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바라는 유명한 랍비가 있었다.
어느날 그는 먼 길을 가게 되었다. 그에게는 나귀 한마리, 개 한마리, 그리고 작은 등불 하나를 지니고 있었다.
길을 가다가 날이 어두워지자 쉴 곳을 찾게 되었다.
멀리 헛간을 발견한 아키바는 그곳에서 쉬어가기로 했다.
잠자리에 들기에는 이른 시간이기에 등불을 켠 뒤,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바람이 불어 등불이 꺼져버렸다. 책을 읽을 수 없게 되자 잠자리에 들 수 밖에 없었다.
그날 밤, 여우가 그의 개를 물어 죽였고, 사자는 나귀를 잡아 먹어버렸다.
이윽고 날이 밝았다.
간밤에 일어난 일들을 알게된 아키바는 자신에게 닥친 불행들이 안타까웠지만 되돌릴 수는 없었다.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하고 등불만을 가진채 다시 길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마을을 지나며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사람의 그림자조차 발견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알고보니 어젯밤에 마을에 무서운 도적떼가 들어닥쳤고 파괴와 약탈로 마을사람 모두가 죽음을 면치 못한 것이었다.
만일 어젯밤 바람이 불지않아 등불이 꺼지지 않았더라면 아키바는 도적들에게 발견되어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여우가 개를 죽이지 않았더라도 개가 짖게되어 도적들에게 발견되었을 것이다. 또한 사자가 나귀를 잡아먹지 않았더라도 나귀가 소란을 피우게 되어 도적들에게 발각되기는 마찮가지였을 것이다.
랍비 아키바가 살아남게 된 것은 어젯밤에 벌어진 불행처럼 보이는 세가지 일들이 공교롭게도 함께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아키바는 다음과 같은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사람이란 최악의 상황에서도 희망을 가질 필요가 있다. 불행처럼 보이는 일이 행운으로 변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으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