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A380 한반도 일주비행
2시간 만에 대한민국 일주라~ 그 하나만이라도 큰 매력이고 본전을 뽑니다.
왜냐하면 난 20여 년 동안 난 이 조그만 땅 덩어리의 아름다움을 찾아 무수히 싸돌아다녔고 그걸 하늘에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종의 여행작가 성적표를 받아 보는 기분이랄까.
우리 국토를 향해 쏟았던 열정을 딱 2시간 만에 느끼다보니 만감이 교차되고 솔직히 허탈감마저 들기도 했다. 조그만 섬에 이틀 넘게 갇힌 적도 있었고 개한테 두 번이나 물렸던 곳도 바로 이 한반도 땅이다. 내 직장이 참 크기도 해~~
인천을 출발해 서울 한강(롯데타워는 땅에서나 하늘에서나 아니 볼 수 없음) 지나 20여분이면 강원도 강릉 경포호수가 보이고 기수를 돌려 백두대간을 따라 남하한다. 날씨만 받쳐준다면 울릉도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특별기이기에 고도를 평소 1만 미터에서 3천 미터로 낮춰 저공비행하기에 내가 발로 뛰었던 그 장소가 확연히 드러난다. 지상에서 가장 큰 비행기가 가장 낮게 비행한다고 생각해보라.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탈만한 가치가 있다. 심지어 배 모양의 정동진의 썬크루즈 호텔이나 백록담 분화구까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동진하다가 강릉에서 남쪽으로 기수를 돌려 백두대간 위를 날아가는데 정동진, 울진, 영덕 등 동해안 해안선을 그리며 비행하는데 하늘에서 내려다본 동해의 파란 물은 남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포항의 호미곶, 반대편은 포스코의 웅장함이 내려다보이고 이내 울산 태화강과 현대차, 현대중공업, 연기를 내품고 있는 울주의 공단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부산에 들어서면 황령산 위쪽으로 비행하게 되는데 해운대와 마린시티, 광안대교, 영도, 태종대를 거쳐간다. 이때 대마도를 놓치지 말라. 아무래도 여기 우리땅 같은데..ㅋㅋㅋ
거제도 장승포, 한려수도를 지나 소매물도를 만나고 제주쪽으로 기수를 돌린다. 바다 위를 지날 때 잠시 한반도의 벅찬 감동을 억제하며 숨고르기를 한다.
20여분 쯤 지나 제주 우도가 나타나자 심장은 뛴다. 성산일출봉 그리고 섭지코지가 보이니 다시 긴장 모드. 제주 중산간 지역의 오름지대를 지나 한라산 백록담이 발아래 조망되면서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를 찍게 된다.
범섬, 문섬, 섶섬 등 서귀포 해안을 지나 비행기는 다시 크게 선회하면서 북쪽으로 기수를 돌린다. 오른쪽 좌석에 앉은 분들을 위해 다시 백록담 옆으로 비행한다. 이때 가파도와 마라도와 살짝 보인다.
남쪽으로 추자도를 지나 보길도, 해남의 땅끝을 지나면 영산강과 목포 일대가 조망되며 광주 상공을 날며 먼발치에서 신안의 천개의 섬그리고 , 무안, 영광 등 리아시스 해안 그리고 고창 선운산을지나 변산반도 그리고 새만금방조제. 군산, 서천을 찍고 보령의 오서산 상공에서 천수만과 안면도를 감상하게 된다.
손가락 모양의 태안반도, 당진을 지나 영흥도 상공 그리고 장봉도, 시도를 내려다보면서 인천공항으로 회귀한다.
한반도 남한의 해안을 저공비행하면서 둘러보는 자체만으로도 본전을 뽑고도 남는다. 내가 그동안 발로 뛴 이 조그만 땅덩어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아직도 밟지 못한 우리 국토가 나에게 애타게 손짓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오랜만에 먹고 싶었던 기내식도 5분 만에 끝낼 정도로 우리 국토가 마구 날 유혹하고 있었다.
그동안 내가 못타 본 것이 2가지 였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랑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기인 A380. 10월, 이번달에 2개 교통수단을 다 체험했으니 남다른 의미가 있겠다.. 유가폭등에, 코로나 등 악재에 A380은 생산이 중단되었고 연료 효율 때문에 앞으로 콩코드 비행기처럼 없어질 공산이 크다. 2층 계단까지 있는 이 거대한 비행기는 한번 쯤은 타볼 만하다. 이코노미 좌석이지만 무릎공간이 넓고 220볼트 콘센트가 있는 것이 특징. 모니터를 통해 기수 쪽 실시간 화면이 보이는 것도 재미있다.
11월 1일로 이 항공 상품은 종료되었는데 앞으로 보완해 다시 등장할 것 같다. 국내선이지만 제주공항처럼 면세점 이용을 허용한다면 또다른 매력이겠다. 면세점도 살려야지~
팁을 드리겠다.
첫째. 이런 상품이 나오면 이것저것 재지 말고 무조건 예약하라. 이번에도 아시아나 홈페이지에 20분 만에 매진. 그래서 난 여행사 상품 이용했다. 마이리얼트립. 이것도 아시아나상품보다 저렴. 실시간 홍콩 여행가이드 투어도 무료다. 은근히 알차다.
저가항공상품도 있지만 되도록 A380 상품을 이용하라. 한반도 전체를 아우르는 멋진 상품이다. 코스가 좋다. 다른 상품은 예천- 포항-제주를 거처 서울로 오는 코스. 제주가 빠진 것도 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코스가 아쉽다.
둘째, 대한민국 지도를 꼭 챙겨라. 기장이 가끔 현 위치를 방송해주는데 그걸 기준으로 지도를 짚어보면 현 위치를 짚서 서서히 알게 될 것이다.
셋째, 무조건 A석 창가. 앞쪽이나 끝 쪽에 예약하라. 그래야 날개를 피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아시아나 항공으로 예약하면 본인이 바로 좌석지정을 할 수 있다. 여행사(하나투어, 마이리얼트립)에 예약하면 본인이 좌석 지정을 할 수 없고 강제로 좌석지정된다.. 비행기 타는 것에 만족한다면 할 수 없지만~ 창가 좌석이 아니면 그냥 취소해라. 중간에 앉으면 할 일이 없다.
넷째, 워낙 비행기가 커, 날개 역시 커서 날개 쪽에 배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때는 체크인할 때 좌석 교체를 부탁해라. 나처럼 미남계를 쓰면 가능 ^^ 2층 맨 뒤쪽 3열은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면 누울 공간이기에 비워둔다. 비행기가 이륙해 안전벨트 풀리는 싸인이 보이면 잽싸게 이곳을 선점하라
다섯째, 평소 비싸 비즈니스석 이용하기 힘든데. 이럴 때 체험해보라. 도착 후 승객이 빠져 나가고 한번 앉아봤네~~에고 불쌍해라. 단물 빠진 껌을 씹은 기분
하강할 때 기장의 마지막 방송이 가슴을 적신다. 울컥
“저희 아시아나 항공 일동은 머지 않는 날에 코로나19가 종식되기를
그리고 우리를 떠났던 여행도 일상도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기를
그리고 그날의 손님 여러분을 이 비행기에 다시 모시고 함께 여행할 수 있도록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11년 근무한 승무원. 예전에 이 A380에 500명이 탑승했을땐 솔직히 넘 승객이 많아 힘겨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가 가장 소중한 시간있었음을 이 코로나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한달에 15일밖에 일을 못한다고 하네요. ㅠㅠ
비행기가 심하게 고프고
기내식이 애타게 그립다면
이 비행기 트랩에 올라라~
우리 국토가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 확인시켜줄 것이다.
첫댓글 배꼽사진이 다 뜨면
집에서 대한민국 항공여행.
아는 곳이 보이니 너무 반가워요.
감사합니다.
언제 또 모객하려나?
글 읽는 동안 가슴 찡해집니다.
맘껏 여행할 수 있는 그날이 어서오기를 ..
울대장님의 여행방식은 날로 진화하네요. 그나저나 모놀은 언제 모여 놀수 있을까요?
그런 비행기가 있는줄도 처음 알았네요
가 본곳이 많아 대장님은 남 달랐겠어요
나도 꼭 타 볼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대장님은 그동안 많이도 다니셨는데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곳곳마다
느끼셨을 감동이 전해지는것 같아요
코로나로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뚤리셨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