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갖고 있는 작은 까페 정모 겸 부천 환타스틱 영화제 구경도 해볼 겸
부천으로 갔습니다.
19일 아침 9시에 부천에 도착해서 1시간 동안 피시방에서
공동관람할 영화를 정하고 10시 쯤 부천에 거주하시는 회원 분과 함께
부천 복사골 문화센터에서 가서 '부활의 날'을 예매했습니다.
상영시간은 오후 5시.
송내역과 복사골 문화센터 사이에 둘리 거리가 있더군요.
거리 곳곳에 둘리와 그의 동료들이 서 있었습니다. 그래서 둘리를
배경으로 사진 한장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아침 겸 점심식사를 한 후
팥빙수를 먹었는데, 팥빙수 전문점을 찾지 못해서 모 패스트 푸드 점의
팥빙수를 먹게 되었습니다. 영 시원치 않더군요.
역시 팥빙수는 팥빙수 전문점이라는 결론을 내고 나서 1시쯤
회원 분의 집에 가서 4시 10분까지 잠시 오침을 취했습니다.
18일 저녁 9시 부터 19일 아침 7시까지 야간 파트 타임 아르바이트를
한 탓에 자야만 했습니다.
4시 10분에 일어나서 부랴 부랴 씻고 다시 복사골 문화센터에
5시 10분에 간신히 도착했습니다. 다행히 글자 지나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영화는 거의 놓치지 않았습니다.
영화는 배틀 로얄을 만든 일본 감독 후카사쿠 킨지가 1979년도에
만든 '부활의 날virus'라는 제목의 영화인데 자세한 영화 이야기는
밑에서 하겠습니다.
영화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부천에 거주하시는 회원 분 께서는
'진작에 영화를 많이 볼 것을...' 하시며 아쉬워 하셨습니다.
영화는 7시 30분 쯤에 끝났습니다.
영화보는 것에 재미가 붙어서 '여고괴담3 : 여우계단'까지 보려고
했지만 표가 매진되는 관계로 부천 시청 앞에서하는 콘서트를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영화제 측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부천 시청
으로 가서 떡볶이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맥주 한 캔 씩 사들고
부천 시청에 갔습니다.
'모닝'이라는 여자 넷으로 이루어진 그룹과 사회자 김경식씨가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콘서트 장을 배경으로 사진 한 컷 씩
찍었습니다.
출연자는 '모닝' 이후에 '악동클럽', '테이크', '한경일'이 나왔습니다.
다들 그냥 이름만 알고 있던, 즉 저와 회원님의 관심을 크게 끄는
가수들은 아니었습니다. 맥주를 마시면서 멀티비젼에 비춰지는 가수들의
모습과 실제 제 눈에 보이는 가수들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인간의 눈으로
인지하는 사물의 자연색과 기계를 통해서 인지되는 사물의 색을 비교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9시 쯤에 저는 집이 상당히 먼 관계로 지하철 역으로 향해야 했습니다.
지하철 역에 도착하니 9시 30분 정도. 집에는 11시 30분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정모 기간 내내 회원 분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달리 대화를
할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ㅠ^;;;) 주제도 돈키호테 부터 카프카와
같은 문학에서 노동문제와 주류 언론들의 문제점과 한국의 지역문제
부터 이종격투기까지 실로 광범위한 주제들 사이에서 각각의 주제들
간의 연관관계를 모색해 보았습니다. 결론은 각각의 주제들은 '별로
연관관계가 없다'로 마무리 지어졌습니다.
어쨌든 어제 하루 옹골지게 아주 잘 놀았습니다. 역시 부천은 만화의
도시더군요~ ^^
밑으로 같이 본 영화 '부활의 날'에 대한 제 감상문이 이어집니다.
영화 부활의 날 감상문입니다.
바이러스 때문에 인류가 멸망한다는 영화는 1979년에도 이미
존재했었군요.
하긴 찰턴 헤스턴 주연의 '오메가 맨'도 바이러스 때문에 인류는
흡혈귀로 변하고, 찰턴 헤스턴 혼자 살아남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에볼라 바이러스를 다룬 영화들도 있었고,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로 꼽는 '열 두마리 원숭이'도 그렇고... 이번에 대니 보일이
만든 신작 '28일 후'역시 바이러스에 감연된 인류가 좀비로 변한다는
내용인데 이 영화 상당히 보고 싶군요.
어쨌든 이 영화 '부활의 날VIRUS'역시 그런 맥락에 있는 영화입니다.
미국이 만든 세균무기가 마땅한 백신 없이 외부로 유출되어 인류가
백신 때문에 전멸하고 바이러스가 활동할 수 없는 기온을 유지하고
있는 남극 기지의 연구원들만 살아남는다는 내용입니다.
후에 바이러스들이 전멸하게 되는 사건이 우연하게 발생하여 인류가
남극에서 벗어나 다시 부활하게 된다는 결말을 갖고 있습니다.
1979년에 만들어진 영화여서 냉전과 핵전쟁에 대한 공포(뭐 여전하긴
하지만-_-;;;)가 많이 강조가 되어있습니다.
결국 인간들의 힘에 대한 추구가 인류의 전멸을 불러올 것이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데요.
그 와중에서도 변함 없는 것이 한가지가 돋보였습니다.
세균무기를 만든 국가가 미국인데도 불구하고 미국의 강경세력은
바이러스의 유출이 소련의 음모라면서 ARS(자동 핵무기 발사 시스템)을
가동할 것을 주장합니다. 소련의 지도자 역시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하는 판국에도 그런 주장을 되풀이 하다가 결국 죽기 직전에
시스템을 가동하고 죽게 됩니다.
미국은 그 때나 지금이나... _-_;;;;
그 시스템은 인류가 남극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멸한 후에도 가동상태여서
결국 백악관에 지진이 나자 미국의 ARS는 그 지진을 핵공격으로 오인하고
소련에 핵미사일을 발사하게 되고 소련의 ARS역시 그 보복으로 미국을
비롯한 남극의 기지에 까지 미사일을 날리게 됩니다.
결국 남극기지에 살아남았던 대다수의 사람들 역시 핵미사일의 공격으로
죽게되고 배를 타고 대피했던 소규모의 사람들만 살아남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바이러스는 핵무기들의 방사능에 의해 그 힘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다시 인류가 부활하게 된다는 내용인데요.
1979년에 일본에서 만들어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대사는
영어입니다. 일본어는 영화의 15%정도? 배우들 역시 쟁쟁한 배우들이
많이 나옵니다. 대표적으로 예전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으로
나왔던 '올리비아 핫세'가 여자 주인공으로 나오더군요.
그 밖에도 미국의 유명한 배우들이 많이 등장한다고 하는데 낮이 익긴
하지만 뭐 이름까지는 잘 모르겠더군요.
79년도 영화라서 예전 영화 특유의 표현 방법들이나 좀 과격한 우연의
일치들이 간간히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관객들의 평가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러닝타임이 길기는 했지만
(156분) 저 역시 길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역시 후에 배틀 로얄을 만들게 된 감독답게 어느 정도의 내공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후에 영화제 프로그램들을 읽어보니 정말 재밌어 보이는 영화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참 아쉬웠습니다.
내년에는 한번 제대로 참석해볼 생각이긴 하지만.. 과연 가능할까요?
카페 게시글
반항 - 자유게시판
19일 부천 환타스틱 영화제 마지막날 관람기.
cry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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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6
03.07.20 20:4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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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무 좋은 시간을 보내셨군요 ^^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