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풍물패를 결성하여 각종 행사에 가끔씩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이버대학에서 타악을 전공했다고는 하나 장구 꽹가리는 손놓은지 오래입니다. 저는 풍물패에서 태평소를 불고 있습니다.
풍물패를 처음 결성할 때 팀의 이름을 작명하게 되었는데 두 가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었습니다.
1안) 풍물패 '노을" = 단원들 모두 나이 지긋한 때에 만났으니 '저녁 노을 처럼 인생의 막바지를 아름답게 보내자' 뭐 그런 의미였던 것 같습니다.
2 ) 풍물굿패 '놀자' = 제일 연장자 김영탁 님의 제안이었습니다. 70넘어 살다보니 즐겁게 '놀다가' 죽는게 가장 좋겠더라는 말씀
저는 가만히 막걸리잔을 기울이다가 " 두 가지 의견을 하나로 만들 묘안이 있습니다."
하고는
풍물굿패 '놀'로 제안하였습니다.
'놀'은 노을의 줄임말이기도 하며 '놀자'의 어근이기도 합니다. 라고 설명하였더니
참석한 회원들은 탄식하며 단번에 저의 의견에 동의하여 주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평생 풍물굿을 하거나 새로 배운 ...하여튼 나이 지긋한 단원이 모인
풍물굿패 '놀'
위 사진이 '풍물패 놀' 분들입니다. 제 옆 스님은 보통 풍물굿 놀이판의 잡색에 등장하는 '동자승'이 아닙니다. 잡색이 아니고 진짜 스님이십니다.
아랫줄 눈감고 좌선에 잠긴 분은 한 때 풍물판을 주름잡던 '서울풍물단' 단원 김광수 명인입니다. 영광스럽게도 우리 풍물패의 지도고문을 맡아 봉사하고 계십니다.
오늘은 반월 호수 근처에서 주변 상가를 돌며 축원 덕담을 하는 '지신밟기'를 하였습니다. 지신밟기는 해마다 '설'이나 대보름에 마을 굿패들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풍물을 치고 덕담하는 놀이입니다, 풍물패를 맞는 주민들은 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거나 금전을 제공하기도 하며 모금된 돈은 마을의 기금으로 쓰기도 합니다. 반월 호수 주변의 상가를 대상으로 한바퀴 돌며 축원덕담을 하였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 풍물패 답게 요란 뻐쩍지끈하게 놀았습니다. 장엄한 뒤풀이가 이어졌으나 한꼭지만 소개합니다.
김광수 명인이 부르는 창부타령은 전문 소리꾼 못지 않은 놀라운 솜씨의 노래였습니다. 외려 푸근하고 큰 기교 없는 소리가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네요.
첫댓글 은둔고수가 계셨군요. 제 주변에는 왜 저런 분이 없는지 참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