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 그녀는 이미 꽃이었다
그녀는 예뻤다. 그것을 모르지는 않았다. 아니, 모를 수가 없었다. 김희선의 이름을 발음할 때 ‘예쁘다’는 수식어가 빠지는 일은 실수로라도 없었다. 그렇게 12년이다. 예쁘다, 그러나 이제 예쁘다는 동어반복은 그만 하고 싶었다. 용어 사전을 펼쳐놓은 것처럼 다채로운 수식어들을 그 자리에 넣어주마, 고집스럽게 생각했다.
마릴린 먼로처럼 창백한 금발 가발을 쓴 그녀가 궁정식 복도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다. 드라마틱한 조명과 긴박한 셔터 소리, 나른한 눈빛의 그녀는 미묘한 폭으로 고개를 움직이며 찰나의 연기를 한다. 그러나 정연한 복도의 양끝으로 드러난 나무 단면과 받침대는 이것이 촬영을 위해 제작된 세트라는 사실을 고스란히 누설한다. 그렇게 진짜 같은 허구 속에 허구 같은 진짜 그녀가 서 있는 장면은 서로 꼭 맞는 레고 조각처럼 일리 있어 보였다. 그러나 과장된 가발과 허리를 조이는 드레스를 벗어버린 김희선은 감정이 고조될 때면 미세하게 흔들리는 눈동자와 손을 뻗어 쓰다듬고 싶은 턱선을 가진 현실의 여자였고, 도리 없이 예뻤다.
스튜디오를 나와 차에 오를 때까지는 커피를 마실 생각이었는데, 장소를 옮기는 동안 커피는 샴페인으로 의기투합됐다. 우리는 그녀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의, 조도가 낮은 구석 자리에 앉았다. 김희선은 기생 학교를 소재로 한 드라마 <해어화>의 사전 준비를 막 시작한 참이다. ‘해어화’는 ‘말을 알아듣는 꽃’이라는 뜻이다.
드라마 <해어화>의 방영 시기가 조금 늦춰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촬영은 12월부터 시작하지만, 방송은 4월부터 타게 될 것 같다.
요즈음의 맹렬한 기생 열풍, 게다가 ‘예쁜 여배우’의 대명사인 당신이 연기하는 기생에 대한 기대 때문일까, 촬영 전부터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나도 느꼈다. 알다시피 요즘에는 드라마를 국내 시장에만 가두어 제작하지 않는다. 아시아 전역을 시장으로 생각하고 이미 제작 단계부터 콘텐츠 수출을 염두에 둔다. 그러다 보니 더 공을 들이는 것이고. ‘사전 제작’이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는 나날이다. 방송에 임박해 허겁지겁 찍어내는 일 없이, 웬만한 영화보다도 심혈을 기울여 만든다. 제작팀의 각오가 정말 대단하다. 내게는 발에 신는 버선 한 짝까지도 섬세하게 신경을 써준다. 나, 임동창 선생님께 소리도 배운다.
그러다가 폭포 아래에서 피 토하고 갑자기 득음하는 거 아닌가?
그럴 것을 각오하라고 하시더라. 단지 TV에서 잠깐 보여주기 위해 가볍게 가르치지는 않겠다고, 선생님이 그러셨다. 심지어… 요즘 내가 뭘 먹는지 아나? 연 잎에다 한 찹쌀 밥이다. 패스트푸드, 끊었다. 먹는 것부터 달라져야 내는 소리도 달라진다고 한다. 놀랍지 않나?
최고의 기생을 조련하는 기생 학교를 다룬 드라마이다 보니, 기녀의 삶에 대한 세밀한 디테일을 보여줄 거라는 기대감이 크다.
대충 계산해봐도 일주일에 사극만 10시간 넘게 방송되더라. TV에서 방영하고 있는 비슷한 장르의 드라마를 꼼꼼히 보면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그러면서 깨닫는 것도 많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준비가 거의 끝난 것을 새로 제작하기도 한다. 드라마나 영화나, 언제나 문제는 제작비다.
<해어화>의 장르가 퓨전 사극이라고 들었다. 퓨전 사극이 대체 뭔가? 퓨전 사극을 표방한 <다모>는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요즘의 입맛에 맞게 고쳤다.
시대적 배경이나 역사적 사실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면 진부해진다. 우리는 대사뿐만 아니라, 머리에도 스테레오타입의 가채를 올리지 않는다. 실제로 당시의 일급 기생들은 가채를 쓰지 않았다고 한다. 흔히 말하는 ‘어우동’ 이미지의 가채는 물 좋은 정자 위에서 양반들의 주안상을 앞에 두고 춤추는 여자들이 썼다고 들었다. 기생이라고 다 춤을 추는 건 아니다. 오히려 춤을 추는 건 기생에게 놀러 온 양반들이고, 그들을 춤추도록 만드는 것이 기생의 역할이다. 일급 기생들은 양반을 쥐락펴락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내가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은 정작 기대하는 것보다 많지 않을 수도 있다. 분명한 건, 이 드라마에서 기존의 기생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란 사실이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 ‘기생’ 하면 떠오르는 악기가 뭔가? 거문고? 장구? 그러나 나는 제작 기술을 보유한 인간문화재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만들 수 없다는 좌종을, 드라마에서 연주할 것이다. 좌종은 동으로 된, 황금빛에 크기도 여러 가지인 단지 모양의 악기다. 좌종 하나에 수백 가지의 음이 들어 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귀한 악기다. 임동창 선생님은 그런 걸 열 개도 넘게 가지고 계신다.
당신이 <해어화>의 주인공이라는 기사를 보았을 때, 그 위로 12년 전의 <춘향전>이 오버랩되었다. 말하자면 퇴기의 딸이 12년 만에 뛰어난 기생으로 환생한 거다. 그것이 지난 12년간 배우로서, 혹은 여자로서의 김희선의 변화 - 혹은 진화 - 와 묘하게 닮았다고 느꼈다면 호들갑이 너무 심하나?
아, 왜 변하지 않았겠나. 12년은 긴 시간이다. 그동안 실패한 작품도 있고 성공한 작품도 있다. 그 과정에서 내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역할에 몰입할 수 있는 정신력이 더 강해졌다는 것이다. 나는 ‘오래한 사람’보다는 ‘향상되는 사람’으로 비춰지고 싶다. 연기를 12년 했으니까, 작품 수가 이만저만 하니까 으레 잘하려니 생각하는 건 지나치게 안이하다. 그러나 아주 솔직히 얘기하면, 나는 연기를 평생 하고 싶지 않다. 박수 칠 때 떠나라는 얘기도 있잖은가. (웃음) 나는 결혼하면 은퇴할 생각이다. 여배우 말고 아내, 엄마, 여자로 일상적인 행복을 누리고 싶다. 어쩌면 <해어화>가 내 마지막 드라마가 될지도 모르겠다.
뭐라고? 지금 ‘조만간 결혼한다’는 폭탄 선언을 은유적으로 하는 건가?
내년에는 결혼을 해야 하지 않을까. (희미한 웃음)
- 자세한 내용은 1월호에서 확인하세요!
- 에디터|안정아, 신윤영(글)
- 스타일리스트|김우리
- 헤어|서언미 (뮤제네프)
- 메이크업|이기우
- 세트 디자인|김영철 (무무 무대 디자인)
- 어시스턴트|이혜민, 강국화
- 출처 l http://www.wkorea.com
bestiz펌.
첫댓글 진짜 역시김희선이다
뭐야..... 언니 진짜 결혼하는거야?ㅋ
ㄷㄷㄷㄷㄷㄷㄷㄷㄷ 지존
흰가발 색다르네요~~뭘 걸쳐도 이뿌다라는거~~
22222 십년이 넘도록 그렇다는게 더 ㄷㄷㄷ...안 이쁠때가 없어...딴 여배우들은 관리부실 사진도 많은데..
인간이 아니다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누구랑??누구랑?설마 ㅌㅋㄴㅇ?
ㅋㅌㄴㅇ 이 누구삼 태크노왕?
ㅌㅋㄴㅇ이누구예요? 윗님 테크노왕이라고 하시니까 옛날에 666인가?? 여튼 외국인이었는데 인기가요에서 조낸 테크노음악나오고 그거 생각난다..
강타요? 헛소문 ;;;;
턱키니오??
ㅋㅋㅋ 그건가요? 아묵~ 따따따따따따따~ 햇던 그 그룹.. 진짜 한때 테크노 최고였는데 ㅋㅋ
666데블,아모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타랑 아직도 사귀긴한가요?
오래된사진효과 생각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뻐이뻐
으아........... 진짜>......................와.......................................... 이쁘다.............
오... 해어화 기대~
결혼하는구나..아.......누구랑 할까.....
결혼할때도 되긴했지...32살이닉하...세월 빠르돠...공룡선생에서 첨봤던거 나 아직도 생생하다규~
후아...이쁘다...
처음글 왜저렇게 촌스럽지 ㅋㅋ
아 놔 언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오빠 아직 군대도 안 다녀왔는데 이러지 마시락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댁 오빠 누구시냐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발발사랑해님 오빠 ㄱㅌ 맞죠?-_-
아 언니ㅠㅠㅠㅠㅠㅠㅠ 가지말라구....
2222 벌써 그리울 것 같다구~~
30살인가..새해니 31살이여요~정말 이쁘긴 이쁜듯.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했으면~
멋진 대표작은 만들고 가라규 ㅠㅠㅠㅠㅠ
결혼해도 은퇴하지마요~~~
아직은 가지마 언니.. 그 미모 어디다 숨기려고 그래~
언니까지 은퇴??? 그러지마..언니
아 은퇴는 안돼 언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근데 이거 너무했음 무슨 화보가 20쪽이나 돼냐고!
뭘 해놔도 이쁜 여인네. 변화가 조금도 두렵지 않은 여인네. 난 그 점을 높이 사겠어. 당신 최고야-
이대로 가지는 마!!!!!!!!!!!!!!!! ㅠㅠㅠㅠㅠㅠㅠㅠ
가지마~~~가지마~~~대한민국 대표미인....아시아최고미인은 누가 되는거냐구???ㅠㅠ
정말 너무 멋진.....김희선이니까 가능한 연출. 결혼하면 은퇴라는 말, 정말이지 허탈한데, 한 오년쯤 뒤로 미루면 안되실지....
진짜 이뿌다.........................
첫번째사진 완젼 무랑류즈외국애들 붙여놔도 두렵지않다...
결혼해도 은퇴하지말지ㅠㅠ 벌써 가슴아파요ㅠㅠ 흑..
은퇴만은 하지 마~~~!!!
언닌 진짜 살맛나겠다.
어익후.. 설마 걔랑 결혼하는건아니겠지?? ㅜ_ㅜ
언니 가면 안돼ㅠㅠㅠㅠㅠㅠㅠㅠㅠ
김희선은 근데 정말 결혼하면 은퇴하려는 생각이 확고한거 같음...ㅠ,ㅠ 이 인터뷰 내용도 갑자기 말한게 아니라 계속 저런 애기 자기가 했어요~ 솔직한 성격이라...더 안타까움...
언니 ㄱㅌ 는 헛소문이길 바래 ㅠㅠ
정말 환상적인.....김희선의 매력은 아직도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것이 너무 많은가보다...점점 갈수록 더욱 아름다워진다는....
ㅜㅜㅜㅜㅜㅜ 언니 안돼!!!!!!! 은퇴는 절대 안돼 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