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영화제의 종자는 무엇이었을까?
전주에서 국제 영화제를 한다기에 '어라 갑툭'이네 한 적이 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벌써 23회 기간에 있다.
옛 도청 자리에 전라감영이 복원되어 있다. 드라마 "미스터 썬샤인"에 등장 인물이 된 미국인(George Clayton Foulk)이 찍은 사진이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 자리에 도청이 세워졌고, 전라감영과 객사 사이의 골목이 서울의 충무로 같은 곳이었다. 특히 지금의 가족회관에서 반공영화, 국가홍보물 등등을 생산했다. 이런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전주국제영화제를 발족하게 되었다.
이런 문화의 종자 같은 교회 또는 인물이 나왔으면 좋겠다. 미국 뉴저지 주 Miltown에서 해마다 St. Patrick's Day 행사(3월17일)를 한다. 초록색이 들어간 모자 옷 리본 따위를 가지고 행진을 한다. 이 분이 삼위일체를 세잎 클로버를 가지고 가르쳤다고 한다. 프랑카드에는 이 잎사귀가 꼭 들어간다.
여름에 다시 코로나가 유행할 수 있다고 하는데, 오목대 이목대 경기전 전라 감영을 거쳐 영화의 거리를 걸어보자.
오목대는 이성계 장군이 왕이 되고자 포부를 밝힌 곳이다. 장군은 운봉읍 황산에서 왜구를 무찌르고 임실의 상이암에 들린 후 진안 마이산을 거쳐 전주에 입성하게 된다. 오목대에서 거나하게 축하연을 하는데 그 자리에서 왕이 될 꿈을 밝히자 최영 장군이 경계하였다. 오목대에서 나무 사이로 조선의 기와 집들이 보인다. 마치 누가 기와집을 예쁘게 짓는가 다투었던 것 처럼 보인다. 뉴욕에 가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있다. 빌딩 주변으로 그만그만한 빌딩들이 누가 더 높은지 다투고 있는듯 하다. 실제로 당대 건축가와 부자들이 빌딩을 그런 식으로 지었단다. 뉴저지 허드슨 강변에서 보면 뉴욕의 빌딩들이 마천루를 이루며 올망졸망하게 늘어서 있다. 전주 한옥은 높이는 상관이 없다. 나무와 그 배치 그리고 수려한 곡선과 둥근 뾰족이 아름다움을 펼치고 있다.
지금의 기린대로를 건너 벽화 마을에 이목대가 있다. 이목대는 이성계 장군의 고조할아버지가 살 던 곳이다. 고조할아버지가 당대 부호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목대는 배나무로 지었고, 오목대는 오동나무로 지었다. 그래서 이목대요, 오목대다.
오목대를 내려와 즐비한 한옥을 지나면 경기전이 나온다. 경기전에 들러서 조선 태조 어진을 보기 전에 경기전 앞에 있는 하마비를 볼 수 있다. 모든 사람은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하마 비 앞에서 말에서 내려야 한다. 하마비는 두 마리 양(상상 동물 해태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양이다)이 떠받치고 있는데, 하나는 암컷이고 하나는 수컷이다. 뒤에서 보면 구분할 수 있다.
경기전을 지나 서쪽으로 내려가면 전라감영의 남문인 풍남문이 나온다. 풍남문을 둘러보고 정문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복원된 전라감영이 나온다. 전라감영(전주), 경상감영(대구), 강원감영(원주) 중에서 원형이 복원된 곳은 전주에 있는 전라감영이 유일하다. 전라감영은 충청과 전라 그리고 제주를 관할하던 지방 정부다. 전라감영의 지청이 남원이라 할 수 있다. 전라감영에 고령의 회화나무가 있다. 전북도청이 있을 때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고목이라 힘들어 하던 나무를 살려놨다. 전라감영이 완공되던 해에 살아난 회화나무에 꽃이 피었고,복원 완공 되던 날 회화나무에 지은 둥지에서는 부화한 새가 날아가는 경사가 겹쳤단다.
전라감영을 나와 돌담길을 따라 북쪽으로 가면 객사가 나온다. 객사는 말 그대로 전라감영에 온 귀빈이 묶는 곳이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영빈관에 해당할 것이다. 객사 동쪽 담을 따라 북쪽으로 가면 영화의 거리가 나온다. 거기에서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린다.
전주 전라감영에는 한양 처럼 동문 서문, 북문 남문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남문인 풍남문만 존재하며 나머지는 그 위치만 전해온다. 특히 동문에는 서점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전주는 천년 고도이다. 전주는 천년 동안 이름이 바뀌지 않고 그대로 전주라는 이름으로 내려오고 있다. 유일무이하다.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면서 과거만 보지 말고 현재와 미래를 키울 새로운 상상을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