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803 정국 뒤흔든 총선 전 대통령의 휴가… 文은 '조국 임명'
그해 여름, 대통령의 휴가는 특별했다. 국정에 복귀한 직후 정국을 흔드는 승부수를 던지거나, 깜짝 인사 카드로 국정 쇄신을 꾀했다. 대통령은 최측근을 불러 큼직한 국정 이슈를 논의했고, 전문가의 보고서가 그의 책상에 올라갔다. ‘여름 휴가→국정 쇄신→광복절 경축사’라는 흐름으로 대통령이 이듬해 총선까지 정국을 이끌어가는 주도면밀한 계획이 논의됐다. 모두 총선 전 해, 역대 대통령의 여름 휴가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8월 2일부터 8월 8일까지 6박 7일간 여름 휴가를 떠난다. 거제 저도의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를 찾을 예정이다. 내년 총선 승리가 절실한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휴가는 ‘쉼’에만 머무르진 않을 전망이다. 대통령실 내에선 휴가 뒤 최소 2개 부처 이상의 장관을 교체하는 ‘2+α’ 개각 방안이 거론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인사검증 등 필요한 준비 작업은 마친 상태”라고 했다. 역대 대통령은 총선을 앞둔 여름 휴가를 보낸 뒤 어떤 승부수를 던졌을까.
문재인 전 대통령은 21대 총선 전 해인 2019년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여름 휴가를 직전에 취소했다. 그렇다고 정국 구상까지 멈췄던 건 아니다. 주로 관저에 머물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그해 8월 초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는 깜짝 카드를 꺼냈다. 총선을 앞두고 ‘검찰 개혁’이란 깃발 아래 지지층을 재결집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의 승부수는 지금의 윤석열 대통령을 만든 ‘조국 사태’의 단초가 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그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아무도 흔들지 못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일본과도 각을 세웠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5년 여름 휴가를 보낸 직후 국무회의에서 노동 개혁과 문화 융성을 앞세우며 국정 드라이브를 걸었다. ‘메르스 사태’의 책임을 물어 보건복지부 장관과 고용복지수석을 전격 교체했다. 노동개혁 드라이브는 그해 9월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또 일반해고 요건을 명확히 하는 노사정 대타협문을 도출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총선을 한 해 앞둔 2003년과 2007년 두 번의 여름 휴가를 보냈다. 2003년 여름 휴가 뒤 새천년민주당 탈당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민주당의 쇄신을 요구하던 개혁파가 창당한 열린우리당 지지를 선언했다. 그 뒤 ‘정치적 중립성 위반’ 논란으로 탄핵의 위기를 겪었다. 2007년엔 여름 휴가 뒤엔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정상회담 직후 지지율이 급상승했지만, 레임덕에 빠진 상황에서 큰 정치적 변수가 되진 못했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대선 및 총선과 맞물린 2011년 여름 휴가 뒤 여러 정치적 변화들과 마주했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논란으로 사퇴했고, 그 뒤 ‘안철수 열풍’이 불어닥쳤다. 임기 말기였던 MB는 주연의 자리를 차기 주자들에게 내줘야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선거를 앞둔 해엔 정치적 이해관계가 복잡해지면서 대통령도 예상치 못 한 변화가 닥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던진 승부수의 성패와 이듬해 총선 결과가 항상 일치했던 것은 아니다. ‘조국 사태’ 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선 예상을 깨고 180석 가까이를 차지하는 대승을 거뒀다. 당시 야당인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공천 파동과 막말 논란 때문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노동개혁의 성과에도 여당 내 공천 파동과 당내 분열로 1당을 넘겨줬다. 2004년 총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탄핵의 위기를 겪었지만, 열린우리당이 탄핵 역풍에 올라타며 과반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여름 휴가 뒤 예상을 뛰어넘는 인적 쇄신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금과 같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중반에 머무는 상황에선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당의 한 초선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에만 기댈 순 없다”며 “인사 혁신에 가까운 쇄신책이 나와야 총선에서 승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여름 휴가 이후에는 바로 추석 민심이 형성되는 시기”라며 “윤석열 대통령에겐 의외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김은경 “尹 밑에서 임기 마친 게 치욕… 노인 폄하는 죄송”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8월 1일 자신의 ‘노인 폄하’ 발언 논란에 대해 “(애초 발언의) 앞뒤를 자르고 맥락 연결을 이상하게 해서 노인 폄하인 것처럼 말씀을 하는데 그럴 의사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김은경 위원장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할 때 ‘대통령’ 직함은 아예 쓰지 않은 채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김은경 위원장은 이날 오후 인천 남동구 인천시당 사무실에서 열린 ‘인천시민과의 대화’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전혀 노인 폄하 의사가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며 이같이 답했다.
김은경 위원장은 지난달 7월 30일 2030 청년 좌담회에서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청년들과) 똑같이 1대1 표결을 하냐”는 발언으로 노인 비하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은경 위원장은 “제가 곧 60세다. 저도 노인 반열에 들어가는데 무슨 노인을 폄하하겠나”라며 “앞뒤 자르고 맥락을 이상하게 하니 노인 폄하인 것처럼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해의 여지가 있었을 것 같은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노여움을 풀었으면 좋겠다”며 “혹시 마음 상한 분들이 있다고 하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김은경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할 때 ‘대통령’ 직함을 쓰지 않고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혁신위원장을 맡은 이유에 대해 “분노가 치밀어서 이 일을 시작했다”며 “윤석열 밑에서 통치 받는 게 창피했다. 저는 문재인 대통령 때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임명 받았는데 윤석열 밑에서 임기를 마친 게 엄청 치욕스러웠다”고 했다.
한국외대 교수인 김은경 위원장은 2020년 3월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임명됐다가 임기 3년을 채운 뒤인 지난 3월 부원장직에서 퇴임했다. 또 “최근 학계에 무슨 일이 있냐면 윤석열이 전문가들을 다 당기고 있다. 다 갖다 꽂아 넣는 것이다. 학회를 통째로 해서”라며 “그러다 보니 자기 정치 성향과 상관없이 안 끼어들어 가는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은경 위원장은 “사실 연구소를 갖고 있는데, 이 일(더불어민주당혁신위원장) 하는 거 때문에 엄청 손해를 보고 있다. 프로젝트가 안 들어온다”며 “생계를 버리고 온 거로 보시면 된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들이 이런저런 속사정이 있지만 엄청나게 충심을 다해서 일하고 있으니 그 진정성은 믿어주시라”고 덧붙였다.
장군은 별모양, 대령은 왕관 냅킨… 1군단 복지회관 갑질
장군들은 별모양 냅킨, 전용 불판을 쓰고 하급자들보다 많은 가지수의 반찬을 먹고, 필요하면 와인 또는 막거리를 마시거나 메뉴에 없는 음식을 병사들에게 시키는 등 특혜를 누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8월 1일 최근 복지회관 갑질 논란을 빚은 육군 9사단(백마부대)의 상급부대인 1군단(광개토부대)에서도 비슷한, 오히려 더한 갑질이 있었다며 사례를 공개했다.
1군단의 광개토제일회관에선 계급에 따라 냅킨 모양에서부터 상차림까지 다르게 하는 등 특혜, 차별 대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장성들에게 △새 사기그릇 △빨간 별모양 냅킨 △장성급 불판을 따로 세팅해 줬다. 대령, 원사급에겐 △기존에 쓰던 오래된 사기그릇 △빨간 왕관모양 냅킨 △일반 불판이 제공됐다. 이와 달리 복지회관을 찾는 면회객 등 일반 손님에게 사기그릇, 냅킨 등은 지급되지 않았다.
또 반찬 가지수도 △장성과 대령은 8가지 △원사는 4가지로 차이가 있었다. 군인권센터는 "군단장 등 고위 간부들이 식사할 때에는 제철과일, 경단, 차 등 일반 손님들에게는 나가지 않는 후식도 반드시 제공해야 했으며 회관에서 팔지 않는 막걸리, 와인 등의 주류도 지휘관의 요구에 언제든 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 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위 간부들은 자신의 손님을 초대한 뒤 메뉴판에 없는 복어지리탕, 꽃게탕, 낙지탕탕이, 전복샐러드, 장어 등을 회관병들에게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군인권센터는 "회관 근무자들은 특별 메뉴나 회관에 없는 주류 등을 주문받을 경우 외부에 가서 재료를 따로 공수하여 대접해야 했다"며 "고위간부들은 병사들이 조리를 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들지 않아 바깥 식당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대접까지 받으면서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 등 회관을 사적으로 이용한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광개토회관도 9사단 백마회관과 마찬가지로 관리관(부사관)이 회관병이 쉬는 시간에 주방에서 졸고 있다고 뺨을 때리는가 하면, 골프채로 위협하고 다음 날 근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식 때 맥주잔에 소주를 가득 채운 후 강권하면서 '안 마시면 휴가를 자르겠다'고 협박까지 했다"고 관리관 갑질도 고발했다.
군인권센터는 "9사단 백마회관 갑질 폭로 이후 육군본부가 복지회관 전수조사에 나서자 광개토제일회관 관리관은 군단 인사처장과 육군본부 감찰 인력이 도착하기 1시간 전에 회관병들을 집합시켜 '우리는 걸릴 것이 없고, 이번 사건에 연루될 만한 것은 없다'는 식으로 입막음을 시켰다"고 강조했다. 이에 군인권센터는 "복지회관 전수조사을 육군에 맡겨 둘 일이 아니라 국방부가 나설 것, 전군의 복지회관 운영 중단, 현역 및 전역자를 포함하여 회관에서 발생한 부조리를 일제히 전수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9사단, 1군단 등에서 나타난 갑질과 특혜에 대해 즉각적 인사조치를 실시, 일벌백계할 것"을 주문했다.사단장을 포함한 지휘부가 메뉴에도 없는 '16첩 반상'을 요구하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육군 9사단 백마회관의 관리 간부가 병사들을 폭행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기자회견장에서 회견을 열고 9사단 백마회관 관리관(상사)이 갑질을 일삼고 폭행과 성희롱 등으로 회관병을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백마회관은 김진철 전임 9사단장 재임 시절부터 사단 지휘부가 사단 복지회관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시설이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해당 시설의 관리관 A 상사가 회관을 관리하는 10여명의 관리병(현역병 8명, 상근 예비역 2명)을 상대로 폭행과 갑질, 성희롱 등을 일삼으며 지속적으로 괴롭혔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인권센터에 따르면 백마회관 관리책임자 A 상사는 2022년 12월부터 식당의 예약과 이용현황, 병력 보고(근무자, 휴가자 등) 등 관리관 기본 업무를 회관병에게 떠넘겼다. 그는 또 회관병들이 과로를 호소하자 '사람이 없으면 네가 일을 더 하면 된다'며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저버리면 형사처벌 받으면 된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제기된 사단 지휘부 갑질에 A 상사가 가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군 인권센터 관계자는 "A 상사가 근무 시간에 자신이 관리하는 복지회관의 VIP실인 김종오실에 가족과 지인을 불러 고기를 구워 먹고 자신의 아들 생일에 수제 티라미수를 만들어 오라고 시켰다"고 말했다. 티라미수는 해당 회관에서 제공하는 메뉴가 아님에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전임 사단장의 ROTC 동문 모임에 제공됐다는 의혹이 나와 논란이 됐다.
A 상사가 회관병을 폭행하고 성희롱까지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군 인권센터 관계자는 "회관병들과 같이 식사를 하던 중 메뉴로 나온 고추를 집어 들며 여러 병사 앞에서 한 병사를 성희롱하고 운동 중인 병사의 옆구리를 때리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전임 사단장은 현재 육군 본부 군수참모고 9사단 감찰 참모는 사단장의 부하"라며 "육군 본부 감찰실장은 육본 수뇌부 회의에서 군수 참모 등과 한솥밥을 먹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육군본부에서 감찰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감찰실장이 소장인데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부 차원에서 복지시설 운영 전반을 살펴보고 운영방식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날 오전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육군 관계자는 "육군본부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실태확인팀을 편성해 오늘부터 각급 부대에서 운영하는 모든 복지회관에 대해 회관관리병 등 운영인력의 애로 및 건의사항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언론에 보도된 부대의 경우, 육본 감찰인력으로 구성된 점검관들이 해부대의 전반적인 복지회관 실태를 확인하고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부분이 있는지 집중 점검할 것"이라며 "또한 오늘 추가로 제기된 사항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 후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점검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확인해 육군 내 모든 복지회관이 장병 사기와 복지향상이라는 취지에 부합하게 운영되도록 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부 차원에서도 상황을 엄정하게 인식하고 육해공군에 대한 실태를 확인한 후에 필요한 후속 조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8월 아침의 원주 용화산 풍경길......!!!!!!!!
05:45 연일 35도 안팎의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8월 아침.......
칠엽수
달맞이꽃
산수국
겹삼잎국화
금계국
***** THANK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