹 설명 자료에 공동대표 윤성민. 강철. 이름 써 있고.
철호비서 : 네. 넥서스 공동대표가 그 강철이었답니다.
철호 : (믿을 수 없는) 술 처먹다 어디 길바닥에서 죽었나 했더니..
철호비서 : 자퇴하고서도 동료들하고 연구는 계속 같이 했던 모양입니다. 언론 피하려고 이름은 계속 숨겼고요.
어제 상장하면서 실명 확인된 겁니다.
철호 : (기막힌) 말세구만. 감옥에서 평생 썩어야 될 패륜범이 회사 대표가 돼..?
기자 : (E) 그룹 넥서스의 공동대표가 올림픽 스타 강철씨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C#16 회사 정문 (낮)
강철이 소희와 함께 회사에서 나오는데 카메라와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우르르 몰려가는 모습에.
기자 : (E) 강철씨는 지난 2007년 대법원 판결 이후로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소셜 미디어 그룹 넥서스는
지난 달 코스닥 상장이후로 현재 시가 총액 1조원에 육박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C#17 방송국 편집실 (밤)
현석과 강철, 앉아서 커피 마시며 이야기 중이다.
강철 : 제가 이 방송국을 사면 어떨까요?
현석 : (커피 마시다 뿜을 뻔하는) 뭐...? 너 지금 뭐라고 했냐?
강철 : (미소) 돈을 벌었으니 이제 그 놈을 잡아야죠.
현석 : (....!)
강철 : 늘 돈과 인력이 문제라고 하셨잖아요. 사설 기관은 불법이고 국가기관을 접수할 수도 없으니까
방송국을 사면되겠다 싶더라구요. 범죄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범인을 찾는 겁니다.
대신 우리 스태프들은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하는 거죠. 검찰, 경찰에서 정말 베스트만 스카우트 할 겁니다.
돈은 전부 제가 댑니다. 선생님은 책임자가 돼 주시면 돼요.
현석 : (생각지도 못한 제안에) 임마..
강철 : 채널 이름은 더블유. 미리 정해뒀습니다.
C#18 방송국 전경 (낮)
W의 거대한 현수막이 설치되고 있는.
강철 : (E) 더블유. Who와 Why의 약자입니다. 누가, 왜, 범죄를 저질렀는가를 밝히는 게 목표죠.
누가, 왜, 내 가족을 죽였을까요? 그것도 알아내야죠 이제.
C#19 격투기 연습장 (낮)
근육질의 몸을 자랑하며 격투기 연습하는 도윤.
스태프 : (E) 도윤아!
도윤 : (멈추고 헐떡거리며 돌아보면)
강철 : (스태프와 함께 서서 지켜보고 있다가 웃으며 인사하는)
도윤 : (..?!)
컷 튀어 도윤, 강철과 땀 닦으며 이야기하는.
도윤 : 왜 저한테 배우려고 하시죠?
강철 : (미소) 최고시잖아요. 전 1등을 좋아합니다.
도윤 : 근데 왜요? 돈 많으신 분이 경호원들 잔뜩 두면 될 걸.
강철 : 돈으로만 안 되는 순간도 있죠. 그리고 앞으로 저한테 적이 아주 많이 생길 거 같아서요.
도윤 : (표정)
도윤과 일대일 대련하며 격투기 배우는 강철의 격렬한 컷컷에.
앵커 : (E) 어젯밤 지명수배 중이던 조직폭력배 백사파의 두목 박은혁씨가 경찰에 검거되었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C#20 뉴스 영상 (밤)
앵커 뉴스 진행 중이고.. 옆에 강철 얼굴과 ‘시민 영웅 탄생’ 헤드라인이 뜬.
앵커 : 경찰의 추격을 따돌렸던 박씨는 이번에도 넥서스 강철 대표의 손에 붙잡힌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시민들이 찍은 현장 영상을 보시죠.
C#21 도심의 번화한 상권 뒷골목 (3회 32씬 C#18 中)
강철과 도윤이 조직폭력배들 일당과 한바탕 붙고, 시민들이 응원하는 모습에.
철호 : (E) 그 새끼 지금 쇼하는 겁니다. 전부 다 쇼라고요!
C#22 철호의 의원 사무실 (밤)
분개 해 강철의 기사가 난 신문을 집어던지는 철호.
책상 위에는 각 신문들 1면에 장식된 강철의 활약상을 대서특필한 헤드라인들과 이니셜이 가득하고...
좀 더 나이 많은 의원1이 소파에 앉아있다.
의원1 : 쇼든 뭐든 여론이 장난 아니야. 경찰도 손 놓은 미제 사건을 강철이 죄다 해결하고 있어.
거기다 피해자 소송비용까지 전액 지원하고 있다고.
철호 : (화가 나 미칠 거 같은) 지금 저 새끼가 여론을 돈으로 사고 있다니까! 강철이 범인입니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진범!!
그래서 내가 기소했던 거고!
의원1 : (낮추며) 한의원, 흥분한 일이 아니라 침착해야 돼. 강철 인기가 올라갈수록 자네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어.
(신문 보여주며) 정확히 반비례한다고. 2년 사이에 자네가 그때 부실수사로 강철을 마녀사냥 했다는 여론이
80퍼센트가 넘어버렸어. 화를 낼게 아니라 이제 대책을 찾아야 돼.
철호 : (기막힌)
의원1 : 자네는 우리 당의 얼굴 아닌가. 그런데 강철이.. 진짜로 진범을 찾아내면 우리는 어떻게 되겠나?
철호 : (버럭) 진범을 어떻게 찾냐고요! 강철이 바로 진범인데!!
씬/44 대형 서점 (늦은 오후)
마지막 33권을 손에 들고 벽에 기대 앉아있는 강철. 시간이 지나 비에 젖었던 옷과 머리는 이미 다 마르고..
바닥에는 벗겨낸 비닐들과 다 읽은 수십 권의 <더블유>가 흩어져 쌓여있고...
강철, 책을 툭 바닥에 던지고.. 이마를 감싸며 고개 떨군다.
씬/45 거리 (늦은 오후 - 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우산 쓰고 사람들 지나가는 쓸쓸한 풍경..
디졸브 되면서 어두운 밤이 된. 비는 그치고..
씬/46 대형 서점 (밤)
직원과 매니저가 카운터 쪽에서 수군거리고 있다.
강철, 아까 그대로 꼼짝도 않고 그대로 고개 숙인 채.
결국 매니저가 다가온다. 직원은 뒤에서 보고.
매니저 : 저기 손님.
강철 : .....
매니저 : 손님. 괜찮으십니까?
강철 : ...... (뒤늦게 고개 드는)
매니저 : 어디 아프신 거 아닌가 해서.
강철 : (무표정한, 낯빛은 창백하고)
매니저 : (당황스러운) 괜찮으십니까?
강철 : ......
매니저 : 저기.. 저희가 영업시간이 끝나서요.
강철 : ......
매니저 : 문을 닫아야 되서.
강철 : ......
매니저 : (대답이 없자 뒤에 있던 직원과 난처한 시선 주고받는데)
강철 : (툭) 이 책.. 잘 팔립니까?
매니저 : (돌아보며) 네..?
강철 : 인기가 있나요...?
매니저 : 그럼요. 5년 넘게 베스트셀런데요.
강철 : 그래요..? (쓰디쓴 미소) 그거 재밌네요.
매니저/직원 : (?)
강철 : (비틀하며 일어난다)
직원 : (급히 만화책들 정리하며) 백에 담아드릴게요 잠시만요.
강철 : (대답 없이 그냥 가버리는)
매니저 : 손님? 책 안 가져가십니까?
강철 : 필요 없습니다. 다 아는 얘기라. (그대로 사라지는)
매니저/직원 : (....?)
씬/47 흉부외과 의국 (밤)
밤 출근한 연주. 책상에 턱 괴고 앉아 핸드폰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
비행기 안에서의 강철 컷을 뚫어지게 보고 있는. <한번만 더 들으면 흔들릴 거 같은데> 라는 대사와 함께.
이미 오래된 추억처럼 그 순간이 떠오르고..
씬/48 회상 - 비행기 안 + 펜트하우스 게스트 룸 화장실 (4회 22씬 中)
연주 : 사랑해요.
강철 : ......
연주 : .......
강철 : 그 말 안 통하는 거 알잖아요?
연주 : (찌푸리며) 네 네 알아요. 매력 넘친다고 해서 또 혹시나 했죠. 역시나네요.
강철 : (웃으며) 잘 자요. (끊는)
도윤 : (신문 보며 듣고 있다가) 뭐 그렇게 즐거워?
강철 : 한번만 더 들으면 흔들릴 거 같은데.
도윤 : 뭐가?
강철 : (대답 없이 미소 지으며 벨트 매는)
씬/48 흉부외과 의국 (밤)
<한번만 더 들으면 흔들릴 거 같은데>.
그때는 직접 듣지 못했던 말. 짧은 고백같은 그 대사가 계속 눈에 밟혀 시선을 좀처럼 떼지 못하는 연주...
이때 갑자기 통화화면으로 바뀌며 <박수봉> 뜨는.
연주 : (! 놀라 벌떡 일어나며 받는) 여보세요..? 어떻게 됐어?
수봉 : (E) 사람 불러 고쳐봤는데 아무 소용없어요. 원인불가래요. 서버도 이상 없고.
연주 : ..... (그럴 거 같았다, 맥 풀리며 짧은 한숨)
수봉 : 누나는 별일 없어요?
연주 : ..... 병원이야.
수봉 : (E) 나도 작업실 나왔어요. 혼자 있으려니까 막 무서운 거예요. 귀신 씌인 집 같고. 선생님 오시면 들어갈래요.
연주 : 그래. 그렇게 해. (끊고) ......
이때 김간호사가 문 열고 들여다보는.
김간호사 : 오선생님. 3번방 잡혔어요.
연주 : .... 네.. (일어나는)
씬/49 수술실 손 소독실 (밤)
연주,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손 소독제로 씻고 있다. 생각에 빠져 씻을 손을 계속 씻고 있는 줄도 모르고..
이때 가운 입은 석범이 연주를 찾다가 발견하고 들어오는.
석범 : 야 오연주~
연주 : (보는)
석범 : (의심스레 보며) 너.. 혹시 약혼했냐?
연주 : (뜬금없는 질문에) 뭔 소리야 뜬금없이?
석범 : 아니 누가 니 약혼자라고 찾아왔는데?
연주 : (황당) 약혼자? 누가...?
석범 : 이름도 말 안하고 그냥 니 약혼자라면 알거래.
연주 : 뭐야.. (어이없는) 딴사람이랑 착각했나보지.
석범 : 아니지?
연주 : (귀찮은) 내가 누구랑 약혼을 하니. 누가 있어야 하지.
석범 : 어쩐지 말도 안된다했다. 뭐야 그 놈? 술 먹었나? (하며 나가고)
연주 : (관심 밖의 일. 한숨 쉬며 마스크를 귀에 거는)
연주, 마스크 쓰고 수술실 쪽으로 가다 멈칫. 뭔가 이상한 예감.. 잠시 서 있다가 설마.. 말도 안 돼.. 하면서도 돌아선다.
모자와 마스크를 벗으며 발걸음이 빨라지고...
씬/50 수술실 앞 (밤)
자동문이 열리면서 연주가 나와 두리번거리는데 안 보이고..
이때 복도 쪽에.. 석범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남자의 뒷모습이 보이는.
연주 : (...?!! 설마하며) 석범아.
석범 : (쳐다보고)
강철 : (돌아보는)
연주 : (?!!!)
강철 : ......
연주 : (표정)
강철 : (반가운 듯 미소)
연주 : (!!! 분명히 강철이다, 소스라치게 놀라며 마스크 모자 다 떨어뜨리고)
석범 : (연주가 놀라자 ?? 강철을 보며) 아는 사이 맞아요?
강철 : 네. (연주에게 가는)
석범 : (황당해 잡으며) 잠깐, 그럼 그쪽이 연주 약혼자라고요??
강철 : 일종의 암호죠. 우리끼리 통하는. (정중하게 손 떼고 가는)
석범 : (??)
연주는 너무 놀라 그대로 꼼짝도 못하고 서 있는데 강철이 연주의 눈앞으로 다가온다.
너무 많이 생각한 나머지 환영을 보고 있는 건지 헷갈리는...
석범, 연신 갸웃거리다 가고..
연주 : (표정)
강철 : 잘 지내고 있어요?
연주 : (!!! 말까지 하자 더 놀라 움찔)
강철 : 탈옥범의 뒤가 걱정됐었는데 좋아 보이네요.
연주 : (표정)
강철 : ......
연주 : 어... (겨우) 어떻게.. 뭐죠..? 나 또 끌려온 거예요?
아닌데? 아니잖아 여긴 우리 병원인데 (두리번거리며 정신없는) 석범이도 있고.
강철 : 내가 왔어요.
연주 : (...?)
강철 : 내가 이리 온 겁니다. 오연주씨 세계로.
연주 : (?!!) 어, 어떻게요..? 어떻게..
강철 : 멈췄어요. 내가 살던 세상이.
연주 : 뭐라고요..?
강철 : 다 멈춰버렸죠. 나만 빼고.
연주 : (....!)
강철 : 그래서 빠져나왔어요. 다 버려두고. 왜 나만 살아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냉소) 당신 말대로 주인공이니까..? 주인공의 특권인가.
연주 : (표정)
강철 : 있는 현금 다 털어서 더블유 서른 세권을 다 보고 오는 길이에요.
연주 : (....!)
강철 : 그래서 이제 납득했어요. 오연주씨가 나를 어떻게 그렇게 잘 알고 있었는지. 애독자였겠죠. 7년이나 나를 지켜봐 온 거죠.
연주 : (할 말을 잃고)
강철 : (침착하게 말하자고 작정했으나 쉽지 않은) 내가... 지금 얼마나 후회하고 있는 줄 알아요...?
그때 오연주씨 충고를 들을걸.
연주 : (표정)
<회상 인서트 -4회 50씬 中>
C#1
강철 : 대답해요.
연주 : 못해요 얘기했잖아요 불행해질 거라고.
C#2
연주 : 후회할거예요.
강철 : 후회안합니다.
강철 : (쓴웃음) 진실이.. 설마 이런 거일 줄은 상상도 못했죠. 당신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연주 :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
강철 : 오연주씨 그때 침묵이 나를 얼마나 생각했던 건지, 이제는 압니다. 그래서 왔어요.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싶어서.
연주 : (표정)
강철 : 할 수 있는 최선으로 나를 배려해줘서 고마워요. 당신은 정말 좋은 사람이고 좋은 의사가 될 자격이 있어요.
연주 : (....!)
강철 : .......
이때 자동문 열리며 수술복 입은 김간호사가 내다보는.
김간호사 : 오선생님 교수님 오셨는데요.
연주 : ......
김간호사 : 오선생님.
연주 : (시선은 강철에게 고정된 채) 네... 가요..
김간호사 : (도로 들어가고)
강철 : 바쁜가본데 들어가요.
연주 : (...!) 어딜 가게요..?
강철 : (대답 안하는)
연주 : (너무나 혼란스럽지만 일단 붙잡아야겠다는 확신은 든다, 팔을 잡으며) 어딜 가요? 여기서 나 기다려요,
큰 수술 아니니까 금방 끝나요 알았죠..? 아무것도 하지 말아요 그냥 여기 있어요, 기다려요 날 보호자라고 생각하고
강철 : 내 흉내 내요 지금?
연주 : 아무것도 없잖아요 돈도 없고 집도 없고 신분증도 없고, 내가 그 심정 잘 알아요 얼마나 막막한지,
그치만 난 여기선 의사고, 당신하곤 비교도 안 되지만 돈도 있고 집도 있어요. 그러니까 날 믿고 기다려요 나 나올 때까지,
(대기 의자를 가리키는) 여기 이 자리에서, 아무데도 가지 말고 알았어요?
강철 : ......
연주 : 앉으라구요.
강철 : ......
연주 : 내 말 들어요 제발!
강철 : ...... (순순히 보호자 대기석에 앉는다)
연주 : 오래 안 걸려요. 40분이면 끝나요.
강철 : ...... (수긍하듯 옅은 미소)
연주 : ...... (겨우 안도하며 가려는데)
강철 : (갑자기 연주의 팔을 확 잡아끌어 볼을 잡고 키스하는)
연주 : (?!)
엔딩을 위한 방편도 아니고 과학적 실험도 아닌 처음의 키스.
잠시 후.. 강철의 입술이 떨어지고..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감았던 연주, 눈을 천천히 뜨는.
연주에게 그는 늘 살아있는, 이렇게 눈앞에 있는 현실의 남자다. 어떻게 이 사람을 허상이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연주 : ......
강철 : ......
연주 : (정신 차리려 애쓰며) 왜.. 왜 이래요?
강철 : 책을 다 읽은 소감을 말하자면.. 불행이 아흔 아홉 배쯤 늘었지만 딱 하나 좋은 점도 있더군요.
나만 손해 보는 기분이었는데 이제 나도 당신 속내를 다 봤거든요. 그러니까.. 내숭떠는 괜한 말은 안하는 게 좋아요.
연주 : (....!)
강철 : (장난스런 미소)
연주 : ...... (농담을 듣자 조금 안심이 되는)
김간호사 : (다시 나오며) 오선생님 빨리 오세요!
연주 : ...... (뒷걸음질로 들어가며) 혹시 그 사이 무슨 일 있으면 흉부외과 강석범을 찾아요,
내 친구라고 하면 도와줄 거예요 알겠죠?
강철 : 아까 그 친구죠? 약혼자라니까 까칠하게 굴던데. 남친은 아니죠?
연주 : 남친 없다고 했잖아요!
강철 : (미소)
자동문이 닫히고.
씬/51 수술실 손 소독실 (밤)
연주, 정신 하나도 없이 들어와 다시 손을 씻는다. 현기증과 함께 심장은 터질 것 같고...
그러나 분명한 건 감당 안되고 혼돈스럽지만 조금 전처럼 불행한 기분은 아니라는 것이다.
씬/52 수술실 (밤)
이미 수술이 막 시작된. 박교수가 집도하고 있고 연주가 들어와 자리잡는.
박교수 : (흘끔) 오연주라는 이름이 문제야. 오연주만 꼈다하면 뭐든 망조가 들거든.
더블유를 봐. 오연주 그 개똥 캐릭터가 나오더니 만화가 지금 산으로 가고 있잖아.
그냥 산도 아니고 아주 히말라야 등반을 하고 있더만. 다른 오연주는 전통의 명세병원 흉부외과를 무너뜨릴 기세고.
일동 : (피식거리는)
박교수 : 너 오늘 디졌어. 끝나고 보자.
연주 : 네. (뭐라 해도 상관없는 기분)
박교수 : (너무 흔쾌하게 대답하자 뭐야? 흘끔)
씬/53 수술실 앞 (밤)
강철,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있는...
자동문 위의 <수술 중> 불이 켜진다.
카메라 다시 강철의 자리를 비추면 어느새 강철은 사라지고 없고.
씬/54 성무집 앞 (밤)
택시가 와서 서고.. 빈 짐 가방을 든 성무가 내린다.
완전히 녹초가 된 성무, 버튼을 누르고 대문 열고 들어가는.
씬/55 성무집 거실 (밤)
불 꺼지고 커튼도 내려진 거실.
성무가 가방 던지고 바로 주방으로 가서 주방 불 켜고 식탁 위에 꽂힌 충전기에 핸드폰을 꽂는다. 핸드폰을 그제야 켜고는.
그 사이 위스키를 바로 따라 한잔 마시는. 핸드폰에서 문자벨 소리가 계속 끊임없이 울려대는.
성무 : ...... (한숨 쉬며 문자를 확인하는)
수봉의 목소리와 함께. <선생님 어디 계세요?! 연주 누나가 또 만화 속으로 끌려들어간 거 같습니다!>
성무, ....??!! 생각지도 못한, 놀라며 다음 문자 보는데.
포털 웹툰 담당 박팀장 목소리와 함께. <박팀장입니다. 아침에 보내주신 게 수정고가 맞는지 확인 요청 드립니다.
내용이 좀 이상해서요> <박팀장입니다. 연락이 없으셔서 업로드했습니다.>
수봉의 목소리와 함께 <선생님. 더블유 보셨어요? 누나는 다행히 무사한데 내용 수습이 안 됩니다. 제발 연락 주세요 ㅠㅠ>
성무, ...!!
연주의 목소리와 함께. <아빠. 어디 계세요..?>
성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확인하는 것조차 두려운.. 핸드폰 든 손이 떨리고... 연주에게 전화를 막 걸려는데..
강철 : (E) 오성무 작가님?
성무 : (...?!)
등 뒤에서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 누군가 집에 와 있다.
성무, 순간 소름이 끼치는.
성무, 고개를 천천히 돌렸다가 표정. 거실 어둠 속 구석에 강철이 서 있다.
성무 : (!!!! 소스라치며 손에 든 위스키 잔을 떨어뜨리는. 잔, 산산조각이 나고)
강철 : .......
성무 : (의심의 여지없이 강철이다, 그렇게 두려워했던 일이 현실로 일어난)
씬/56 수술실 (밤)
박교수의 집도를 지켜보며 도구 들고 있는 연주. 수술시간을 알리는 시계를 힐끔 보며 빨리 안 끝나는 게 답답한데..
갑자기 아까 경황없는 중에 스쳤던 강철의 말 중에 퍼뜩 떠오르는 단어.
강철 : (E) 마지막.
연주 : (표정에)
<회상 인서트>
강철 : 그래서 왔어요.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싶어서.
연주, ....! 마지막..? 무슨 뜻의 마지막...? 뒤늦게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불길한 예감으로 강렬하게 꽂힌다.
씬/57 성무집 거실 (밤)
강철이 어둠 속에서 천천히 나온다. 성무, 두려움에 뒤로 주춤..
강철 : (성무의 얼굴을 관찰하듯 보며) 역시 당신이었네.
성무 : (.....!)
강철 : 당신일 거 같았어. (냉소가 흐르는)
성무 : (완전히 사색이 된)
강철 : 우리 이미 몇 번 만난 적 있죠. 기억하겠죠..?
성무 : (표정에)
어둠 속에 강철의 오른손에는 권총이 쥐어져 있다.
대치하는 성무와 강철, 이어서 둘의 사이로 연주의 컷, 삼분할 되며. 제 5 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