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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커맨더 입문자를 위해 디씨에 약소하게나마 칼럼을 쓰고 있는데 제 글을 여기에도 남기면 좋을 것 같아서 가져와봅니다.
특성상 반말 어투인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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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그래서 커맨더가 뭔데?
간단히 말하면 매직 룰과 카드로 즐기는 다인전 보드게임. 아레나엔 없음.
보통 4인 프리포올이 국룰이고, 인원이 많으면 다른 보드게임 '뱅'의 룰을 따와서 직업과 편을 나눠 게임을 한다거나 하는 기상천외한 유저 바리에이션이 많다.
경쟁 룰이 아니기 때문에 티어나 메타 이런거 없고 덱짜는 사람 말대로,형편대로 알아서 원하는 카드를 집어넣어 만들 수 있다. 물론 TCG의 기본답게 꼴리는 카드만 다 쳐넣으면 당연히 덱이 안굴러가니 로망/성능 비율을 잘 조절해야 함. 이건 덱빌딩 쪽에서 후술함.
'난투'라고 하는 커맨더 순한맛 포맷이 있다. 커맨더는 지금까지 나온 거의 모든 매직카드를 쓸 수 있는 데 반해 난투는 스탠다드 포맷의 카드풀을 따라가.
아레나에 있는 난투는 일대일이라 커맨더 하는 느낌은 확실히 반감되긴 한다.
02. 룰적으로 뭐가 다른데?
일단 시작 생명점이 40점임. 뭐 이래 많음?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사실 많은 거 맞다. 그래도 커맨더 자체가 다인전이라 다굴맞으면 저게 절대 안 많아보일걸?
그래도 초반 탱킹은 우수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덱이 기존 포맷에서 상상하기 힘든 고발비의 후반전용 카드를 장전하고 다닌다.
그래서 성능은 확실한데 발비가 너무 높거나, 한 번에 여러 사람을 조질 수 있는 카드는 '커맨더 수요'라는 특수한 수요 때문에 은근 값이 나간다.
그리고 덱은 100장이고, 이 중 한 장은 '커맨더(장군)'이라고 불리는 전설적 생물이어야 함. 전설적 생물이기만 하면 됨. 플커를 걍 장군으로 쓸 수 있는 난투랑은 다르게 플커를 장군으로 쓰려면 '이 카드는 커맨더가 될 수 있다'라는 문구가 있어야 한다. '파트너'라는 키워드 달린 놈을 쓰면 2장까지 장군으로 쓸 수 있다.
이제 남은 99장도 규칙이 있는데, 일단 기본 대지 제외 모든 카드는 '한 장'씩만 넣어야 한다. 덕분에 덱빌딩하는 재미가 수준급이지만 초심자들에겐 접근난이도가 좀 있긴함
그리고, 이 카드들은 장군의 '컬러 아이덴티티'를 따라가야 하는데, 쉽게 말하면 장군의 색깔과 일치하는 카드+무색만 넣을 수 있다는 거임.
그냥 장군의 '색'이 아니라 '컬러 아이덴티티'라고 하는 걸 왜 따로 뒀냐면, 예를 들어서 카드 자체는 녹색인데 카드 텍스트 안에 흑색 심볼이 들어가 있는 거 있지?최신 카드인 '타이바르 켈' 같은 거. 얘는 카드가 녹색임에도 불구하고 텍스트중에 흑색 심볼이 들어가기 때문에, 장군이 모노그린인 덱에는 못 들어가.
그리고 '나무의 신 에시카'의 경우에도 앞면은 녹색 단색이지만 뒷면이 5색을 요구하고 발동비용으로 5색 심볼이 있지? 이러면 얘는 5색덱밖에 투입을 못 함.
반대로 말하면, 에시카를 장군으로 삼았을 경우에는 모든 색 카드를 다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
'연합의 봉화, 타즈리' 같은 하이브리드 심볼도 얄짤없으니 주의.
03. 그래서 커맨더(장군)은 뭐길래 따로 정하는데?
우선 덱 빌딩 시 덱에 추가 가능한 카드풀 색깔을 정해줌. 이건 위에서 설명했고.
장군은 게임을 시작할 때 '커맨드 존'이라는 별도의 구역에서 따로 카드를 공개한 채 시작함. 커맨드 존에 있더라도, 손에 있는 것처럼 발동비용을 내고 정상적으로 발동할 수 있어. 발동 타이밍은 원 카드를 따라가. 섬광이 있으면 남 턴에도 튀어나올 수 있겠지?
장군은 두 가지 특권이 있는데, 우선 장군으로 한 플레이어에게 누적 21점의 '전투피해'를 입히면 그 플레이어는 특수 패배를 당해. 여러 장군대미지를 합산하는 게 아니라 장군 각각 따로 계산해. 장군의 공격력이 높거나 전투에 이점을 주는 성능이라면, 이런 식으로 승리를 도모하는 구성이 좋겠지. 하지만 4인 기준 3명을 이렇게 죽여야 한다면 생각보다 빡세고 턴이 오래 걸리니, 장군대미지에 너무 의존하지 않는 것도 좋다.
다른 특권은, 장군이 무덤, 손, 서고, 추방 영역으로 갈 때 그 소유자는 장군을 커맨드 존으로 옮겨놓을 수 있어. 필수는 아니니 안 하고 싶으면 원래 가야 되는 곳으로 보내도 됨. 아무튼 커맨드 존으로 돌아가게 되면 마나가 있는 한 다시 발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 대신, 장군은 커맨드 존에서 발동될 때마다 커맨더 텍스(Commander Tax)라는 별도의 세금이 더 붙거든? 처음 발동할 땐 없지만, 어떤 식으로든 다시 커맨드 존으로 돌아가면 다음에 발동할 땐 '이전에 커맨드존에서 발동한 횟수x2'마나만큼의 추가비용이 들어. 예를 들어서 첫 번째 발동할 땐 원가 그대로 마나를 내면 되지만, 두 번째에는 +2마나, 세 번째는 +4마나... 이런 식으로 추가비용을 내긴 해야 해. 추가비용은 아무 색으로나 지불할 수 있어.
이 세금은 장군이 손으로 돌아가서 손에서 발동될 때에는 신경쓰지 않아도 됨. 오직 커맨드 존에서 발동할 때만 카운트함.
사족이지만 특이한 점이 있는데, 이 장군이라는 특성은 지정된 장군의 특징이 아니라 '카드 자체의 속성'이라는 거임. 내 장군을 '불꽃 분신'을 이용해 복사를 하더라도, 복사본은 장군의 특권이 전혀 없어. 내 장군이 '익시오몰포시스'같은 카드로 모든 능력을 잃어도, 장군이라는 건 변하지 않음.
요약하면
- 덱 색깔을 정해준다.
- 21점 전투로 때리면 그 사람을 죽일 수 있다.
- 전장을 떠나더라도 커맨드 존으로 돌아가 다시 발동시킬 수 있다. 단 세금이 붙는다.
04. 좋아, 그래서 커맨더라는 건 뭐가 재밌길래?
사실 뭐가 재밌다?라는 건 워낙 주관적인 영역인데다 커맨더는 워낙 캐주얼 포맷이라 뭐라 말하기가 힘듬. 나와 주변 커맨더 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좀 들어보면 이런 점이 추천할만한 것 같아.
추천
- 스탠다드 히스토릭 파이오니어 등등 기존 포맷에서 못 써본 컨셉이나 카드, 콤보 등을 써보고 싶다. (미리 얘기했지만, 너무 로망만 추구해도 성능이 떡락하니까 이건 덱빌딩 편에서 자세히 다뤄볼 예정)
- 매직이 재밌긴 한데 기존 포맷은 너무 빡겜만 하는 것 같다. (물론 커맨더에서도 이악물고 빡겜하려면 할 수 있음.)
- 조금은 파티용 보드게임 같은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
- 입을 잘 털거나, 처세술/정치질에 능하다. (정치질은 기본적으로 나쁜 늬앙스지만 커맨더에서는 장점일 수도 있음.선만 지킨다면 말이지)
- 알아야 할 카드는 많더라도 덱 빌딩을 맛깔나게 해 보고 싶다.
- 특정 테마 카드를 수집하는 걸 좋아하거나 써먹어 보고 싶다.
- 같이 입문할 친구가 있거나 알고 있는 로컬 그룹이 있다. (없다고 못하는 건 아님. 샵가서 커맨더 로컬 팟에 소개시켜달라거나 단톡방 초대달라거나 할 수도 있으니)
비추천
- 룰 외적 요소(정치질, 설득 등)로 게임을 이끌어가는 게 싫다. (플레이 그룹따라 정도가 다르지만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어야 함.)
- 매직 카드 너무 많아서 스탠다드 이상 카드풀은 감당하기 힘들다. 또는 영문 카드 보고 읽는 게 힘들다. (옛날 카드풀도 사용하니 한글판 없는 게 많음)
-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하기 힘든 성격이다.
- 덱빌딩이 너무 귀찮다. (커맨더의 꽃은 솔직히 덱빌딩이지)
05. 어떻게 입문하는 게 좋음?
매 년, 작년부터는 매 세트마다도 관련 커맨더 완성 덱을 몇 개씩 출시한다. 아쉽게도 한국어로 번역된 건 없다. 가성비는 그렇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지만, 커맨더를 입문한다면 구하기 귀찮을 만한 자잘한 카드들을 많이 넣어 줘서 시작용으로는 나쁘지 않다. 가끔 가격 떡상한 카드가 들어있어서 예전 커맨더 완성덱 세트는 쓸데없이 비싸지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
다만 완성덱 성능은 그렇게 세지는 않으니 비슷한 덱들끼리 게임할 거 아니면 튜닝을 거치긴 해야 하고, 완성덱 중 컨셉이 맘에 드는 게 없다거나 하면 한땀한땀 수제작해야한다. 이게 꼭 나쁜 건 아닌데 초심자들에게는 부담이 가긴 함. 그래도 조금만 익숙해지면 덱 짜는 맛으로 몇 시간 투자할 만큼의 재미가 나오니, 어드바이스 해줄 고인물이 옆에 있다면 시도해봐도 좋다.
06. 덱 짜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것?
커맨더도 매직의 한 포맷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매직 룰과 간단한 덱 성향은 본인이 스스로 파악한 상태에서 입문하는 게 좋다.
흔히 말하는 어그로/컨트롤/콤보 같은 3분류에서 나는 이런 게 좋아! 정도만 알아도 덱 방향성이 한결 편하게 잡힌다.
굳이 저 중 하나만 고를 필요는 없음. 컨트롤-콤보 같은 경우 많은 콤보덱이 취하는 형식이기도 하고. 그리고 본인 취향에 맞는 색도 골라두면 좋음.
이게 왜 중요하냐면, 입문자 상대로 팔아먹는 기존 완성 덱조차 성향에 맞는지 모른 채 고르는 커린이가 은근 많아서 그렇다. 뭐 우연찮게 새로운 도전을 통해 본인도 몰랐던 취향을 깨달을수도 있긴 하니 그럴 사람은 해봐도 좋겠지.
나는 완성덱 하나 사서 굴려보다 재미를 느끼기 너무 힘겨워서 오히려 그 색깔은 무조건 안 굴리려는 사람도 본 적 있음. 색깔의 문제라기보단 그냥 그 덱의 방향성이 안 맞았던 것 같은데 나중에 물어보니 해당 색깔 소스들 다 팔아치워서 다시 짜고 싶어도 손해보는 기분이라더라고. 사실 본인 성향에 안 맞는 거 잡고 친구한테 끌려다니는 건 옆에서 보는 사람조차 눈치챌 정도로 노잼이니까.
이렇게 말하니까 대단히 신중하게 덱을 골라야 할 것 같은데, 완성덱은 가격이 심각하게 부담될 수준은 아니니까 찍먹한다는 마음으로 도전하면 안 될 건 없음.
그냥 대충 "나는 토큰 왕창 뽑아서 줘패는 덱이 좋아!" / "나는 주문 무효화시키는 맛으로 매직해" / "나는 큰 마나 생물들 많이 꺼낼래" 이런 식으로만 알고 있어도 매우 도움이 된다. 커맨더 특성상 불리한 컨셉이 없지는 않은데 지금 단계에서 굳이 입구컷할 필요는 없는듯.
07. 좋아, 이제 덱을 만들어 볼래
덱을 처음 만든다면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 판매하는 완성덱을 산다.
(여기서 완성덱이란 위자드에서 판매하는 제품군을 뜻함. 매 세트마다 2~5덱씩 나오는듯. 100장이 다 들어서 사자마자 슬리브씌우면 게임 되지만 한국어가 없다.)
- 한땀한땀 새로 만든다.
완성덱은 위에서 언급했듯 취향도 체험해보기 전까진 모를 수 있고 튜닝도 꽤 필요하다. 하지만 입문의 과정이 상당히 축약되므로 커린이가 입문하기 가장 좋은 상황이 될 순 있지. 취향에 안 맞더라도 커맨더 기초 소스들을 많이 넣어주므로 컬러 스타팅으로써는 정말 괜찮다.
새로 만드는 건 완성덱 성능을 훨씬 뛰어넘으면서 취향에도 잘 맞는 덱이 나올 수 있지만 이건 잘 짰을 때 얘기고.. 안되면 오히려 어중간해지기 때문에 노하우가 필요한 편. 가격도 완성덱보다는 꽤 부담이 된다. 막 500원 1000원하는거 완성덱 사면 수두룩하게 들어있는데 싱글질하면 일일이 다 돈이거든.
같이 입문할 사람이 있다면, 완성덱 쪽의 매리트가 확실히 더 있다는 점은 짚어보고 싶다. 각자 덱을 짜오면 파워밸런스가 잘 안 맞아 너무 쉽게 기우는데 완성덱은 지들끼리는 밸런스가 괜춘해서 투닥투닥하는 맛이 좋거든.
반대로 커맨더 고인물인 지인이 있다면 그 분의 도움이 들어간단 전제 하에 수작업 덱빌딩을 추천한다. 고인물이라면 솔링이나 마나 아티 같은 거 넘쳐날 테니 헐값에 넘겨주거나 퍼줄 수 있을거고, 어떻게 덱을 짜고 뭘 넣을지 뺄지 상세하게 알려주실 거임. 그렇게 안하면 고인물 아님.
08. 덱을 제가 만들어보려는데 어떻게 함? (上)
를 설명하기 전에 먼저, 커맨더계의 금붕어이자 바이블..은 아니고 참고 사이트 https://edhrec.com/ 를 정말 적극 활용하자. 사람들이 온라인에 올린 덱을 통계내어 주는 사이트. 어떤 카드가 장군이랑 시너지가 있고 많이 사용하는지를 분석하는 데 정말 많이 애용된다. 잘 모르겠으면 위쪽 Commanders 탭에서 본인이 원하는 색깔에 어떤 장군감이 있는지, 이 장군감엔 뭐를 잘 쓰이는지 정도를 체크하는 게 좋다. 커맨더는 골드피시 들어가기보단 저 사이트 활용하는 게 무적권 좋다.
덱빌딩하는 방법은 개인차가 있겠지만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라고 생각하면 얼추 맞음. 튜닝 프로세스는 덱빌딩 과정이랑 맥락은 흡사하니 읽어보면 좋다. 튜닝은 언젠가 말할 기회가 있겠지...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상하로 나눠서 설명함
1- 원하는 장군이나 컨셉, 색을 정한다.
2- 승리 플랜을 잡고, 승리수단을 넣는다. / 이번 글에선 여기까지 설명
3- 정한 컨셉에 잘 어울리는 카드를 넣는다.
4- 덱을 잘 굴러가게 할 유틸리티, 마나 펌핑, 드로우 카드들을 넣는다.
5- 2~4번 과정을 다시 훑어보며 밸런스를 잡는다.
6- 대지 넣고 마무리. 대지는 보통 37장이 평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즉 커맨더는 대충 다음 카드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됨. 덱에 따라 비율이 다를 뿐 다음 구성은 거의 다 챙겨야 함.
여기서 덱빌딩 성향에 따라 자신의 승리/시너지와 관계없이 남을 도와주거나 전장을 난장판으로 만들거나 하는 게 들어갈 수는 있다만, 그건 승리 외적 지향인지라 일단 배제할게.
저 5가지요소의 카드 장수가 같아야 한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고,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역할을 해 내는 카드도 있으니 일단 그냥 저런걸 신경써야되구나 정도로 보셈.
1- 원하는 장군이나 컨셉, 색을 정한다 : 이건 위에서 언급했으니 2번 설명할 때 섞어서 설명할게. 원하는 컨셉이 완성덱에 있다면 걍 그거 사서 튜닝하면 됨.
장군이 꼭 덱의 승리 수단이 될 필요는 없다. 승리수단을 쉽게 이끌어줄 중간 단계가 되거나, 승리수단을 펼칠 동안 남을 방해하는 역할로도 사용해도 된다는 걸 기억해 두면 좋다.
2- 승리 플랜을 잡고, 승리수단을 넣는다 : 우선 1번과 연계되는 승리 플랜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테르그리드를 장군감으로 정해놓고선 난 좀비 종족덱 시너지로 이길래! 하고 좀비만 잔뜩 넣는다면.... 안될 거야 없겠지만 뭔가 이상하잖아? 성능이 아니라 컨셉상으로도 그럴 거면 다른 장군을 쓰지..싶은 생각이 들면 좋지 않다. 결국 지 하고 싶은 걸 하는 포맷이긴 한데, '덱' '장군' '컨셉' 셋의 지향점은 같은 방향이어야 짜는 재미도 굴리는 보람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
또한 이건 일단 스탠다드 갬성으로 접근하면 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커맨더는 각자 생명점이 40점인데다 다인전이거든. 일반적인 포맷에서 20점만 선빵치면 모로 가든 이기는 것과 달리, 순수하게 생명점만 깎아서 이기려면 120점이라는 어마어마한 대미지가 필요하다. 콤보 없이 해당 대미지를 넣는 게 불가능은 아니겠지만 상당히 빡세다. 프리포올이니 나만 때리는 게 아니라 괜찮지 않냐고? 다들 패서 이기는 덱만 들고 오지 않는 이상 그렇게 흘러갈 리가 없는 게 커맨더판인걸. 마찬가지 맥락으로 커맨더에서 '번'은 효율이 상당히 떨어진다. 번으로 상대 누킹하기도 힘들 뿐더러 생물 견제도 후반부 가면 기존 벅차거든.
그래도 어떻게든 패서 이기겠다!라면 보통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한 장군으로 21점의 누적 전투피해를 맞으면 즉사한다는 룰을 이용해 장군딜을 우겨넣는 식이고, 다른 하나는 한 놈에 몰빵하거나 내 생물 전체에 공격력 버프를 주어 한방에 폭딜을 꽂아넣는 식이다.
(한놈펌핑 장군감의 대표주자 제나고스와 광역펌핑 국룰 분화구발굽. 분화구는 카드값이 비싸니 Overwhelming Stampede 같은 염가판도 매우 좋다.)
미드레인지는 커맨더에서 은근히 또 애매한 포지션이긴 한게, 우리가 일반적 포맷에서 생각하는 미드레인지인 3~5코 생물은 거진 커맨더에선 응애 나 애기 생물 취급이다. 게임을 후반전으로 끌고 가기 너무나 쉬워서 고발비 생물이 적극 채용되기 때문. 적당히 저런 생물로 패다보면 이기겠지? 라는 생각보단, 초중반에 이득을 취하고 후반부 플랜을 안정적으로 이끌 중간 다리로만 생각하는 게 좋다. 아니면 아예 초반을 마나펌핑만으로 쉽게 넘기고 남들보다 몇발 빨리 큰 코스트 플랜을 준비하는 것도 매우 잘 먹히는 방법임.
초반에 죽을 일이 없다시피하니 아예 후반부 큰 생물만 도모하는 덱도 좋다. 초반부 마나펌핑을 잘 하는 녹색이 커맨더 강세인 이유이다. 주문 무효화는 전천후기 때문에 이런 후반부 플랜을 엿먹이면서 나를 방해하는 놈들을 역으로 방해할 수 있는 청색도 강세다. 시믹은 여기서도 문제다.
(후반부 플랜이 압도적인 장군감, 크루픽스와 원더러)
컨트롤도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하면 되는데, 종종 스탠에서 보는 텅 빈 필드에 꿈투망꾼이나 토큰 몇마리만 남아 여러 대 팼더니 이기더라 같은 상황은 적게 나온다. 남이 할 일을 완벽히 틀어막고 팰 수 있는 카드면 모르겠지만 다인전인 특성상 그런 카드는 자칫하면 나 빼고 전부를 짜증나게 하여 다음게임부터 같이 안놀아줄 수도 있다...
따라서 한두 대 팼더니 이길 법한 엄청 큰 놈을 넣어두거나 무한콤보로 원큐에 골로 보내는 방식이 꼭 같이 들어가야 한다.
(개인적으로 호되게 당한 트라우마가 있는 컨트롤 장군감, 케스)
콤보는 다른 덱 성향과 조합해서 섞여들어가는 편이다. 커맨더 특성상 게임이 질질 늘어지기 비교적 쉽기에, 어떤 상황이든 한 번에 게임을 뒤집어 엎을 수 있는 수단이 필요는 하다는 게 대세임. 장군이 콤보 엔진으로 쓰인다면 이는 훨씬 쉬워진다. 카드풀도 훨씬 넓기에 2장으로 돌아가는 무콤이 기본이지만, 따로따로 꺼내면 애매한 카드일 수도 있고 하나만 먼저 꺼냈다가 견제맞고 짜질 수 있으니 숙련도가 필요하다. 유명한 무콤소스는 좀 비싸기도 하고.
(이 니브미젯은 아니더라도 커맨더 오래 했으면 다들 니브+호기심에 억하고 죽어본 적 있을걸?)
그리고 중요한 건, 승리수단을 한 장만 믿고 짜면 안된다는 것이다. 같은 카드를 한 장만 넣을 수 있기에 그 플랜 하나가 망가져버리면 승리가 물건너가버릴 수 있고, 애초에 원하는 카드를 손에 쥐는 것조차 힘겹다. 장군으로 패서 이길거야! 장군은 언제고 다시 나올 수 있잖아? 라는 덱조차 장군이 두세 번 죽기 시작하면 마나 감당이 안될걸? 메이저한 승리수단에 몰빵하려면 그만큼의 안정성과 운이 필요하다는 것. 모든 덱에 무콤을 무조건 넣자는 얘기가 아니라, 서브 플랜으로 쓸 카드를 넣어는 두자는 말. 감이 잘 안 잡힌다면, 서브 플랜일 테니 좀 발비가 커도 리턴이 크다면 쓸만할지 모른다.
예를 들면 흑색의 우박불. 무한마나면 그대로 게임을 이기게 해주겠지만, 후반부 생명점 다들 간당간당할 때 X를 좀 크게 쳐 주면 무한은 아니더라도 다들 좋아죽을 것이다. 주력으로 노리고 쓰긴 그렇더라도 서브플랜으로서의 가치는 생각해 볼 만 하다는 것. 옆의 두 카드도 다인전+후반부 도모라는 점에서 발동성공하면 대부분 승리할 정도로 큰 이득을 준다. 예시일 뿐 위 카드를 안 구해도 됨. 셋다 좀 구하기 애매한 가격이라ㅋㅋ다 킹맨더 수요 때문임
종합하자면, 덱 특성에 따라 '어떻게 이길지'를 정한다. 특정 카드가 될 수도, 콤보가 될 수도,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덱 컨셉/장군과 시너지가 날수록 좋다.
그래서 무슨 카드를 써야 이겨요? 커맨더 안해봐서 몰라요ㅠㅠ 라면....모든 덱에 모든 유용한 카드를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으니 덱을 짜보면서 느끼자. 다음 상황을 유념하면서 고르면 좋음.
- 다인전이다. 다들 생명점 빵빵하다. 패서 이길거면 어떻게 폭딜을 우겨넣을 것인가?
- 마찬가지로, 다인전이니 한 사람만 공략하는 효율이 떨어진다. 어떻게 여러 상대를 효율적으로 견제할 것인가?
- 마나부스팅을 빠르게 한다면. 어떤 큰 생물이 아프게 잘 패고 잘 버틸까?
- 남을 막고 컨트롤을 한다면. 막기만 하면 못 이기니 어떻게 남을 죽일까?
- 승리수단이 막히면 서브 플랜으론 뭐가 좋을까?
그래도 모르겠으면 edhrec 페이지에서 원하는 장군감에 쓰이는 소스들을 보고 아 이런 걸 넣는구나 라는 판단을 스스로 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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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03.03 10:18
첫댓글 강추!!
굳굳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