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1월 초 그날따라 햇살이 유난히 유리알처럼 눈부신 겨울날 오후에 있었던 사건이다나에게는 사랑만 받은 오빠 언니가 여덟 분 계셨고 9남매 형제지간엔 자주 모이는 편이었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큰 오라버니와 셋째 언니가 하늘나라 가시고 난 후에도 나이 육십을 훌쩍 넘긴 막내인 나는 가끔씩 친정 형제지간에 모임을 자주 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내 삶의 핑계로 불참을 자주 했었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오빠, 언니들과 함께 시간을 갖기로 했다. 여행 떠나던 날 오빠네 차로 합승하자고 권유 했었지만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양해를 구하고 일을 마치고는 곧 바로 약속 장소로 출발을 했다. 내 마음은 이미 형제들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들떠서 신나게 핸들을 잡았다. 진도에 위치한 모임 장소에 도착하기 전에 전망 좋은 휴게소가 있었고, 근처 어느 식당에서 형제들을 만나서 늦은 점심을 마쳤다. 그리고는 내 차에는 막내 올케 언니가 동승을 해 목적지를 향하여 다시 출발했다. 우리가 하룻밤을 묵어야 할 (솔비치)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와, 벌써부터 설레었다. 그곳의 주변에는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고 비탈진 산허리를 깎아 층층이 건물을 세워 놓은 듯이 외국의 여행지에 온 착각이 들었다. 함께 운행한 가족 차량 보다 먼저 도착한 언니와 나는 여유롭게 주변을 한 바뀌 돌아보았다. 아하! 이래서 사람들이 바쁜 삶 속에서도 힐링의 기분을 느끼려고 찾는 곳임을 직감했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할 다음 계획을 생각하며 숙소 입구 차단기 앞에서 주차를 하던 중이었다. 순간, 내가 운전하던 차가 주차 과정에서 급발진 상항을 당한 것이다. 차는 막무가내로 가로 놓인 차단기를 제치고 급속도로 전진을 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핸들을 꽉 잡은 내손은 더욱더 정신을 바짝 차렸고, 날개 달린 듯한 질주에도 순간 자동으로 내 발은 브레이크 페달에 놓였지만 아무런 힘도 느낄 수 없는 고장임을 감지했다. 그리고는 미친 듯이 달리는 내 차가 도로도 아닌 조경된 언덕으로 돌진하여 화단에 심어진 작은 나무들을 부러뜨리고 약 20미터쯤에 있는 숙소 건물에 부딪치면서 벽을 뚫고 나서야 멈추는 듯했다. 차 안에는 에어백이 있는 대로 모두 다 터졌던 것이다. 그 당시 오로지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나는 생각만 해야 했다. 아찔했다.
지금도 생각하면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어벤져스의 주인공처럼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에서 살아남는 그런 장면을 몸소 경험한 것이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어찌어찌하여 차 안에서 문을 열고, 정신없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와 올케 언니는119차에 실려서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졌고, 응급실에서 꿈만 같은 현실을 느끼며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에 급하게 다시 광주 집 가까운 작은 종합병원으로 옮겨서 검사와 치료에 임하고 있었다. 병원에서 사고 이후 살아 있음에 우선 안심을 하고는 약 6주 동안 아무 생각 하지 말고 치료에만 전념 하리라고 맘을 먹었다. 입원 중 내내 아무리 생각을 안 하려고 해도 그 때의 악몽의 순간이 되살아 날 때면 미칠 지경이다. 기가 막힌다는 것이 이럴 때 하는 말인가 싶다새 차를 구입 한지가 불과 4개월도 되지 않아 아직은 사랑땜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운전 경력 26년 만에 이런 일을 당하고 나니 어이가 없다. 내 나이 늦게 일을 시작하면서 즐거움과 보람을 맛보며 차가 나에게는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절실히 느끼며 살아가는 중이다.
그 동안 줄곧 중고차를 타다가 오랜만에 내 힘으로 새 차를 장만하여 타는 기분은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다. 핸들을 잡을 때마다 맛보는 행복감을 무엇에 비기겠는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들어서면 차로 인하여 하루를 값지게 보낸 뿌듯함은 이루 말 할 수 없었던 날들이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럴 수는 없는 일이라는 의문점만이 나의 마음을 이토록 아프고 괴롭히며 시달리게 하는 날들이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사고당시 육체적으로 다친 부분은 골절 네 군데, 그리고 충격으로 인하여 손상된 폐의 일부분과 뇌 속에 가벼운 출혈이 있었다. 뇌 부분 출혈과 통증으로 인하여 깊은 잠을 잘 수가 없어서 조금은 힘들었다. 검사 결과상으로는 거의 완쾌되어 가지만 후유증으로 사고 전처럼 일상적인 생활을 하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는 의사선생님의 소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시간을 기다리리라 다짐한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사고 그날의 트라우마는 내가 죽는 날까지 함께 할 것 같다. 생각을 하고 또 생각을 해도 이렇게 살아 있음에 감사 할 뿐이다. 새로운 세상이 나에게 선물로 안기는 듯하다. 또다시 모두를 사랑하고 감사하며 살아가야겠다. 그러나 잠이 들었다가도 갑자기 그날의 사고 순간들이 스쳐 지날 때면 미친 듯이 울렁증이 생겨서 깊은 밤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잠을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어 고통스럽다.아침에 눈을 뜨면 그 날 나로 인하여 함께 사고를 당해 옆 침대에 누워있는 막내 올케 언니의 모습을 흠쳐보면서 그저 미안함이 앞서곤 한다. 언니는 오히려 나를 위로 하며 “고모, 그래도 다행히 우리가 살아 있네! 감사하세.”라고 한마디 건네신다. 그런 모습에서 다시 한 번 가족의 큰 사랑이 전해진다.
시간이 흘러 지금은 한방 병원과 병행하여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후유증에 시달리며 아픔도 겪고 있지만 명언에 ‘피 할 수 없으면 즐겨라’고 했다. 아직은 병원과 처방받은 약에 의존하며 생활하고 있지만 열심히 살아가리라 생각한다. 어찌 보면 두 번 사는 인생이니만큼 덤으로 주어진 삶이 아니겠는가! 그 동안 미워했던 사람도 싫어했던 모든 것도 용서와 화해의 삶으로 살아가리라 다짐 해 본다. 다시 한 번 살아 있음에 감사한다.~~!(끝)
첫댓글 김은순 선생님! 늘 분주하게 열심히 살고 계시는 선생님께는 휴식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쾌유를 빕니다~~ 힘내세요~♡
아침을 맞이하는 새날이 나에게 안겨지는것은 선물같지요^^
감사 해요!
조금있으면 더욱더 싱그러운 잎이 싹이트는 봄을 맞이 하니까요^♡^
따뜻한 정을 느끼는 김 은 순 작가님!
왜 이런 일이......
사고난 부위가 예수님 따뜻한 손길로 어루만져 차츰 회복되어 쾌유되라라 믿습니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며 치료받으실 때 상처부위에 회복이 빨라집니다.
완전 쾌유을 바라면서 하나님께 기도드립니다.
넵!^^
아멘 입니다
이제 괜찮아졌습니다
안타까운 일이 있었지만 한편으로 다행입니다.힘내세요
쾌차 기원합니다
그럼요!^^
아주 컨디션 최고지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