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그 맛이 입안에 감돈다. 지금이야 TV와 인터넷을 활용하기도 하고, 직접 요리강사에게 배워 갖은 양념을 넣어보기도 하지만 그때 그 맛은 나지 않는다. 아무리 김치 냉장고가 좋다지만 땅속에 묻혀 자연 숙성된 그 맛에 어찌 비할까?
인생은 배우면서 사는 건가 보다. 누구라도 무슨 일을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름대로 경험을 쌓아야 조금씩 발전해갈 수 있지 않을까? 가진 것이 없던 내가 남의 돈을 좀 벌겠다고 나섰다가 돈 벌기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 것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뭐든 자기가 겪어보고 당해봐야 안다는 말이 새삼 떠오르며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하찮아 보이는 ‘작은 씨앗 하나에도 많은 것을 품고 있듯’ 나도 이곳에서 3년남짓 지내면서 고통을 참는 것과 삶의 지혜를 배웠다. 이는 분명 내 삶의 소중한 자양분이 되어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을 거라 믿으며 큰 동네로 이사를 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못 잊는 그 작은마을은 언제부터인가 아파트에 자리를 내어주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곳에 살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적 거리를 두라는 요즈음 온 가족과 이웃이 한데 모여 정을 나누며 살던 그때 그 시절이 한없이 그립다.
(2020.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