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15일 금요일 구찌터널
구찌 터널 구경가는 날이다. 아들이 ‘개구리 중사 케로로’ 만화책을 보고 ‘부비 트랩’을 보고 싶다고 하여 구찌 터널에 가면 볼 수 있을 것 같아 혹시 했는데 영국 애가 사진까지 보여줬다. 생각 같아선 생략하고 ‘무이네’로 가고 싶지만 아들이 보고 싶어하니까.
숙소에서 밑으로 본 호치민 데땀 거리 옆거리. 이름이 수 어쩌고 인데 기억 안남.
보기는 무지 깔끔해 보이죠?
아침은 바게트 주먹만큼, 식빵 1개, 커피(내려 마시는 형태로 안 나옴)나 녹차(중국차 같음), 계란 후라이, 바나나를 주는데 겉은 무지 깔끔해 보이는데 버터나 잼은 재활용하는 것 같다. 안 먹는 게 정신 건강상 낫지.
07시 45분에 해피투어로 가서 구찌로 가는데 중간에 자개로 장식한 나무장, 그릇 같은 거 만드는 수공업 공장에 들렀다. 별로 싼 것 같지도 않은데 사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 물론 해피 투어에서 온 애들이 살리가 없지.
조개껍질 같은 걸 모양에 맞게 자르는 아저씨가 아들에게 꽃 모양을 하나 줬다. 꼬마애가 오니까 심심하던 차에 재미있었나 보다.
아들은 공장보다 가게에 더 관심이 많다. 이것 저것 만져보기도 하고.. 물론 난 조금 무서웠지. 사달랄 까봐? 아니지. 떨어 뜨리거나 깰까 봐. 아들이 뭐 만지면 너무 무섭다.
동영상 ==> 자개공장 1 ==> 자개공장 2
구찌 터널 가는 길에 이랜드 공장이 있는지 팻말도 보인다. 대충 가니 어떤 조그만 집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비디오(조그만 텔레비전으로.. 난 큰 벽걸이나 정도를 생각했는데. 그래서 뒤에서 보이기나 하겠냐?)를 보여줬다. 월남전 때 베트남 사람들이 얼마나 잘 싸웠냐.. 그런 거지. 구찌 터널에서의 활약상과. 이것 저것 전시품도 있는데 그저 그랬다. 그림판, 전시물 보며 설명도 해주는데 가이드가 해준다.
동영상 ==> 탐 크루즈가(?) 구찌 터널 설명중
대충 설명 듣고, 사진에 많이 등장하는 터널에 들어가 나무 판 닫는 것도 보여주고 (몇 명 해보고), 탱크도 보고, 각종 부비 트랩도 잔뜩 보고…
동영상 ==> 구찌 터널에 들어가는 것 시범
==> 부비 트랩1 ==> 부비 트랩 2 ==> 부비 트랩 3
아들이 얼마나 말(주로 질문)이 많은지 귀찮아 죽을 지경 되고……게다가 너무 신기한 나머지 주변을 얼마나 호들갑스럽게 돌아다니는지(키 큰 사람들만 있으니 안 보여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미끄러져서 넘어지기까지 하고…… 다른 사람들 꽤나 정신 없었을 것 같다. 이 녀석 데리고 다니는 거 힘들어 죽겠다. 통제는 너무 힘들어!!
결국 가이드 아저씨에게 끌려(?)가는 군.ㅎㅎ.
어디로 끌려가는 걸까요? 총살장?
총 쏘는 체험장겸 휴게소에 간 거죠. 총알 한 알에 1달러였던 것 같은데 10발도 넘게 사는 사람도 많았다. 주로 남자들이 쏴보는데 우리나라 남자들이야 해볼 필요가 없겠는데, 그건 나도 모르지.
구찌 터널 구경하는 값은 70.000동인데 애는 안 냈다. 이건 내 생각인데 입장료보다 사격장에서 버는 돈이 더 많을 것 같다. 그런데 총소리가 무지 시끄럽다. 물론 쏘는 건 제대로 못 봤다.
베트남 휴게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 뱀, 지네 등을 넣은 술인데 사는 사람은 못 봤지만 무지 많이 판다. 값도 그리 비싼 것 같지는 않는데 맛을 어떨지? 무섭지 않을까? 총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귀를 막고 있다.
와! 오늘의 하이라이트 터널 체험이다. 그런데 사진이 하나도 안 나왔네. 후레쉬가 안되었나 보지? 도대체 이 카메라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게다가 뭐 보여야지. 길이 한 줄로 있는 게 아니라 올라갔다 내려갔다 도대체 정신 없다. 관광용으로 넓혀놓았다는데 너무 낮아서 허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힘들었다. 나도 힘든데 덩치 큰 아저씨들은 정신 없겠다. 그리 긴 거리는 아니였지만 생각보다 힘든 경험이었다.
다행히 착한(내가 도와달라고 했다) 아저씨가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 아들 안아주기도 하고, 마지막엔 업고 사다리까지 올라갔다. 아들이 좀 웃긴 게 거미줄만 보면 무섭다고 난리다. 사다리 주변에 거미줄이 많았는지(난 정신 없어서 보지도 못했다. 물론 눈도 나쁘다) “거미줄”하며 못 올라 가니까 아저씨가 아예 업어주겠다 한다. 덕분에 ‘piggy bag’이란 말도 배웠다. 이 아저씨랑은 다음날 ‘무이네’까지 같이 갔는데 말 한마디 안 했다. 내가 너무 소심한가?
동영상 ==> 구찌 터널 체험 1 ==> 구찌 터널 체험 2
부엌도 보고(연기가 나면 잡힐까 봐 저 멀리 숲 쪽으로 환기구를 만들어 놓았다), 타피오카(감자 같다)와 녹차 같은 것 마셨다. 우리 앞에 타피오카 먹은 한국 아줌마는 싸달라고 한다. 그렇게 맛있나? 공기 구멍도 보고, 기념품 가게 보고 끝!
<자세한 얘기는 동영상을 보면 됩니다. 별로 보고 싶지는 않겠지만>
구찌터널을 보고 돌아오니 해피투어 사무실에 점심이 차려져 있었다. 볶음밥, 춘권, 바나나 등이 있었는데 절대 음료수는 안 준다. 신기한 건 더워서 그런지 대부분의 사람이 음료수를 시켜 먹는다는 것이다. 내 생각엔 음료수 값이면 어느 정도 손익을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호객행위도 한다. 박물관이라나? 하여튼 구찌와 관련된 기념관 같은 게 있는지 가겠냐고 물어본다.
숙소로 돌아왔는데 전혀 정리가 안되어있는 것이다. 난 이럴 때 숙소는 매일 옮겨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틀 이상이면 서비스가 떨어지는 것 같다. 아들과 아이스크림 먹으러 나가며 청소 얘기하니 아직 다 못했다고 한다. 이 얌체 같은 사람이 오후에 들어 와보니 수건도 안 줬다. 이런 것 때문에 베트남을 다신 안 가겠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뭔가 좀 치사하거든. 말 해도 안 해주고. ‘니가 먼저 포기하셔’다. 해달라고 말해야 겨우 해주니.