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일본 정치경제 (4) - 중의원? 참의원? 비틀림 국회?
안녕하세요, 고베대 정치학 박사과정에 있는 도시의기사입니다.
지난 주까지 발표니 뭐니 바빴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업데이트를 하네요.
이번 주제는 지금까지의 "경제" 중심에서 약간 "정치" 중심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일본은 영국과 같은 의원내각제(議院内閣制)인 국가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대통령제이기 때문에, 대통령을 국민들이 직선적으로 뽑습니다.
하지만 의원내각제인 경우에는 "정당에 투표를 하고 그 정당의 대표가 총리가 되는 구조"입니다.
그것도 "중의원(슈우기인 衆議院)"에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한 정당이 여당(与党)이 되고, 이 여당의 대표가 총리가 되는 구조입니다.
그럼 중의원은 뭐냐구요?
그리고 자주 나오는 참의원(산기인 参議院)은 뭐구요?
미국 뉴스에서 가끔 "하원"이라는 것과 "상원"이라는 것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이 형태는 아주 오래전에는 공화정 로마시대에 만들어졌습니다.
공화정 로마시대에는 원로원과 시민회가 있어서 각 각 의원이 있었죠.
현대의 모습은 영국에서 나온 것인데, 기본적으로 로마시대부터 이어져온 형태 그대로 가져와서, "상원"은 귀족들이나 각 계의 대표들이 의원이 되어 모이는 곳이 되었고, "하원"은 국민들의 대표가 모이는 곳이 되었습니다. 상원도 하원도 법안 결정권(과반 수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이 있는데, 이런 형태를 양원제(両院制)라고 합니다.
일본의 경우 중의원이 "하원"에 해당하고 참의원이 "상원"에 해당합니다.
참의원의 경우 옛날에는 그 당시까지 남아 있던 각 번(藩)의 영주들이나 귀족들(일본의 경우 화족華族이라고 합니다)만이 의원이 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물론 그렇지 않으며, 각 계의 대표들이 모여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보면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 혹은 가끔 TV에 나오던 언론인 등이 참의원 국회의원이 되기도 합니다.
한편 중의원은 정통적인 정치인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래서 세습 정치인이나 정당 활동을 오래한 사람들이 여기에 모입니다. 여러분들이 TV에서 볼 수 있는 유명한 정치인들은 대부분 중의원 국회의원이죠.
일본 헌법은 "중의원의 우월"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 "우월"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납니다.
총리를 뽑는 것도 하나의 예시죠. 가령 참의원에서 "우린 자민당 대표인 다니가키를 총리를 뽑겠어!"라고 결정을 내린다고 합시다. 참의원도 하나의 원이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죠. 하지만 중의원이 "아냐, 우린 노다를 총리로 할거야!"라고 하면 중의원이 우월하기 때문에 노다가 총리가 됩니다(실제로 2011년 노다가 총리가 되었을 때 이렇게 되었습니다).
반대로 총리를 해임시킬 수 있는 것도 중의원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한편 총리는 국회의 해산권을 가지죠. 고이즈미가 우편문제로 자민당 내부에서도 반발을 하니까 바로 중의원을 해산하고 선거를 치뤘죠(결국 고이즈미의 압승).
법안도 마찬가지 입니다. 원래 어떤 법안이 국회에 제출이 되면, 우선 중의원이 심의를 합니다. 중의원에서 심의를 거쳐서 통과가 되면, 참의원으로 갑니다. 마찬가지로 참의원에서 결정되면 법안으로 결정이 됩니다만, 만약 중의원에서 부결이 되면 그냥 끝이 나는겁니다.
여기서 문제가 한 가지 발생합니다.
만약 중의원은 민주당이 많고, 참의원은 자민당이 많으면 어떻게 되는거야?
사실 현재 일본의 상황이 이렇습니다. 현재 중의원은 민주당이 과반수를 차지하지만, 참의원은 민주당이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가 2007년 이후 일본을 괴롭히는 가장 큰 문제로 자리잡고 있죠.
TV에서 어~~~쩌다 한 번씩 "비틀림 국회(네지레 콧카이 ねじれ国会)"라는 말을 들어본 적 없으신가요?
이 것이 바로 "중의원과 참의원의 과반수를 차지한 정당이 다른 경우"를 가리킵니다.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
가령 민주당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의원에서 어떤 법안을 결정하고자 합니다.
중의원에서는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니 쉽게 법안이 통과되지요.
하지만, 참의원에서는 야당이 자민당이 그 법안에 반대를 합니다. "우린 이 법안 인정 못해!!!"라고 법안은 다시 중의원으로 던져버립니다.
이 경우, 법안은 없어지는게 아니라, 중의원에서 다시 재결을 해야합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중의원의 2/3가 찬성을 해야 법안이 통과된다는 점이죠.
지금까지는 과반수만 있으면 되었는데, 더 많은 의원이 찬성을 해야하니까 힘들어지는거죠.
대부분의 경우 야당이 원하는대로 법안을 바꾸거나, 야당이 원하는 다른 법안을 통과시켜주는 조건으로 통과를 시킨다는 등의 편법을 써야만 합니다. 게다가 참의원을 갔다가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법안 통과도 엄청 늦어지구요.
지금 일본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문제는 이 비틀림 국회로 설명이 가능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국민의 선택이니 어쩔 수 없는거죠.
어쩌면 조만간 선거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경우 선거는 중의원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이 선거를 총선거(소우센쿄 総選挙)라고 합니다.
다시 국민들에게 이 나라를 어느 당에게 맡기면 될지를 묻는 선거가 될 것입니다.
이상 중의원/참의원/비틀림 국회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오늘은 교과서적인 내용이 많았네요;;;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다행이네요.
더불어서!!!
쓸 거리 / 질문 / 의견 등 많이 받고 있습니다^^/
첫댓글 일본의 경우 중의원이 "상원"에 해당하고 참의원이 "하원"에 해당합니다. 라는 말이죠? 어렵지만 끝까지 다 읽어써요 ㅋㅋㅋ 잘 몰라도 읽다보면 이해가 되는 날도 오리라 믿고 ㅋㅋㅋ 좋은글 감사해요 :-)
오타가 났었네요 -_ㅜ
반대입니다. 중의원이 하원(국민들의 대표)에 해당하고, 참의원이 상원(각 계의 대표)에 해당합니다~~
잘못 이해하고 잇었네요 ㅠ ... 그래서 다시 반대로 생각하면서 읽어봤어요 ㅋㅋㅋ
우리나라도 비슷하긴 합니다. 정권을 쥐고 있는 여당의 의석수가 모자라면 결국 의석수가 많은 야당에서 반대를 던지게되어 부결되는 경우가 자주 생기죠. 제가볼땐 한정권이 있다치고 중간과정까지 보고 하는짓도 맘에 안들고 불안하면 국회의원 선거때 야당에 표가 몰리게 되죠... 그것을 대권까지 몰고 가야하는데...이상하게 대선에서는 또 여당쪽 사람이 대통이 되는 불편한 상황이 생기고 있죠... 그러니 정책이나 법안이 아무리 좋다하여도 당리당약에 물들어 있는 우리나라 정치색깔이 변하지 않는이상 깨진독에 물붓고 다람쥐 채바퀴 돌아가는 현상이 끊이지 않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