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짓는 법(2022.2.6.)
이론이 아닌 실제 시짓는 요령
강희근 지음
예지각(1991)
저자 강희근은 경남 산청에서 출생하여 진주고, 동국대학교 국문학과를 거쳐 동아대학교 대학
원에서 문학박사를 수위하였다.
196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하여 시단에 오른 그는, 1966년 제5회 공보부 신인예술상
1973년 제12회 경상남도 문화상을 수상하였다.
현재는 경상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 경상대학교 부설 경남문화연구소 소장, 배달
말학회 회장, 진주문인협회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시집 연기 및 일기, 풍경초, 풍경보, 사랑제와 시선집 산에가서, 그밖에 우리 시 짓
는 법, 우리 시문학 연구, 사랑제 이후 등 다수가 있다.
머리말
시를 짓는 법이 있을 수 있는 가 라는 물음에 선뜻 그렇다 라고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
법은 특정하게 세워질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아니라 짓는 이의 제가끔이 법이요 한 편 한 편에
서 따로이 세워지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이 책을 펴내는 까닭은 어떤 법이든 실제로
세워 본 그 법을 나름대로 보여 주고자 하는 데 있다. 필자로서는 실제로 세워 본 그 법이라
야 거기에 놓이는 걸림돌의 자리, 숨가삐 올라야 하는 고개, 모통이를 도는 데 드는 시간 등
을 보여 주고 알려 줄 수 있다고 믿는다.
광복 이후 시 창작에 관한 책자가 더러 나와 시를 짓고자 하는 이들에게 얼마간의 도움을 준
것으로 안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그 도움은 보다 이론 쪽에 가까운 것이지 실제
연필을 들고 시를 바로 지어 나가고자 하는 데 유용한 것이 아니었다. 말하자면 초심자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창작 경력이 상당한 이들이 이론적 지식을 갖추는 데 필요한 것이라 하겠
다.
이 책은 거두절미하고 시를 이제 지어 보려고 하는 이들을 위해 쓰여졌다. 시에 대한 이론이
나 지식 없이도 곧장 써나가려는 이들을 염두에 두고 될 수 있는 데까지 쉽게 편안한 마음으
로 임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그러므로 시에 대한 의욕만 있으면 누구나 연필을 잡고 시의
첫줄부터 차근차근 써내려 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초판과 재판은 문학예술사에서 내었고, 이제 몇 자리 바로잡고 보태어 새로이 예지각에서 내
게 된다. 선뜻 맡아 주신 김종원 사장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1989.10 가좌동 캠퍼스에서 강희근 씀
하나
말법에 맞는 줄글짓기부터
시를 바르게 맛보는 일부터
둘
연습의 기초단게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사물은 어떻게 드러내는가
무엇이든지 다 시로 말할 수 있는가
어떤 때에 시를 쓰기 시작하는가
셋
제목은 어떻게 붙이는가
첫줄은 어떻게 쓰는가
줄과 도막은 어떻게 내는가
내재율은 어떻게 만드는가
이미지는 어떻게 만들어 내는가
말하는 이는 어떻게 세우는가
문장 부호는 어떻게 붙이는가
마무리는 어떻게 하는가
넷
늘임시는 어떻게 쓰는가
엮음시는 어떻게 쓰는가
줄글시는 어떻게 쓰는가
다섯
시 쓰는 마음은 뜨거워야 한다
여섯
짓는 눈으로 시를 뚫어지게 읽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