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鐘寺(수종사)
김창협(金昌協: 1651~1708)
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중화(仲華), 호는 농암(農巖).
조선의 문신으로 유학자이며 문장가, 비평가이다.
그의 형제들인 김창집(金昌集), 김창흡(金昌翕), 김창업(金昌業), 김창즙(金昌緝), 김창립(金昌立) 등과 육창(六昌)이라 불리었다.
1682년(숙종 8) 장원으로 급제하여 병조좌랑, 사헌부지평, 동부승지, 대사성, 대사간을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농암집(農巖集)』이 있다. 시호는 문간(文簡)이다.
옛 절은 위태롭게 봉우리 아래 있고
古寺危峰下 고사위봉하
덩굴 그늘아래 오솔길은 양쪽으로 나있네
蘿陰細路分 나음세로분
누각에서 내려다보니 두강물이 합쳐지고
樓臨兩江水 누림량강수
처마 반쯤 산구름이 두르고 있네
簷帶半山雲 첨대반산운
돛단배 그림자 절 창문에 떨어지고
帆影禪窓落 범영선창락
종소리는 지나가는 나그네가 듣는구나
鐘聲過客聞 종성과객문
숲사이 창밖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雙林屢回首 쌍림루회수
푸른 기운이 질퍽하게 어리어 있네
蒼翠漫氤氳 창취만인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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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에서
도종환
오백 년 천년을 사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가슴께에 칠해진 어지러운 원색의 빛깔들
여름이면 바다처럼 펼쳐진 산줄기에 나누어주고
가을이면 새빨간 빛깔들 뒷산 숲에 던져주고
나머지 짙게 덧칠해진 단청빛마저 마음에 걸려
바람에 던져주고 하늘에 풀어주고
세월 속에 가장 때 묻지 않은 얼굴빛으로 엷어져
본래 제가 지녔던 나무 빛깔로 돌아오며 겸허해지고
담백하게 욕심을 벗어 더욱 굳세어지고
그렇게 버리면서 육백 년을 지나왔으리니
백 년도 백 년의 절반도 다 못 살면서
더 화려하고 더 강렬한 빛깔을 지니고자
더 큰 목소리와 더욱 단단한 기둥을 거느리고자
기를 쓰다가 허세 부리다가
우리들은 사바세상 티끌과 먼지로 사라지나니
진정 오래오래 사는 길은 어떻게 사는 것인지
요란한 파격은 애당초 마음에 두지 않았던
맞배지붕은 보여주고 있나니
동안거 끝내고 마악 문 앞에 나와 선 듯한
무량수전 기둥은 말하고 있나니
돌축대 위에서 좌탈하고 앉아 있는
안양루로 가르쳐주고 있나니
『부드러운 직선』, 도종환, (주)창작과비평사,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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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형님에게
전화가 왔다
내일 꼭, 내려와서 하룻밤 자고 가라고
요즘 어떻게 사느냐고 물었더니,
산에 가서 산삼도 캐고
버섯도 따고 이래저래 소일거리를 찾아가면서
재밌게 산다고,
도심을 떠나서 낯선 곳에 정착하여
열심히 사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
친구 삼아 염소 몇 마리 키우고
개를 말동무 삼아 나이도 거꾸로 먹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멋진 형님이다.
내일은 단양에서 세상 시름을 낚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